입지를 구성하는 요소는 다양하게 있지만 저는 이 중에서도 직주근접의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남학생 대비 여학생의 평균 학력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이고, 이로 인해 20대 여성의 고용률도 20대 남성과 격차를 벌려가고 있는 것도 추세적입니다. 이로 인해 결혼하더라도 맞벌이 비중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게 되므로 직장에 가까운 주거지의 인기도 (지금도 이미 높지만) 상대적으로 더욱 높아질 거라는 생각입니다.
실제 서울 25개구 중에서 아파트 세대수가 5만호 이상이 되는 19개구를 추리고, 그 안에서 각 구별 사업체 종사자 수를 아파트 세대수로 나누어보면 강남구, 서초구, 영등포구, 마포구, 송파구, 성동구, 구로구 순으로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아파트 1세대당 사업체 근로자 수"를 해당 지역의 직주근접 경쟁력으로 표현하고는 하는데, 바로 이 직주근접 경쟁력이 강한 곳이 바로 위에 언급된 구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5만호 이상 구 내에서 부동산R114의 서울 구별 아파트 평당가 순위를 뽑아보면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성동구, 마포구, 양천구, 영등포구 순으로 확인됩니다. 위에서 직주근접 경쟁력이 강한 것으로 언급된 구들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직주근접 경쟁력이 집값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입지적 요소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매년 직주근접 관련 한 가지 지표를 가져와서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바로 "출근시간대 하차인원"인데요, 출근시간대 하차인원이 많거나 많아지고 있는 역은 직장이 몰려있거나 새로운 직장이 생겨나고 있다는 의미가 되므로 해당 역과의 접근성이 뛰어난 주거지가 그 가치를 더해갈 것이라는 점 역시 쉽사리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그럼 연도별 서울 출근시간대 하차인원 상위 30개역을 한번 보시겠습니다. 여기서 출근시간대는 오전 06~10시로 잡았고 해당시간대 수도권 전체 역의 하차인원을 뽑아보았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상위 10개역을 보시면 역시 2호선 라인인 강남-역삼-선릉-삼성-잠실이 모두 10위 안에 포진하고 있어 동남권의 직주근접 경쟁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서남권에서는 2개역(가산디지털단지, 여의도), 도심권에서는 3개역(서울역, 시청, 을지로입구)이 있습니다. 동북권과 서북권은 하나도 없는 점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표를 확대해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2024년과 2025년의 출근시간대 하차인원에서 1위부터 11위까지는 똑같습니다. 입지의 변화폭이 작았다는 의미가 되겠죠. 다만 12위부터 30위 사이에 작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변화 추이를 조금 더 확인하기 쉽게 하기 위해 이번에는 2025년 출근시간대 하차인원 상위 30개역의 연도별 순위 추이를 뽑아봤습니다.

2022~23년 평균 순위 대비 2024~25년 평균 순위가 2계단 이상 올라간 역을 파란색, 2계단 이상 내려간 역을 빨간색으로 칠해보았습니다.
우선 파란색으로 칠해진 역을 평균 순위 상승폭 순으로 나열해보면 안국역, 회현역, 홍대입구역, 광화문역, 남부터미널역, 문정역, 종각역 순위고, 빨간색으로 칠해진 역을 평균 순위 하락폭 순으로 나열해보면 구로디지털단지역, 학동역, 압구정역 순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출근시간대 하차인원 순위가 많이 올라간 역들은 남부터미널역과 문정역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강 이북에 위치해 있고, 반대로 출근시간대 하차인원 순위가 많이 내려간 역들은 모두 한강 이남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집계해서 공개해온지 7년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만 이러한 변화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개년에 걸쳐 진행되고 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여전히 동남권/서남권 역들의 순위가 높은 편입니다만 한강 이북, 특히 도심권과 서북권의 순위가 올라가고 있는 것도 3년째 진행되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 파란색으로 칠해진 역들을 권역별로 나눠보면 도심권 4개역(안국, 회현, 광화문, 종각), 동남권 2개역(남부터미널, 문정), 서북권 1개역(홍대입구)입니다.
※ 빨간색으로 칠해진 역들을 권역별로 나눠보면 동남권 2개역(학동, 압구정), 서남권 1개역(구로디지털단지)입니다.
서울도 초양극화가 진행되다가 작년 4분기부터 양극화 양상이 완화되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동안 직주근접 경쟁력이 올라간 역들을 본다면 도심권과 서북권 주거 단지가 다소 저평가되었다는 판단도 가능해 보입니다. 도심권과 서북권 직주근접 경쟁력이 출근시간대 하차인원 절대 순위에서 동남권을 위협할 수준은 되지 못하나, 2023년부터 경쟁력이 개선 추세인 점은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2026년에는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지 궁금해지네요. 내년 상반기에는 2026년 결과치를 가지고 다시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새 정부 출범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연일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습니다. 이에 향후 정부의 정책은 어디로 흐를 것이고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 내용을 정리하여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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