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매임을 하고 나오는 길이었습니다.
오랜만에 "괜찮다" 싶은 매물을 만났습니다.
입지도 괜찮고,
가격도 나쁘지 않고,
충분히 검토해볼 만한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1호기, 2호기를 매도하지 않고도
3호기 투자를 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때였다면 더 적극적으로
검토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매도는 아직 고민중이고
다음 투자를 위한 자금도 묶여 있습니다.
눈앞에 기회가 보이는데도 잡을 수 없는 상황.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나는 자산을 쌓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멈춰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 때 마침
『그릿』의 마지막 장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것은
지금 몇 채를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얼마나 꾸준히 나아갈 수 있느냐라는 것을요.
최근 반원분 한 분도 매도가 뜻대로 진행되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셨습니다.
매도 손님은 끊기고,
계획했던 갈아타기는 미뤄지고,
앞으로의 계획도 불확실해지면서
마음이 많이 무거우셨다고 합니다.
투자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것입니다.
사실 투자에서 가장 힘든 순간은
실패했을 때보다도
결과를 알 수 없는 채 기다려야 할 때입니다.
언제 팔릴지 모르고,
언제 다음 기회가 올지 모르고,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조차
확신이 서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저 역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그릿을 대단한 성공을 이루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릿』의 마지막 장을 읽으며 느낀 것은
진짜 그릿은 그런 순간에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결과가 보이지 않는데도
해야 할 일을 계속하는 것.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하루를 다시 시작하는 것.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지만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 더 내딛는 것.
책에서는 우리가 생각보다 많은 한계를
스스로 만들고 있다고 말합니다.
실패를 몇 번 경험하면
"나는 여기까지인가 보다."
"이제 안 되나 보다."
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저 역시 투자하면서 그런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원하는 물건을 놓쳤을 때,
투자를 하고 싶지만 할 수 없을 때,
그때마다 현실의 벽보다 더 무서운 것은
스스로 그어버린 한계였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성장했던 순간들은
늘 비슷했습니다.
잘해서 계속한 것이 아니라,
계속했더니 조금씩 나아졌습니다.
앞마당 하나를 더 만들고,
한 장의 임장보고서를 더 쓰고,
한 번의 비교평가를 더 하고,
한 권의 책을 더 읽고,
한 번의 독모에 더 참여하면서
어느새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곳까지
와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그릿이 높은 사람일수록
더 건강한 정서적 삶을 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그릿을 그동안 "버티는 힘"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은 말합니다.
그릿은 단순히 참고 견디는 힘이 아니라,
자신보다 더 큰 목적과 연결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힘이라고요.
그래서 힘든 일을 하면서도 행복할 수 있고,
넘어지면서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투자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요?
시장이 좋지 않아도,
투자를 못 하고 있어도,
매도가 안 되고 있어도,
지금의 시간이 축적의 시간임을 믿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사람.
결국 그런 사람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습니다.
책에는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그릿이란 한 번에 한 걸음씩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읽는 순간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지금의 저는 투자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조급함보다 방향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도도,
투자도,
자산 성장도,
모두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독서를 하고,
오늘 임장을 하고,
오늘 한 장의 임보를 쓰는 것은
내가 통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투자자로서
결과보다 방향을,
속도보다 지속성을,
조급함보다 꾸준함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무언가 포기하고 싶어질 때마다 스스로 물어보려고 합니다.
"이게 진짜 한계일까?"
"아니면 내가 스스로 그어놓은 선일까?"
투자자는 매수할 때보다 기다릴 때,
투자할 때보다 투자하지 못하는 시기에,
그리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 순간에 더 많은 그릿이 필요합니다.
오늘도 한 걸음.
그 한 걸음이 결국 우리를 생각보다 훨씬 먼 곳까지 데려다줄 것이라 믿습니다.
다른 분들이 함께 본 인기🏅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