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인 가족. 30평. 신축 아파트.
10년 동안, 저희 '집'을 떠올리면 대략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만족했습니다.
비록 전세였지만, 30평대라는 여유감, 신축이 주는 쾌적함이 좋았으니까요.
(뭐든 새것이 좋고, 아파트는 얼죽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잖아요.)
사실 10년이나 되는 시간 동안 제가 신축을 고집했던 이유는,
제가 어릴 때 정말 가난했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기억납니다.
친구들이 학교 앞 떡볶이 먹을 때, 돈이 없어서 못 먹었던 순간이요.
친구들이 여행 간다고 자랑하면, 전 못 가는 걸 알았으니까 혼자 끙끙 앓았어요.
그래서 미친 듯이 공부했어요. 남들이 말하는 좋은 회사에 들어갔어요.
처음 월급을 받던 날, 혼자 삼겹살집에 들어가서 2인분을 시켰어요.
그리고 결심했죠.
'이제 됐다. 이제 나도 좀 살아봐야겠다.'
그때부터였어요.
평생 못 먹었던 것, 못 입었던 것, 가고 싶었던 곳. 하나씩 하기 시작했어요.
그 때 시절을 보상받으려 했어요.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결혼하고, 아이도 생겼어요.
"내 아이한테는 내가 받지 못한 것 다 해주겠다."
원하는 건 다 해줬어요. 후회 없이.
그리고 지방 신축 아파트 30평대 전세로 들어갔어요.
아파트 냄새. 넓은 거실. 단지 안 잔디밭.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서 생각했어요.
'이 정도면 잘 살고 있는 거잖아.'
진심으로 만족했어요.
그런데요.
신축 아파트에서 신축 아파트로 이사하는 어느 날, 이삿짐 박스를 또 꺼내자 아이가 옆에서 물었어요.
"아빠, 또 이사해?"
그냥 지나쳐야 했는데. 이상하게 그날따라 그 말이 멈추질 않았어요.
그리고 세어봤죠.
10년 동안. 6번이나 전세를 옮겼더군요.
2년에 한 번씩도 아니고 가끔은 집주인에 사정에 따라 1년 반, 1년에 한번씩까지 포함해서요.
이제는 너무 익숙해진 이삿짐 박스, 테이프들 앞에
어느덧 꽤 자란 아이는 새로 사귄 친구들과 또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그 작은 어깨가 시무룩했어요.
아내도 익숙해진 생활 환경이 또 바뀐다는 사실에 인상을 찌푸리고 있더군요.
그제야 저도,
10년간 오른 월급보다
제가 올려 준 전세금이 더 많다는 사실이 머릿속을 스쳤어요.
그때 아내가 말했어요. 조용히. 그냥 혼잣말처럼.
"우리 이렇게 살면 안 될 것 같아."
뭐라고 대답하지 못했어요. 틀린 말이 아니었거든요.
10년 동안 6번의 이사.
30평대 신축에 사니까, 당장의 생활은 나쁘지 않았죠.
그런데 10년이나 지났는데 뭔가 하나도 바뀌지 않았어요.
아니, 정확히는.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어요.
그게 처음으로 무서웠어요.
'언젠간 나아지겠지.' '언젠간 나도 내 집 살 수 있겠지.' '아직 젊으니까.'
그렇게 10년을 보냈어요.
근데 솔직히 알잖아요.
사실 안 바뀌는 거.
그 이삿짐 박스 앞에 한참 서 있었어요.
남들은 집을 사고 있었어요. 자산을 쌓고 있었어요.
나는 또 박스를 꺼내고 있었어요.
지방에 산다는 핑계. 종잣돈이 적다는 핑계. 아직 때가 아니라는 핑계.
그런데 그날, 핑계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어요.
그냥 초라했어요.
그 초라함이 저를 바꿨어요.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저처럼 직장 다니고, 육아하고, 회식도 있고, 주말도 없는 3040 가장이 투자 공부를 어떻게 시작하냐고요?
저는 딱 3가지만 바꿨어요.
처음엔 유튜브를 많이 봤어요.
그런데 유튜브 알고리즘은 자극적인 영상을 먼저 보여줘요.
"지금 당장 이 지역 사세요." "이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이런 콘텐츠만 보다가는 조급함만 쌓여요. 결론이 없어요.
그래서 기준을 하나 세웠어요.
'이 사람은 직접 투자한 사람인가, 아닌가.'
직접 매물을 보고, 임장을 다니고, 투자 결과가 있는 사람의 이야기만 챙겨 봤어요.
화려한 썸네일보다 실제 경험이 담긴 글 한 편이 훨씬 더 많은 것을 줬어요.
혼자 공부하면 오래 못 가요.
3개월은 됩니다. 근데 6개월이 넘어가면 흐릿해져요.
눈앞에 야근이 쌓이고, 주말에 아이가 놀아달라고 하면, 임장은 뒤로 밀려요.
그래서 저는 같은 방향을 보는 사람을 만들었어요.
강의를 신청하고 함께 하기 시작했죠.
거창한 스터디 그룹이 아니어도 돼요. 일주일에 한 번 서로 근황 공유하는 것.
그것으로도 괜찮아요. 시작하는 것이니까요.
누군가 보고 있다는 느낌이, 혼자일 때보다 훨씬 오래 버티게 해줘요.
퇴근하고 스터디 카페 정기권을 끊었어요.
집에 들어가면 소파로 가게 되어 있어요. 그게 인간이에요.
그래서 집에 들어가기 전에 딱 1시간, 스터디 카페에 앉는 환경을 만들었어요.
억지로 복습할 수밖에 없는 환경.
의지로 하려고 하면 오래 못 가요. 환경이 만들어지면, 의지가 필요 없어요.
그렇게 주말엔 임장을 다녔어요.
태풍이 오는 날도 갔어요. 우산이 뒤집혀도 걸었어요. 발에 물집이 잡혔어요. 병원에서 소독하고 다시 걸었어요.
한 지역을 27일 내내 간 적도 있어요. 한 달 동안 매물 280개를 본 적도 있어요.
종잣돈은 7천만 원이었어요.
그래도 했어요.
3년이 지났을 때는,
광역시에서 세금만 내고 아파트를 샀죠.
매매가와 전세가가 같은, 임대 수요는 풍부한데 편견 때문에 아무도 사지 않던 곳.
세금 3천만 원으로 2억을 벌었어요.
시세보다 5천만 원 싸게 산 적도 있어요.
남들이 안 보니까 가능한 일이었어요.
꾸준히, 투자를 반복하다보니, 남들은 못 보는 것이 보이기도 했어요.
그렇게 5년 뒤…
제가 가졌던 7천만원의 종잣돈은 20억이 되었어요.
집주인의 연락에 전전긍긍하거나
아이가 새로 친구를 어떻게 사귈까, 걱정도 할 필요가 없게 됐죠.
이사 뿐만이 아니에요.
삶을 이루는 환경 자체가 바뀌었어요.
20억이라는 자산은 저에게 ‘선택지’를 주었어요.
얼마 전, 아이가 말했어요.
"아빠, 나 수영 배우고 싶어."
예전의 나라면, 오히려 이렇게 말했을 거예요.
'지금 학원비도 빠듯한데…' '공부는 잘 하고 있어?'
그런데 그날, 저는 이렇게 말했어요.
"그래. 해봐."
사실 별것 아닌 것 같은 차이죠.
하지만 저한테는 전부가 달라진 것이었어요.
아이에게 공부만 강요하지 않아도 되는 것.
피아노든, 수영이든, 그림이든. 아이가 좋아하는 걸 먼저 찾아볼 수 있게 해주는 것.
선택지를 줄 수 있는 부모가 되는 것.
그게 제가 새벽에 일어나고, 주말을 포기하고, 찜질방에서 잠을 자면서 쌓아온 것들의 진짜 이유였어요.
5년 뒤 20억이나 자산을 쌓았다니,
원래부터 투자에 재능이 있었거나 운이 무척 좋았던 게 아니냐구요?
아닙니다.
저는 종잣돈 7천만 원으로 시작했어요.
지방에 살았고, 나이도 적지 않았어요.
잘나지도 않았고, 특별한 재능도 없었어요.
(오히려 그 이전에 집 세 채를 잘못 투자했던 경험이 있어요… 이 이야기는 나중에 또 자세히 할게요.)
운이 특별히 좋아서 투자한 물건마다 수익률이 500%씩 나지도 않았구요.
다만 제가 5년 동안 한 것은,
그저 꾸준히 묵묵히 똑같은 일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열심히 반복했습니다.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돼요.
아래 3가지 중 오늘 딱 하나만 골라서 실행해보세요.
① 유튜브에서 영상 하나를 고를 때
회수 높은 자극적인 제목 말고, 실제 투자 경험이 담긴 인터뷰 영상을 하나 찾아보세요.
"내가 XX에서 실제로 투자한 이야기" 같은 영상이요.
정보가 아니라 판단 기준이 생깁니다.
② 공부 동료를 만들 생각이 있다면
카카오톡에서 같은 고민을 하는 지인 한 명에게 이 글을 보내보세요.
"나 요즘 이런 거 공부하고 있어"라는 말 한마디가, 두 사람 모두의 출발점이 됩니다.
③ 오늘 저녁 퇴근 후
파에 눕기 전에, 딱 10분만 부동산 앱 열어서 관심 있는 동네 시세를 검색해보세요.
지금 뭘 모르는지를 아는 것. 그게 시작이에요.
세 개 다 할 필요 없어요.
하나만 해도 됩니다.
오늘 하냐 안 하냐가, 1년 뒤를 바꿉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제가
투자를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평소와 딱 하나만 달랐기 때문이에요.
저는 그날 그때,
그 이삿짐 박스 앞에서 느꼈던 두려움을, 무시하지 않았어요.
무서워서 멈추지 않았어요.
오히려 무서워서 시작했어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 저처럼 괜찮은 것 같은데 어딘가 불안한 분들이 있을 거예요.
신축 전세에 살고, 생활이 나쁘진 않은데, 뭔가 하나도 바뀌지 않는 것 같은 느낌.
그 불안함. 그게 신호예요.
지금 당장 바꿀 수 없어도 괜찮아요.
다만 하나만 기억해 주세요.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10년 뒤에도 똑같은 이삿짐 박스를 꺼내고 있을 거예요.
아이가 "아빠, 또 이사해?" 라고 물을 때, 그냥 웃고 싶지 않다면.
지금 시작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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