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경험담
초보경험담

7천만원 투자금 넣은 중소도시 1호기 전세빼기 경험담 [오디세이아]

 

중소도시 1호기 투자에

3천만원을 넣으려고 했는데 7천만원이나 들었을까요?

 

딱 세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연식이 좋았음에도 매도자의 관리 소홀로 인해, 수리가 필요했다.

 

2. 매도자(점유자)는 수리 기간을 줄 수 없었다.

 

3. 수리 기간을 줄 수 있는 신혼부부들의 수요는 인근 생활권의 초신축 아파트에 빼앗겼다.

 

 

 

 

 


 

안녕하세요,

오디세우스처럼 용감해지고 싶은 오디세이아입니다.

 

1호기 경험담 1탄, 2탄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 1호기 경험담 1탄 - 매수 배경

승진실패, 남편의 권고사직을 앞두고 매수한 1호기 경험담 [오디세이아]

 

▼ 1호기 경험담 2탄 - 가격 협상 & 매수 계약

3천만원에 하려던 중소도시 1호기에 7천만원을 넣었습니다 [오디세이아]

 

적다보니 복기할 내용이 많아서 (잘못한 게 많아서)

자꾸 길어집니다. 분량 실패입니다.

 

 

 

1등을 뽑을 때 '상상가'를 모두 고려해야한다고 배웁니다.

 

구분

내용

상태

세입자가 좋아할만한 상태인가?

세입자가 들어오기 꺼려할만한 상태는 아닌가?

상황

전세를 맞추기 용이한 상황인가?

점유자가 이사날짜를 협의할 수 있는가?

그게 아니라면 내가 조율하거나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인가?

가격

가치 대비 싼가?

상태, 상황이 좋은 다른 매물보다 나을만큼 가격이 싼가?

 

그 중에서 제 1호기 물건은

 

'가격'만 싼 물건이었습니다.

 

그래서 투자금이 많이 들었습니다.

 

 

구분1호기 물건결론
상태

매도자가 깨끗하게 사용하질 않아

연식이 좋은 아파트임에도 수리가 필요

BAD
상황

매도자가 수리 기간을 줄 수 없음

잔금을 받아야만 이사할 수 있음

BAD
가격

싸다

수리 비용 이상으로 싸다

GOOD

 

 

매수할 때에는 수리 비용만 고려했지

수리 기간을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하루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수리 범위가 넓지 않아서

3일 이상의 수리 기간이 필요하다는 걸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업체에 수리 비용만 알아볼 게 아니라

수리 기간도 함께 확인했어야 했습니다.

 

수리 기간도 고려해...! 수리기간...!!!

 

 

 

어쨌든 제 1호기는

상태가 좋지 않았기에

빠르게 수리하고

많은 부동산에 전세를 내놓아야 했습니다.

 

 

매매 본계약일에

부동산 사무실에 미리 도착한 저는

 

"사장님, 2주 정도 기다려보고 안 나가면

다른 부동산에도 내놓으려고요."

 

여러 경험담에서 조언 받은대로 말했습니다.

 

 

매수 부동산 사장님은

전혀 그런 건 신경쓰지 않는다며

여기저기 다 내놓아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전세 빼는 것에 자신이 없어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 날 매매 계약을 하며 매도자에게

전세를 여러 부동산에 내놓을 수 있다고

양해 부탁드린다고

미리 준비한 작은 선물을 드리며 말하고

 

같이 간 남편을 만화카페에 넣어두고는

 

저는 B 지역의

여러 부동산 문을 열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혹시 전세 구하는 손님은 있는지

요즘 분위기는 어떤지 물어보고,

 

오늘 매매 본계약한 매매 진행중인 물건이라고

동 호수와 상태를 말하고

잘 부탁드린다며

현장에서 전세 물건을 내놓았습니다.

 

 

잘한 점

- 현장에서 전세 물건을 내놓았다

- 빠르게 여러 부동산에 전세 물건을 놓았다

 

개선할 점

- 가격만 보고 상태와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

- 수리비용만 고려하고 수리기간을 고려하지 않았다

 

 

 

 

 

 

 

/ 시간은 흐르고 마음은 애타고

 

 

꽤 많은 부동산에 현장에서 물건을 냈고

가격도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낮게 내놨으니

 

나가기를 조금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전준비반 조장님이셨던

jay재희 튜터님과 근황을 주고 받던 중

 

제가 전세가 안빠져서 고민중이라는 걸 들은 튜터님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오디님.

정신 똑바로 차려요.

 

전세 손놓고 있다가는

큰일나요.

꼭 빨리 빼요, 빨리.

 

주변 생활권 전세가도

다 같이 봐요.

 

내 말만 듣지 말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물어보고

전세 빼려는 노력을 계속 해요.

알겠죠?

jay재희 튜터님

 

 

다소 안일하게 있었던 저는

재희튜터님과 통화 후에 정신을 퍼뜩 차리고

행동에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라즈베리 튜터님, 셔츠 튜터님의 매물코칭 녹음본에서

전세빼기와 공급 리스크 대응에 대해 말씀주신 부분을 하이라이트 표시 해두고

수시로 읽고 들었습니다.

 

라즈베리 튜터님은 인근 공급이 0월에 있으니

0월 어느 시기 전까지는 전세 세팅을 완료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조언을 놓치지 않았던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그때 못뺐더라면......

 

 

마음이 조급해지면

앞으로 해야할 것들보다

순간의 감정에 사로잡히는데요.

 

그럴 때마다

선배 투자자들의 조언을 귀하게 여기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통화 녹음본 속에서 찾았습니다.

 

읽고 또 읽으면서

해야할 일들을 놓치지 않고 해나가려 했습니다.

 

 

실전투자경험담 게시판에 올라온

수많은 전세빼기 글들도

읽고,

정리하고,

배운대로 행동에 옮겼습니다.

 

 

 

잘한 점

- 매물코칭, 조언 받은 것을 수시로 읽고 들은 것

- 막막할 때마다 다시 듣고 또 들으며 행동에 옮긴 것

- 전세빼기만큼은 무기력함 속에서도 매일 노력한 것

 

개선할 점

- 전세 빼기 외엔 모든 것에 의욕을 잃은 점

 

 

 

 

 

 

/ 내 물건 1등 만들기

 

집을 보고 간 팀이

4팀 정도 되었을 때였습니다.

 

더 싼 전세가로 해주면 계약 하겠다며

간보는 세입자

사실 세입자보다, 세입자와 친한 사장님이 더 간을 봤습니다.

아마 계약했으면 감 내놔라 배 내놔라 난리였을 것 같습니다. 얄미워.

 

다른 생활권과 고민하던 세입자

저라면 고민도 안할 것 같은

후순위 생활권과 고민하다 그 생활권으로 갔습니다.

아내분이 그쪽 물건을 더 마음에 들어했다며...

하위 생활권이더라도 물건 트래킹을 해야 하는 이유를 배웠습니다.

 

딱히 피드백이 없던 세입자

아마 매물 상태를 보고 도망갔을 확률이 높음...

 

 

 

한 팀씩 거쳐갈 때마다

전세 가격을 5백씩 내리고 ...

 

 

인근 생활권 초신축으로 가는 세입자들은

사실 제 매물을 보러 오지도 않았고

그냥 빼앗겼습니다.

 

 

3개월 잔금 기한 중

전세 골든타임이 가까워져올때쯤

 

실전반 조장님이셨던

빈세니 튜터님의 도움으로

 

제 물건이 1등으로 브리핑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 이유는,

 

 

1. 일부 사장님들께만 물건을 내놓았다.

 

2. 매물 상태가 좋지 않다.

 

3. 사장님들 마음속에도 내 물건이 1등이 아니었다.

 

 

그 세 가지 이유를, 전부 해결해야 했습니다.

 

 

 

 

 

 

1. 일부 사장님들께만 물건을 내놓았다

여러 부동산에 내놓자!

 

 

회사 점심시간, 퇴근시간,

자투리시간, 화장실 갔다 다녀오는 시간 ...

 

틈만 나면 사장님들께 전화를 걸어 물건을 내놓았습니다.

 

이미 물건을 내놓은 부동산에도 수시로 전화를 했습니다.

 

모든 신경과 에너지를 전세 빼는 데에 썼던 것 같습니다.

 

 

 

 

2. 매물 상태가 좋지 않다

수리 범위 명시하고, 조명을 추가하자!

 

매도자가 살고있는 동안 수리할 수는 없었습니다.

 

매도자의 짐이 있는 상태에서

일부 수리라도 해보려고 알아봤지만,

제가 생각해도 그건 안하느니만 못했습니다.

 

그래서 수리 범위를 명확하게 명시해서 전세 문자를 돌렸습니다.

사장님들과 통화 할 때에도 수리 범위를 매번 언급했고,

전세계약 특약에 넣은 뒤 그대로 수리할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처음 제가 그 집을 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을 되살려보았습니다.

 

형광등 2개씩 추가 가능한데도

눈이 부시다며

1개씩만 껴서 사용하시던 집주인분들.

 

그래서인지

남향인데도 환한 느낌이 없었습니다.

 

 

제가 봤던 첫 인상이

세입자들의 첫 인상과도 다르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부동산 사장님을 통해

매도자에게 형광등을 추가해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사실 그런 세입자는 없었지만

 

집 보고 가셨던 분들이

다른 집이 더 환하다면서

그 집 전세계약을 하셨대요 ~

 

라고 이야기하며

번거로우시겠지만 부탁드린다고

형광등 비용은 제가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3. 사장님들 마음속에도 내 물건이 1등이 아니었다 

가격이 싸서 먼저 나갈만한 물건으로 만들자!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빨리 빼야하는 1등 물건이 되자! 

 

 

세입자들이 생각할 때 가장 좋을 물건이 1등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장님들께 먼저 1등 물건이 되어야

세입자에게 1등으로 브리핑이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매매 계약에서도 느꼈지만,

사장님들의 역할은 정말 엄청납니다.

 

매도자, 세입자의 마음을 이끌려면

사장님의 마음부터 이끌어야 합니다.

 

 

제가 중점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건

사장님들의 마음속 1등 물건 되기

였습니다.

 

제 물건은 제가 잔금을 쳐서

매도자를 내보내지 않는 이상,

 

세입자가 짐을 넣기 전에 전세금을 먼저 주고

수리 기간을 부담해줘야 하는 물건이었는데요.

 

 

나중에 들어와도 되는 세입자는 보통

 

첫째, 신혼부부 세입자

둘째, 자금이 많은 세입자

 

두 유형뿐입니다.

 

신혼부부의 수요는 인근 생활권의

입주를 시작한지 얼마 안된 초신축 아파트에 빼앗기고 있었습니다.

 

자금이 많은 세입자는

확률적으로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가격을 더 낮추었습니다.

 

사장님들이

"어우, 그건 정말 싼데?

그 가격이면 나갈 것 같아요~"

라고 할 정도의 가격으로요.

 

 

 

그. 런. 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집주인이

이사가려는 곳의 매물이 거래될 것 같다며

0월 0일까지 기다린 뒤

이사갈 집을 구하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이전에는 제가 구한 세입자와 이사 날짜를 맞추기로 했어서

이사 가는 날짜를 고정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집주인들이 이사갈 집을 구하면

날짜가 고정되어

저는 세입자를 구하기 더 어려워질 위기였습니다.

 

 

 

아.. 안 돼... 이럴순없어.....

 

 

안그래도 좋지 않았던 상황이

더욱 안 좋아졌습니다.

 

그래도 해야할 것을 해야 한다!

멘탈을 붙잡고

 

부동산 사장님께

가격도 낮췄으니 세입자는 구해질 것 같습니다

다만 날짜를 맞춰야 세입자도 이사올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라고 매도자에게 전해달라 부탁했습니다.

 

 

 

전세를 빼려고 하루에도 스무통씩 통화하면서

사장님들의 마음 속에서

제 물건이 후순위가 된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대놓고 말하시지는 않았지만,

통화에서 느껴지는

사장님들의 속마음은 이랬습니다.

 

 

어차피 너 잔금 칠 수 있잖아.

그 상태면 잔금 쳐야할 것 같은데?

차라리 수리 깨끗하게 하고

제값 받는 게 낫지.

 

잔금 치고,

깨끗하게 수리 다 되면 연락 해.

 

 

나도 어차피 세입자들이 안 좋아하는 물건,

가격 싸더라도 굳이 보여주기 싫어.

 

귀찮아.

 

세입자들은 집 봐도

어차피 이 물건 안할건데.

 

상태 좋은 것 브리핑 해서

거래되게 하는 게 낫지.

 

너 어차피

잔금 치니까

안 급하잖아.

 

그냥 잔금 쳐라.

 

 

사장님들과 통화를 정말 많이 했는데도

 

사장님들의 속마음이 이렇다는 건

꽤 시간이 흐른 뒤에 알았습니다.

 

 

이런 상황이면

매도자는 어떤 마음일까?

부동산 사장님은 어떤 마음일까?

세입자는 어떤 마음일까?

 

그 마음을 읽어내는 게

 

경험이 부족한 초보 투자자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낯설고 어려웠습니다.

 

살면서

직장 상사분 대하는 것도 해보고

후배 대하는 것도 해보고

친구 대하는 것도 다 해봤는데

 

부동산 사장님과 매도자와 세입자를 대하는 건

굉장히 낯설었습니다.

 

처음 접한 관계여서요.

 

이 사람들이 거래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떤 걸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계속 소통하려고 노력하니

속도는 더뎠지만

거래당사자들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사장님이어도

어차피 수리 해서 다시 나올 물건이면

 

상태 좋고 거래 잘 될 것 같은 물건을

먼저 온 세입자들에게 소개해주고

 

제 물건은

싹 수리가 되고 나서

나중에 언젠가 올 세입자들에게 해줘야겠다고

판단할 것 같았습니다.

 

 

굳이 먼저 온 손님을

나중에 해도 되는 물건에 붙여주기보다는

 

먼저 확실히 나갈 물건에 붙여줘서

수수료 받고~

 

나중에 온 손님을

제 물건에 붙여서 또 수수료를 받으면

 

두 건이나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니까요.

 

 

 

사장님들의 속마음을 파악하고 나자

제가 해야 할 것이 명확해졌습니다.

 

 

 

집주인이 0월 0일까지 기다리고

그 이후에는 이사 날짜를 고정해버리겠다고 말한

위기 상황

 

사장님들 마음 속

급한 물건으로 만들어

전세를 빠르게 뺄 수 있는

기회 로 만들었습니다.

 

 

사장님,

집주인이 이번 주말까지만 시간 준대요.

 

저 잔금 못 쳐요.

진짜 꼭 빼야 돼요.

 

제 물건을 사장님들의 마음 속에서

"여유로운 물건"이 아니라

 

"이번 주말까지 꼭 빼야하는 급한 물건"

으로 인식되게 했습니다.

 

 

그렇게 제 물건은

 

가격이 싸서 먼저 나갈만한 물건이자

빨리 빼야 하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잘한 점

- 위기 상황을 기회로 만들었다.

(위기) 이사 날짜가 고정되어 세입자를 맞추기 어려워진다.

(기회) 이사 날짜가 고정된 "급한 물건, 빨리 빼야 하는 물건"으로 만든다.

- 주변 전세 물건을 매일 트래킹하고, 내 물건의 가격이 적정한지 판단한다. 내 물건이 비싸다면 가격을 내린다.

- 세입자를 설득하려면, 사장님을 먼저 설득해야 한다.

 

개선할 점

- 수요를 제한시키는 요소는 곧 리스크다.

(ex. 고정된 이사 날짜, 수리기간이 필요한 매물 상태, 집을 보여주지 않는 점유자 등)

 

 

 

 

 

 

 

/ 산방산에 소원을 빌다 

그리고 나타난 단 한명의 세입자 

 

 

이제 할 수 있는 것들을 거의 다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몇 달 전부터 계획했었던

시부모님과의 제주 여행날이 다가왔습니다.

 

갈 마음이 아니었는데... 가야하니... 갔습니다...

 

몸은 제주도에 있었지만

제 정신은 B 지역에 있었습니다.

 

 

부동산 사장님들께 전화가 오면

언제 어디서든 밖으로 뛰쳐나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시부모님의 의심스러운 눈초리가 느껴졌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투밍아웃은 순자산 10억 달성하면 하려고요...)

 

 

무교인데도

산방산에 간절하게 빌었습니다.

제발 전세 나가게 해주세요...

 

지금 생각하면 우습기 그지 없는데요.

 

그땐 간절하게 진심을 가득 담아 빌었습니다.

 

 

제발 나가게 해주세요... 제발요.....

 

 

 

 

산방산에 간절하게 소원을 빌었던

 

그날 오후,

 

전세 가계약금을 받았습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겠지만

혹 나중에 또 전세가 안 나간다면

산방산에 다시 빌러 가보려고요.

(농담입니다... 아마도...)

 

 

전세는 저와 꽤나 자주 통화했던 사장님이 빼주셨습니다.

 

푸근한 인상으로 손님도 잘 끌고

전세입자 편에서 영업하는 게 비결인듯한

 

왠지 모르게 신뢰가 가고 정감이 가는

그 동네에서 경력 많은 사장님이었습니다.

 

'내가 전세입자라면 어떤 사장님과 계약할까?'

 

떠오르는 분이 있다면

그 사장님을 공략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매수자인 내가 대하기 편한 사장님보다

 

세입자들이 대하기 편한 사장님을 공략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자금이 넉넉해서 대출 없이도 전세금을 낼 수 있고

이사 날짜도 맞는

 

단 한 명의 세입자

 

단 한 명의 사장님이 구해오셨습니다.

 

 

 

솔직히 수리기간을 줄 수 있는 세입자가 얼마나 될까?

 

옆 생활권에서 신축이 한창 입주하는 중에

신혼부부가 여기에 올까?

 

 

제가 생각해도 답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것들을 계속 했고

 

정말 운이 좋게도

제가 찾는 단 한 명의 세입자가 나타났습니다.

 

 

 

전세 가계약금도 매매와 마찬가지로,

특약을 협의하고 문자로 주고 받은 뒤에

계좌번호를 보냈습니다.

 

세입자 편인 사장님들이었기 때문에

특약을 추가하는 것에 대해 적대적이었지만

 

양보할 건 양보하고

양보할 수 없는 건 양보하지 않았습니다.

 

 

양보한 건 전세권 설정 특약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전세권을 설정하진 않았지만,

매매 진행중이었기 때문에

전세권 설정에 동의하는 특약을 넣었습니다.

 

매매진행중인 물건에 대해서는 전세보험이 안 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단, 전전세를 금지한다는 특약을 넣었습니다.

계약서 상단 법령 문구에 명시되어있긴 하지만

한번 더 확실히 하고싶은 마음에 넣었습니다.

 

 

 

잘한 점

-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했다면 신(?)에게 기도하자. 중소도시는 손님이 안 돌면 어쩔 수 없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다.

- 내가 편한 사장님이 아니라, 세입자가 편한 사장님을 찾아 공략하자.

- 전세 가계약 시 특약을 협의한 뒤에 계좌를 보내야 한다. 이 때 양보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잘 구분해야 한다.

 

개선할 점

- 같은 생활권이 아니더라도 공급에 유의하자. 어떤 수요층을 빼앗길지에 대해서도 한발 더 나아가 고민하고, 리스크를 가늠하자.

 

 

 

 

 

 

 

/ 싸게 사는 것이 중요한 이유

 

 

전세빼기 글이 엄청 길어질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도없이 울고 방황하고 힘들어했던 걸 고백합니다.

 

모든 게 좋은 상황,

모든 게 좋은 물건에 투자했다면 어땠을까요?

 

참 마음 편하고... 행복했을 것 같습니다...

 

 

눈물이 나지도, 속이 쓰리지도 않았을 거야...

 

 

 

하지만 이 투자로

제가 망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음 투자도 이어나갈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임에 감사합니다.

 

 

예상보다 투자금도 멘탈도

훨씬 더 써버린 첫 투자지만

 

오히려 처음부터 제대로 배워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저의 부족함을 탓하고 끝내지 않겠습니다.

여기서부터 제대로 출발점을 찍겠습니다.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투자를 대하고

 

잔금 가능 여부와, 리스크를

보수적으로 계산하겠습니다.

 

 

 

가격만 봤고

상태와 상황을 못봤습니다.

 

 

제가 매물코칭 이후에

다시 1등을 뽑으며 연락을 돌렸을 때

이미 계약이 진행됐거나 협상중이라 했던 물건들이

그대로 전세 경쟁 물건이 된다는 걸 몰랐습니다.

 

아예 다른 생활권이라고 예상했던 곳의 공급이

매우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이제는 압니다.

 

 

상태와 상황은

전세 맞출 때 매우매우 크게 작용하고

 

투자금과도 직결되는 문제라는 걸

 

그리고...

단순히 투자금 보다도...

마음이 힘들다는 걸...

 

전세 가격을 내릴 때마다

도대체 얼만큼이나 내려야 할지

끝없이 막막해지고

 

하루하루 골든타임이 지나갈 때마다

잠이 오지 않는다는 걸 압니다.

 

 

매매 물건이 많은 것은

협상하기 좋은 조건이 되지만,

투자자들이 진입하면

그만큼 많은 전세 물건이 나올 수도 있음을 압니다.

그 물건들이 하나하나 경쟁 물건이 된다는 것도요.

 

 

주변 공급이 있다면

수요층, 선호도, 가격, 매물 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내 물건의 전세가 얼마에 빠질지, 빠질 수 있을지를 가늠해야 한다는 걸 압니다.

 

 

 

 

첫 투자에 실수 없이 완벽하게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진 않았지만

많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망하진 않았습니다.

 

싸게 샀다는 것만큼은 부족한 실력이어도 확신할 수 있습니다.

 

많이 오를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떨어지지 않을 거라는 건 압니다.

 

 

싸게 샀기 때문에

그만큼 전세가도 낮춰서 뺄 수 있었고

 

전세가를 낮게 뺀 만큼

앞으로 있을 공급에서도

리스크가 적다는 걸 압니다.

 

 

 

그리고,

제가 다음 투자를 계속하리라는 걸 압니다.

 

감당가능한 선에서 투자를 했고

저는 버틸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잘한 점

- 싸게 샀다.

- 더 벌고자 하는 투자가 아니라, 덜 잃고자 하는 투자를 했다.

 

개선할 점

- 상태, 상황, 가격. 3요소를 모두 고려해서 투자하자.

- 매매 물건이 날라갔고, 그리고 그걸 투자자들이 샀다면, 그만큼 전세 물건으로 등장한다는 걸 명심하자.

 

 

 

 


 

투자자는 감정을 빼고 이성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배웠지만

 

배운 것과 별개로

저는 감정을 가진 인간이기에

전세 빼는 과정이 감정적으로 힘들었습니다.

 

다른 전세빼기 글들을 보면

어쩜 다들 드라이하게

해야할 일들을 착착 해나가시면서 빼는지 궁금할만큼

저는 하나씩 해나가는 데에 부침이 있있었습니다.

 

 

혹 전세빼기 과정이 힘든 분들이 있다면

나만 이런 건 아니구나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위로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전세를 빼려면

감정을 다스리고 이성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걸

꼭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매운맛 1호기를 해서인지

글이 끝나질 않네요.

 

놀랍게도...

 

아직 매물 수리

잔금일에 대한 복기가 남아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저의 실수를 전부 드러내어

가감 없이 복기해보려 합니다.

 

투비컨티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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