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임장을 나갔다.
토요일 새벽 기차를 탔는데 아내에게 연락이 왔다. 아이가 열이 나고 콧물이 나서 숨쉬기가 어렵다고 했다. 태어난 지 200일 된 아이의 첫 감기. 어쩔 줄 모르는 아내를 뒤로하고 기차에서 내렸다.
아내를 진정시키고 병원을 알아봤지만, 집 근처 병원은 이미 진료 예약이 마감된 상태였다. 어쩔 수 없이 거리가 먼 지인의 소아과를 어렵게 예약해 주었다. 하지만 운전을 못 하는 아내는 혼자 아이를 데리고 가야 했다. 결국 어머니께 도움을 요청했다. 나는 그렇게 임장을 계속했다.
그날 밤, 아이가 아픈데 대체 어디서 무얼 하냐는 어머니의 잔소리를 들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내는 혼자 아이를 돌보았다. 아이는 아파서 잠을 자지 못했다. 코가 막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 것이다. 아내는 결국 아이를 안은 채로 소파에 기댄 자세로 밤을 버텼다고 했다.
나는 빨리 귀가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장을 이어갔다. 연일 계속된 임장에 피로가 쌓여 있었다. 속도가 나지 않았다. 결국 처음 예정했던 기차 시간에 맞춰 집으로 향했다.
밤 열 시가 넘어 집에 돌아왔다. 집은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아내가 혼자 치러낸 하루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아내는 아이를 안은 채 소파에 기대어 있었다. 내려놓으면 강하게 울어대는 아이를 도저히 눕힐 수 없었다고 했다. 아내는 머리가 어지럽다고 했다. 하루 종일 한 끼도 먹지 못했다고 했다.
나는 라면을 끓여주었다. 그리고 새벽까지 집을 정리하고 잠에 들었다.
월요일 이른 아침, 출근을 했다. 금요일에 후임자에게 업무 지시를 하고 퇴근하면서, 반드시 완수해야 할 일이 있다고 열 번 스무 번 강조했었다. 당연히 되어 있을 거라 믿었던 그 일이 되어 있지 않았다. 아차, 싶은 순간이었다. 금요일 퇴근 후 시세 조사에 열중하다 보니 회사 일이 머릿속에서 지워져 있었던 것이다. 분명 지시는 했지만, 끝까지 확인했어야 했는데. 당연히 됐을 거라 여겼던 나의 오판이었다.
나는 명상으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썼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갔다.
꿈을 향해 나아가려 하지만, 버거운 순간들이 끊이지 않는다. 그래도 해야지.
세상은 나의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고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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