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월부 튜터 험블입니다.
"전세 만기가 다가오는데, 전세 물건이 없어요. 어떻게 해야하죠..?"
"집주인이 보증금은 그대로 두고 월세를 추가로 내라고 하네요. 이렇게 해도 괜찮을까요?"
"이렇게 월세를 내느니 차라리 집을 사는 게 나을까요?"
최근 전월세 시장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해보셨을 고민일 겁니다. 전세제도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이한 제도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익숙한 주거 방식 중 하나입니다.
매달 나가는 주거비를 줄이고, 그동안 종잣돈을 모아 내 집 마련을 준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전세를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시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최근 발표된 기사 하나를 통해 전세 시장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의 절반이 반전세가 되었습니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반전세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2026년 1월부터 9월까지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준월세·준전세 비중이 48.4%에 달했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아파트 임대차 계약 두 건 중 약 한 건은 보증금과 월세를 함께 내는 형태였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전세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전세물건이 줄어들고 있으며, 서울의 임대차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전세가 늘어나면 왜 안 좋은 거에요?
정확히는 전세→반전세가 늘어난다고 해서 안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매물 자체가 줄어들며(=사람들의 선택지가 줄어들며)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매달 주거비로 지출해야 하는 돈이 늘어나고, 그만큼 자산을 형성할 여력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저축할 돈이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왜 집주인도 세입자도 반전세를 선택할까요?
크게 세 가지 정도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전세 물건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① 신규 아파트 공급 ② 기존 주택 소유자의 임대 ③ 기존 임차인의 만기. 전세 매물이 나오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 입니다.
신규 아파트 공급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고, 서울 전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임대 후 전세를 주는 것이 금지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으로 물량 자체가 부족해지니, 기존 임차인이 만기가 되어도 퇴거보다는 갱신을 훨씬 더 많이 선택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전세가격이 오르고 대출 받기는 더 어려워졌습니다. 지금은 전세를 구할 수 있다고 해도, 큰 폭으로 오르는 전세가격으로 인해 대출 없이 보증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 전세보증금이 4억이고, 시세가 4.8억으로 올랐다면 임차인은 2년만에 8천만원이라는 돈을 마련해야 합니다. 1년에 4천만원을 저축한다고 해도 2년동안 꼬박 모은 돈을 모두 전세보증금으로 올려줘야 하는 것입니다.

거기에 최근 금리까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며(현재 기준금리 3% 수준)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도 있는 상황이라 선뜻 대출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즉, 월세나 반전세가 좋아서 선택한다기보다 당장 목돈을 마련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환경이라는 뜻입니다.
세 번째, 집주인에게도 월세를 받아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최근 세제개편안으로 인해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대출을 활용해 집을 산 집주인의 경우, 앞서 말씀드린 대출이자의 증가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집주인 역시 어느 정도의 현금흐름이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세입자는 갑자기 마련하기 어려운 목돈 부담 때문에, 집주인은 상황이 바뀌며 필요해진 현금흐름 때문에 반전세를 선택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전세의 월세화는 부동산 시장의 수요와 공급, 그리고 금리 및 정책적인 다양한 변화가 함께 만들어 낸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해서, 공급이 부족해서 등 하나의 이유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전세의 월세화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2가지
지금같은 현상이 벌어질 때 “앞으로 더 살기 퍽퍽해지네.. 이거 뭔가 잘못된 것 아니야?”처럼 한탄만 해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이럴때일수록 현실을 직시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합니다.
첫 번째, 주거비 상승은 종잣돈 모으는 속도를 늦춥니다. 전월세로 거주하는 분들은 내집마련에 대한 생각이 없는 분들도 있겠지만, 내집마련을 하기 전 돈을 모으는 동안 거주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주거비가 상승하면 내집마련의 시점이 더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합니다.
두 번째, 지금같은 전월세난은 무주택자의 매수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전세/월세를 내느니 차라리 집을 사는 게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 전월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전월세 물건 자체가 없어서 선택지가 좁아졌다는 것입니다. 내가 꿈꾸던 집이 아니라 “지금 당장 살 수 있는 집”을 찾는 수요가 증가할 수 있는 상황임을 꼭 알아야합니다. (이를 생존매수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지금 시기를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 3가지
전세 물건이 줄어들고 전월세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무조건 집을 사야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집값이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내집마련을 무작정 미루는 것도 좋은 전략은 아닐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나의 상황에서 어떤 선택이 더 유리한지 직접 계산해보는 것입니다.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이번 주말 딱 3가지만 해보시면 됩니다.
첫 번째,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전세, 월세, 매물수, 가격 변화를 확인해보세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과 비슷한 조건의 집을 구한다면 얼마가 필요한지 알고 있어야 대응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현재 집에서 2년 더 거주할 때 필요한 주거비를 계산해보세요. 전세라면 추가 대출이 필요한지, 월세라면 얼마나 올랐는지, 이를 통해 2년 동안 필요한 총 비용이 얼마인지 그리고 감당이 가능한지 꼭 계산해보셔야 합니다.
세 번째, 내가 가진 종잣돈으로 ‘지금’ 매수할 수 있는 아파트를 찾아보세요. 지금 당장 매수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매수하지 않더라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은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실제 제가 만나뵙는 분들도, 전월세 만기를 앞두고 갑작스러운 퇴거 통보에 당황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럴 때 선택지가 다양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최근 뉴스나 유튜브를 보면 집값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까요? 미래를 예측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도 있습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주거비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내집마련은 집값이 오를 것 같아서 서둘러 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내 가족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보금자리를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전월세가 사라지고 있다.’라는 기사에 조급한 마음으로 내집마련을 하기 보다는, 미리 준비해서 편익과 비용을 잘 비교해보고 선택하시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네요. 모두 따뜻하게 입으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