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가는 꼭 기억하세요~” 양파링 멘토님 강의중 제일 기억에 남는멘트
상태 — 어느 정도면 가격 협상을 해볼 수 있을까?
집 상태를 이유로 협상할 때는
무조건 많이 깎아달라고 하는 것보다, 실제로 필요한 비용을 근거로 이야기하는 게 훨씬 설득력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집을 살 때도 단순히 “얼마까지 깎아볼까?”보다
“이 집에는 내가 가격을 조정해달라고 요구할 만한 객관적인 이유가 있는가?”
를 먼저 찾아보는 게 맞는 것 같다.
결국 협상은 흠집을 찾아서 깎는 게 아니라, 상대방도 납득할 만한 이유를 찾아서 깎는 것.
이라는 것을 깨닳았다.
상황 — 같은 가격이라도 누가 파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이번에 가장 재미있었던 건 매도자의 상황이었다.
부동산에서 집을 살 때 나는 그동안 거의 ‘가격’만 봤던 것 같다.
‘이 집은 얼마지?’
‘조금 깎아주실 수 있나?’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에 직접 내 집을 팔아보니까 생각이 달라졌다.
같은 가격에 나온 집이라도 집주인이 어떤 상황에 있느냐에 따라 협상 가능성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급하게 팔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가격을 조금 조정해서라도 거래를 빨리 끝내고 싶을 수 있다.
반대로 굳이 급하게 팔 이유가 없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 입장에서는 굳이 가격을 깎아가면서까지 팔 필요가 없다.
‘안 팔리면 그냥 가지고 있지 뭐.’
이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관심 있는 집을 보면 가격부터 보기보다는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 집주인은 왜 지금 이 집을 팔려고 하지?’
그리고 여기서 끝나지 않고 실제로 부동산 사장님께 전화까지 해봤다.
어느 날 관심 있게 보고 있던 집이 있었는데, 그것도 로얄동에 로얄층이었다.
그래서 괜히 궁금해졌다.
‘이 정도 집이면 누가 왜 팔려고 하는 거지?’
결국 부동산 사장님께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 그 집주인분 혹시 급하게 파시는 건 아니죠?”
조금 민망하지만 그냥 물어봤다.
그랬더니 사장님이 말씀하시길,
“급한 거 없는 분이라 가격 맞지 않으면 굳이 안 팔려고 하실 거예요.”
아… 그렇구나.
그 말을 듣고 나니까 같은 집을 바라보더라도 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나는 ‘로얄동 로얄층인데 이 가격이면 조금 깎아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집주인은
‘안 팔리면 그냥 가지고 있으면 되는데?’
라고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협상이라는 것도 상대방의 상황을 모르면 시작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 관심 단지를 볼 때는 가격표만 보는 게 아니라
‘이 집주인은 지금 어떤 상황일까?’도 같이 생각해보려고 한다.
가격 — 얼마에 샀는지도 생각보다 중요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매도자가 이 집을 언제, 얼마에 샀는지도 궁금해졌다.
예를 들어 아주 오래전에 저렴하게 매수해서 지금 충분한 수익을 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 깎아서라도 팔아볼까?’
라는 선택을 할 여지가 있을 수 있다.
반대로 얼마 전에 높은 가격에 매수해서 아직 수익이 거의 없거나 손실을 보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사람에게는 내가 보기엔 ‘조금만 깎아주세요’인 금액이,
매도자 입장에서는 ‘그렇게까지 깎으면 내가 손해인데?’가 될 수 있다.
그러니까 똑같이 5억에 나온 집이라고 해도
5억에 사서 5억에 파는 사람과
3억에 사서 5억에 파는 사람의 협상 여지는 다를 수 있다.
이걸 생각하고 나니 부동산 가격표만 보고 협상하는 게 조금 단순하게 느껴졌다.
매도자가 얼마에 샀는지, 얼마나 오래 보유했는지, 지금 수익 구간인지 손실 구간인지까지 보면 조금 더 입체적으로 보일 것 같다.
등기부등본을 통해 소유권 이전 시점 등을 확인해보는 것도 방법이고, 내가 이번에 했던 것처럼 부동산 사장님께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
물론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방의 상황을 알아보려는 것 자체가 협상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다음 집은 조금 다르게 보고 싶다
이번에 내 집이 잘 팔리지 않는 경험을 하면서 처음에는 조금 답답했다.
‘왜 안 팔리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매수자가 없는 건가?’
이런 생각도 했다.
그런데 계속 생각해보니 오히려 좋은 공부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집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도 똑같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내가 괜찮다고 생각한 가격이라고 해서 시장에서도 똑같이 받아들여지는 것도 아니다.
결국 부동산은 내가 좋아하는 것만큼이나 다른 사람들이 사고 싶어 하는가가 중요한 시장이었다.
그래서 앞으로 집을 볼 때는 단순히
‘내가 여기 살고 싶은가?’
에서 끝내지 않고,
‘나라면 이 가격에 이 집을 살까?’
를 한 번 더 물어보려고 한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서,
‘내가 이 집을 산다면 3년 뒤에도 다른 사람에게 사고 싶은 집일까?’
까지 생각해보려고 한다.
내가 살 집을 고르는 일이면서 동시에
언젠가 누군가에게 팔 집을 고르는 일이기도 하니까.
이번에 집을 팔면서 아주 비싼(?) 수업료를 내고
‘부동산은 내가 좋아하는 집을 사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좋아할 집을 사는 게임이구나’
라는 걸 조금 배운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것.
집을 살 때는 가격만 보지 말고
매도자의 상황까지 보자.
왜 파는지, 얼마나 급한지, 얼마에 샀는지.
알면 알수록 협상의 카드가 보인다.
집값만 보지 말고 사람도 같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