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한 5월 전국주택가격 동향에 정리된
통계를 보면서 딱 한 문장이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이제 전세도, 월세도… 살 곳이 없다."
지난 5월 서울 주택 종합 전세 가격은
한 달 만에 0.91%가 올랐습니다.
12년 7개월 만의 최대 폭입니다.
월세도 다르지 않습니다.
서울 월세 통합은 0.81%로
아파트만 보면 0.95%까지 뛰며
약 11년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을 보였습니다.

매물이 부족하거나 혹은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전월세를 구하기 어려워진 수요가
빌라와 오피스텔로 이동하면서
전세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고
최근 데이터를 살펴보면 신규 오피스텔 임대차 계약 중
80.9%가 월세였습니다.
아파트에서 밀려난 수요가 오피스텔까지 내려왔고
그 오피스텔마저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로 거래가 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현재 임대차 시장은 전세, 월세 모두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말을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맞는 말이지만 너무 익숙하죠.
하지만 하나 짚고 넘어갈 게 있습니다.
이렇게 전월세난이 시작되기에는 시점이 조금 빠릅니다.
서울 입주 물량은 올해 약 1.7만 가구 수준으로
예년보다 크게 줄어든 게 사실입니다.
공급 부족이 하나의 주요한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공급만으로 지금의 폭등을 다 설명하긴 어렵습니다.
입주 물량은 매년 등락을 거듭해 왔는데
단순한 물량 감소로 보기엔
상황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발 더 들어가서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공급에는 신축을 통한 공급도 있지만
매수를 하고 실제 거주를 하지 않고
전세 혹은 월세로 임차를 맞추는
수요를 통한 공급도 있습니다.
그리고 국토부 주거실태조사·통계청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도권 임대차 시장의 공급 주체를 나눠보면 이렇습니다.
즉, 우리가 사는 전월세 집 10채 중
8채는 '개인'이 내놓은 물건입니다. 공공이 아닌 것이죠.
중요한 건 이런 상황은 10년째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등록 민간임대는 임대 사업자 등이 사라지거나 세제 혜택 축소되면서 7%대에 불과합니다.
이걸 통해 무엇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매매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한 규제일지 몰라도
2주택 이상의 임대인에게 영향을 준다면
상황에 따라 임대차 시장의 가격과 매물에
영향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 최근 1년간 강력한 규제가 나오게 되면서
양도세 중과로 집을 팔기도 어렵게 만들고
앞으로는 보유세 증세를 통해
들고 있기도 부담스럽게 만들 예정이며
임대사업자 혜택은 사라졌습니다.
사는 것도, 파는 것도, 빌려주는 것도
다 불리해진 것이죠.
그렇다면 임대인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간단합니다. 새로 사지 않고, 갖고 있던 것도 줄입니다.
그렇게 시장에 나오게 되는 전월세 매물이 즐어듭니다.
"다주택자가 집을 팔면 그 집을 무주택자가 사니까
임차인 한 명이 줄고 임대주택 한 채가 사라진다.
결국 1:1로 상쇄되기에 문제가 없다"
그럴듯하지만, 따져보면 틀렸습니다.
전세 가격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는가를 생각해보면
결국 그 집을 원하는 사람들의 경쟁률이
반영된 가격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장에 내놓은 전세 매물이 10채,
그 집에 들어가려는 임차 수요가 15명이라고 한다면
경쟁률은 1.5대 1입니다.
그런데 규제로 다주택자가 이 10채 중 5채를 팔았고
5채를 무주택자(전세 살던 사람)가 사서
입주한다고 가정하면 어떻게 될까요?
수요도 줄고 공급도 줄었는데…
아니러니하게도 경쟁률은 오히려 올라갔습니다.
분모(매물)가 더 빠르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경쟁률이 올라가니 전세 가격도 올라갑니.
"임차인도 줄었드니 괜찮다"는 말이 맞는걸까요?
자기 집을 갖고는 있지만, 사정상 그 집엔 살지 않고
다른 집에 전세로 거주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직장·학군 때문에 내 집은 세 주고 다른 동네에 전세로 사는 경우죠.
A는 자기 집을 B에게 빌려주고
A 자신은 B의 집에 전세로 삽니다.
B도 마찬가지로 A의 집에 살면서
서로 집을 바꿔 사는 셈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그냥 각자 자기 집에 들어가 살자"고 해도
임대 매물 2채가 사라지고 임차 수요 2명도 사라지니 상쇄됩니다.
여기까진 1:1 교환이 맞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걸 시장 전체로 보면 달라진다는 겁니다.
집이 10채 있는 시장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3채 — 다주택자가 갖고 임대 주는 집
여기서 임대 매물은 5채(A·B가 내놓은 2채 + 다주택자 3채)
이 집들을 원하는 임차 수요는 6명(A·B 2명 + 다주택자 집을 원하는 4명)이라고 해봅시다.
경쟁률은 1.2대 1입니다.
만약 규제로 A·B가 각자 집으로 돌아가 버리면
이들이 내놨던 2채가 시장에서 사라집니다.
개별로 보면 1:1로 상쇄되는 것 같아도
시장 전체에서는 매물이 수요보다
더 큰 비율로 빠지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아지고 가격이 오르게 됩니다.
앞으로 상황이 더 나아지는 것이 중요할텐데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은 정말 낮아보입니다.
5월 서울 매매가격 상승 0.9%라는 수치도 놀랍지만
전세(0.91%)와 월세(아파트 0.95%)는
매매 상승률을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지난달부터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데
단순히 상승장이라고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임대차 시장까지 흔들리 통제가 되지 않으면서
가격이 오르는 불안정한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살펴보면 생각보다 더 심각합니다.
상대적으로 서울내에서 선호도가 낮은
구로구에 위치한 아파트의 전세 상황입니다.
약 2천세대 중 전세 물건은 딱 1개뿐이며
수요가 적은 45평임에도 두달전보다
전세가격이 1.2억 상승한 가격으로 나와있습니다.

같은 단지내 월세 가격 변화를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보증금 5천에 월세 150만원 수준에서
불과 1달전 1억에 157만원으로 올랐고
현재 호가는 1.5억 180만원인 상황입니다.

전세, 월세 구분없이 임차인의 상황에서는
갱신권 사용 이후 다가오는 미래가
정말로 걱정이 되는 상황입니다.
여기서부터가 정말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첫째, 가능하다면 내 집 마련을 해야합니다.
전월세 비용이 매매가보다 빠르게 오르는 시장에서
임차인으로 남는다는 건 주거비로 목돈을
계속해서 지불하겠다는 것을 받아드는 일입니다.
거주 안정성을 갖추면서 앞으로 다가오는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내 이름으로 된 집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항입니다.
둘째, 당장 내 집 마련이 어렵다면 투자로라도 진입하세요.
역설적이게도 전세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도권에는 적은 투자금으로
강남 1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한
신축 역세권의 선호도 높은 아파트 등이
투자가 가능한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간격이 좁아지면 그만큼 적은 돈으로
내 이름으로 된 집을 소유할 수 있습니다.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기보다
지금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통해
자산이라는 것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셋째, 단 너무 높은 전세 가격은 조심하셔야 합니다
급등한 전세가가 부담스럽다면 기준을 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임대차 2법 시행(2020년 7월) 이후 거래된
당시 기준의 신고가 전세가격 수준 정도까지는
그래도 무리되지 않은 범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이상으로 전세가격을 무리하게 높이는 건
향후 역전세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으니
조심할 필요는 있습니다.
앞으로 다가오는 시장에 현명한 결정을 내리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