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식 시장이 하루 떨어지면 그다음 날 올라서 단타 치기 딱 좋던데요?”
오랜만에 연락한 후배가 아주 신이 나서 말하더군요. 투자 금액이 소액이라 이 정도는 재미 삼아(?) 해도 되지 않겠냐는 설명과 함께 말이죠. 물론 그런 와중에도 제 눈치를 살피는 것 같았습니다.
“경험 삼아 조금 해보는 건 괜찮지!”라며 저도 눈치껏 응원해줬습니다. 하지만 며칠 뒤 울상인 목소리로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단타로 30만 원을 벌었었는데, 갑자기 떨어지더니 지금은 500만 원 손실 중이라고 합니다.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멘붕’이 온 후배를 보며, 예전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저도 ‘반성만 수백 번’ 하던 반성 전문가였습니다.
사실 저라고 처음부터 지금과 같았을까요? 똑같은 실수를 수차례 반복하며 반성하고, 다음 날 또 같은 종목에 손을 대며 자책하기를 수없이 되풀이했죠. 나중엔 대출까지 받아 물린 주식을 보며 밤잠을 설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지독한 고리를 끊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디 월부 회원님들께서는 ‘잘못된 투자로 후회하는 시간’보다 ‘내 삶이 더 나아지고 있다는 자신감의 시간’을 더 오래 가져가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써봅니다. 투자를 하기 전, 이 3가지만큼은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 일단 시작은 월급을 소중히 하고 잘 모으는 것입니다.
직장인이라면,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지 잘 알고 있습니다. ‘부자’, ‘자산가’라는 말은 내 월급으로는 어림없다는 생각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거의 모든 직장인이 같은 생각을 합니다. 여태 월급이 충분하다고 말하는 직장인은 본 적이 없습니다. 월급은 원래 늘 부족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자산가들 중 상당수는 ‘월급쟁이 출신’입니다. 월급쟁이 부자들의 강사님들만 하더라도 모두 월급쟁이 출신인 것처럼요. 그래서 월급이 부족해서 부자가 못 되는 것이 아니라, 월급이 있기 때문에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처음엔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특히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더욱 그렇죠. 마음이 급해집니다. 10억, 20억이 남의 일 같고, 내가 해야 하는 것은 작은 돈을 단숨에 100배, 200배 불리는 것밖에 없어 보입니다.
‘월급이 적다 → 돈이 없다 → 큰 수익을 내야 한다 → 위험한 투자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과정의 결과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 아니라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으로 끝난다는 점입니다.
‘월급이 적다 → 돈이 없다 → 큰 수익을 내야 한다 → 위험한 투자를 한다
→ 손해를 본다 → 더 위험한 투자를 한다 → 더 큰 손해를 본다’
결국 위험한 투자만 반복하다가 수익은 못 보고 손해만 커집니다. 원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도 실력이 있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실력이 없으면 리스크만 큰 도박을 할 뿐입니다.
‘매달 월급이 들어온다 → 종잣돈이 쌓인다 → 투자 수익이 그 위에 더해진다.’
순서를 바꿔야 합니다. 내 월급을 착실히 모으는 것이 시작입니다. 무조건입니다. 저의 직장인 시절, 저희 회사에 가장 고마웠던 것 중 하나가 정장을 입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넷으로 10만 원짜리 정장 두 벌을 사서 내내 그것만 돌려 입으면 됐습니다. 무엇을 입을지 고민할 필요도 없었고, 남는 돈은 모두 투자에 보탤 수 있었습니다.
500만 원으로 100% 수익이 나도 1,000만 원입니다. 하지만 5,000만 원으로 10% 수익만 나도 5,500만 원입니다. 100% 수익은 매우 어렵지만, 10% 수익은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5,000만 원을 만들어낸 사람은 1억, 10억도 훨씬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2. 결국 내 운명은, 내 돈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가 결정합니다.
직장에서 주식 이야기를 하면 늘 비슷한 말이 오갑니다.
“오늘 30% 익절했다. 오늘 점심은 형이 쏠게.”
“지난주에 어떤 증권 방송에서 A주식, B주식 찍어주더라. 내가 봐도 들어갈 만한 것 같아.”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나는 아직 손해 본 것이 없는데도, 남들이 수익을 냈다는 말만 들으면 괜히 뒤처진 것 같고 손해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주식 방송과 기사까지 보다 보면 마음은 더 흔들립니다. 지금 당장 갈아타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제 주변에도 단기 매매를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저 역시 그런 시기를 거쳤습니다. 실제로 어떤 종목에서는 200%, 300% 수익이 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 돈은 제 곁에 오래 남지 않았습니다. 운 좋게 쉽게 번 돈은 쉽게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방향을 바꿨습니다. 단기 매매 대신, 내 자산을 쌓아갈 수 있는 더 ‘확실한 투자 대상’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앞선 단계에서 악착같이 모은 돈이 커질수록, 아무 데나 넣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확실한 자산’이란, 장기간 오를 가능성이 높고, 중간에 하락하더라도 오히려 더 담고 싶어지는 자산입니다. 단기 성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내 노동 시간과 맞바꾼 현금을 오랫동안 불려줄 수 있는 곳에 돈을 쌓기로 한 것입니다.
ETF든 개별 주식이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기준입니다. 잘 모르겠다면 시작은 S&P500으로 해도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사느냐’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사느냐’입니다.
단기 수익은 그날의 기분을 좌우합니다. 하지만 내 자산은 내 삶을 좌우합니다.
3. 비용을 줄여 더 큰 수익을 쌓자
밤에 TV에서 라면이나 짜장면을 먹는 모습을 보면 왜 그렇게 먹고 싶어질까요? 특별히 대단한 음식이 아닌데도, 밤마다 이성의 끈을 붙잡아야 할 만큼 본능적으로 끌립니다. 그 이유는 결국 하나입니다. 아는 맛이 더 무섭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대로 방향을 잡아 파이어를 계획한 이후, 한 번도 빼놓지 않고 활용하는 것이 연금저축계좌입니다. 한 번 이 계좌의 ‘맛’을 알고 난 이후에는, 오히려 활용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처음부터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닙니다. 연금저축계좌를 활용하는 ‘맛’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이름에 들어 있는 ‘연금’이라는 단어 때문이었습니다. 내 집 마련도 해야 하고, 결혼 자금도 필요하고, 돈 쓸 곳은 많은데 벌써부터 노후 대비를 하는 것이 맞는지 찜찜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연금저축계좌의 세액공제 혜택을 놓치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세액공제는 직장인이 연말정산을 받을 때, 혹은 사업자가 종합소득세를 납부할 때 내가 내야 할 세금, 즉 결정세액을 줄여주는 것입니다. 연금저축계좌에 600만 원을 납입하는 것만으로도 최대 99만 원까지 세금을 줄일 수 있습니다. 즉, 납입하는 것만으로도 일정한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더해 투자 수익까지 더해진다면, 단순한 투자보다 체감 수익률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결국 저는 이 혜택을 포기할 수 없어서 연금저축계좌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계좌가 꼭 노후 대비 목적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활용 가치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간단한 예로, 미국 ETF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15.4%의 세금을 내는데, 중도인출을 하면 16.5%의 세금을 냅니다. 불과 1.1%포인트 차이입니다. 여기에 앞서 말씀드린 세액공제까지 고려하면, 중도인출로 세금을 내더라도 전체적으로는 유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금액은 중도인출을 하더라도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여기에 ISA 계좌까지 함께 활용하면 혜택의 폭은 훨씬 더 커집니다. 이런 ‘제대로 된 맛’을 알고 난 이후부터는, 저는 연금저축계좌를 더 이상 단순한 노후 대비 수단으로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만약 연금저축계좌가 노후 대비 상품처럼 느껴져서 아예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다면, 아직 그 쓰임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자동차를 입맛에 맞게 튜닝해도, 결국 처음 상태가 가장 좋다는 뜻입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온갖 테크닉과 기교들이 중요해 보이지만, 결국 본질은 단순합니다. 월급을 모으고, 그 돈을 좋은 자산에 올려두고, 세금까지 고려해 효율을 높이는 것. 이 세 가지만 반복하면 됩니다.
조급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주식 투자가 다소 생소하더라도, 이 본질을 놓치지 않는다면 이미 충분히 잘하고 계신 것입니다. 여러분의 함께 우상향하는 자산, 우상향하는 삶을 응원합니다.^^
댓글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예시가 아주 탁월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요새 처럼 홀짝홀짝?!하는 장세에 정신차리기가 어려운데, 광금러님 글 보면서 마음을 다잡아야겠어요 :)
순서를 바꿔야 합니다. 내 월급을 착실히 모으는 것이 시작입니다. 무조건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5,000만 원을 만들어낸 사람은 1억, 10억도 훨씬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 주변에도 단기 매매를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저 역시 그런 시기를 거쳤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운 좋게 쉽게 번 돈은 쉽게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방향을 바꿨습니다. 단기 매매 대신, 내 자산을 쌓아갈 수 있는 더 '확실한 투자 대상'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앞선 단계에서 악착같이 모은 돈이 커질수록, 아무데나 넣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확실한 자산'이란, 장기간 오를 가능성이 높고, 중간에 하락하더라도 오히려 더 담고 싶어지는 자산입니다. 단기 성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내 노동 시간과 맞바꾼 현금을 오랫동안 불려줄 수 있는 곳에 돈을 쌓기로 한 것입니다. ㅡ 장기적 관점으로 오래 보유할 수 있는 돈, 시간을 허락할 수 있는 자산을 모아가야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금융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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