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후기

열반스쿨 중급반 one thing 독서 후기 [열반스쿨 중급반 39기 39조 사과쨈]

24.08.17

   열기반을 수강할 때, 너바나님께서 추천하신 여러 권의 책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원씽은 몇 번을 읽어도 좋고 필사까지 하셨다는 말에 도대체 어떤 책일까 무척 궁금했다. 나의 경우, 보통 책은 한 번 읽고 덮으면 다시 펼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다시 펼쳐보는 책은 정말 재미있거나 정말 유익하거나 둘 중의 하나이다. 와중에 내 책장의 아직 읽지 않은 책들 사이에서 원씽을 발견했고 지체하지 않고 바로 읽어보았다. 처음 읽고 난 뒤에 기억에 남는 것은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하라는 것, 그리고 그 한 가지를 위해 목적 의식을 가지고 생산성을 추구하는 삶을 살라는 것이었다.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도대체 어떤  부분이 이 책을 그렇게 특별하게 만드는지 크게 공감하지 못했다. 자기계발서가 늘 하는 뻔한 이야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 열중 필독서로 이 책이 선정되어 재독을 하면서 원씽의 이미지가 뒤집혔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먼저 작가가 책 1부에서 굳이 성공에 대한 거짓말을 거론한 의도를 생각하게 되었다. 첫 독서에서는 생각하지 않고 지나쳤던 부분이었는데 내가 알기론 작가에게 ‘그냥’은 없다. 마이클샌덜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비슷한 기법이라고 생각하는데, 먼저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기 앞서 독자들의 오랜 관념과 편견을 깨부수는 것이다. 기존에 독자들은 이미 성공에 대한 여러 믿음이 있고 그것들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면? 그 믿음들이 모두 사실과는 다르다는 것이 하나하나 증명되면서 독자들은 어쩌면 충격 받을 것이고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좋아요, 그 모든 게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겠어요. 그렇다면 도대체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작가가 왜 성공에 대한 거짓 믿음에 그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작가의 포석이 없었다면 나 역시 작가가 제시하는 새로운 대안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기존의 관념과 원씽의 관념이 충돌하면서 이 책을 덮어버렸을 지도 모를 일이다. 

  성공에 관한 여섯 가지 믿음 중에서 내가 가장 맹신하고 있던 믿음은 ‘성공은 철저한 자기 관리에서 온다’는 것이다. 나는 늘 목표는 높게, 계획은 타이트하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목표가 높은 것, 계획이 촘촘한 것, 이 자체는 사실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이렇게 하고 있지 않은가? 높은 이상을 위해 실행 계획이라는 계단을 쌓아 올린다. 그런데 문제는 목표한 것이 계획대로 잘 풀리지 않을 때이다. 문제의 원인을 추적할 때 나를 먼저 돌아보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지만, 결론을 자기 관리가 부족하고 의지가 부족해서 라고 잘못 짚어낸 것이다. 나는 늘 그렇게 생각했고 나의 의지 박약을 자책했다. 

 “사실 누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겠는가? 모든 행동 하나하나에 원칙을 정해 놓고 그대로 사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하고 한편으로는 매우 지루한 일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이런 결론에 도달하지만, 다른 대안이 없음을 깨닫고 결국 불가능을 위한 노력을 두 배로 높이거나 조용히 포기하고 만다. 좌절감이 들고 결국 포기와 체념이 자리를 잡는다.” 

   원씽은 이런 과거의 나에게 강력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성공은 옳은 일을 해야 얻는 것이지, 모든 일을 제대로 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너에게 필요한 것은 이 옳은 일을 하기 위해 올바른 습관을 가지는 것이다. 강력한 습관을 확립하기 위해 선택적인 집중을 해라” 라고 말이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자책하기 바빴던 나를 위로하는 문구인 동시에 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과 대책을 짚어주었다는 점에서 큰 울림이 있었다. 

   이번 독서를 통해 얻은 또 한 가지는 ‘포기’를 수용한 것이다. ‘포기’는 무언가를 중도에 놓아버린다는 의미부터 부정적인 느낌을 가지며 나에게는 절대적 거부감을 주는 말이었다. 포기에 대한 일반적인 시선도 그러하지 않는가. ‘나에게 포기란 없다’, ‘포기는 배추를 셀 때나 쓰는 말이다’라는 말이 관용적으로 쓰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가만히 나를 들여다 보니, 나는 그 어떤 것도 손에서 놓고 싶지 않아 했다. 그러면서 내가 하고 싶은 공부, 내가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을 하기에는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탄하고 있었다. 핵심을 파고들기 위해서는 다른 것을 포기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것이다. 첫 번째 원씽의 의미가 ‘가장 중요한 한 가지’였다면, 두 번째 독서로 얻은 원씽의 의미는 ‘가장 중요한 일 이외의 것은 내려놓는 것’이다. 내려놓는다는 말이 거부감이 든다면, 이렇게 바꿀 수도 있겠다. 그 모든 것들 중에 ‘단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래도 이것 까지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이건 계속 놓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내 마음 속에 남아있던 ‘그래도’의 미련을 떨쳐내는 것은 큰 결심이 필요했지만, ‘그래도’ 원씽의 믿음을 새롭게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원씽이 그저 그런 흔한 자기계발서라고 치부한 것은 내 오해였다. 대부분의 양서가 그러하듯 원씽도 읽을수록 내게 새로운 시야와 깨달음을 주었다. 그렇다면 이제 이 깨달음을 내 삶에 적용하는 것만이 남아있다. 단 한 가지를 위해 ‘단 한 가지’를 선택하고, 그것을 달성하기에 가장 필요한 한 가지 습관을 만드는데 내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 지금 만들려고 마음 먹은 그 습관이 내가 세운 첫 도미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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