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전문가칼럼

미국주식이 V자 반등하니 마음이 다시 편해지셨나요?

안녕하세요 권동우입니다. 증시가 급락세를 보인 후 V자 반등을 하니 시장에서 경기침체 얘기가 쏙 들어갔습니다. 참 재미있는 주식시장입니다. 이번 글은 지난 글에 이어 AI가 정말 끝물인지,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전 글을 읽어 본 분들 중 경제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으실 겁니다. “조정 이유 중에 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얘기가 없지?”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된 것도 주식시장 하락에 영향을 준 이유가 맞습니다. 또한 기계적 알고리즘을 활용한 CTA 펀드가 하락에 강하게 배팅하면서 아시아 주식시장을 역대급으로 박살내고 미국 주식시장도 크게 하락시켰습니다. 그 와중에 알고리즘 매매를 잠정 중단시킨 중국 증시는 아시아 대 폭락장에서 혼자 살아남았습니다. 자, 이제 전 글에서 언급 드린 이유까지 합치면 하락의 원인이 다섯가지나 됩니다.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신가요? 이렇게 큰 폭으로 급락하기 전에 우리가 모든 이유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12개월 포워드 PER 밸류에이션이 코로나때 수준까지 높아질 정도로 투자자들의 AI 기대감이 단기에 너무 커졌다는 겁니다. 시장을 볼 때 풍선을 분다고 생각해보면 풍선이 빵빵해질 때까지 분다고 풍선이 바로 터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풍선을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불게 되면 1) 지나가다 누가 우연히 풍선을 건드리거나 2) 갑자기 소나기가 오거나 3) 바람에 날라 온 가시에 찔리거나 4) 본인이 잘못해서 건드리거나 등등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할 때 터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번 주식시장도 기대감이 최대치까지 올라온 상태에서 예상치 못한 경기침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CTA 펀드 대량 매도 등이 주식시장을 급락시키는데 영향을 주었습니다. 앞으로 비슷한 이벤트가 자주 발생할텐데 그때마다 미리 시장 상황을 예상해서 인버스 ETF를 사거나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이번처럼 갑자기 V자 반등을 했는데 반등의 바닥 구간에서 용기 있게 사지 못해서 아쉬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증시가 V자 반등을 하지 않았다면 느끼지 못할 결과론적인 감정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바는 이런 이벤트들을 미리 모두 예상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 2분기 실적 발표 전에 12개월 포워드 PER이 코로나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올 정도로 기대감이 컸습니다 ]

 

이미 증시가 급락하기 전부터 AI 거품론에 대해 말들이 많았습니다. 이 주장들의 핵심은 “투자 대비 돈 못 번다”이고 실제로 2분기 실적발표를 보니 대부분의 기업들이 투자 대비 돈을 못 버는 모습을 보이자 시장에서 가차 없이 주가를 끌어 내렸습니다. 그럼 정말 AI가 끝물일까요? 메타버스처럼 투자만 많이 하고 결국 실패한 사업이 될까요? 메타버스와 AI는 본질적으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건 메타버스와 달리 AI는 전 세계 가장 큰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 입니다. AI에 대한 이들의 접근은 “AI에 대응을 잘 못하면 기업이 없어질 수도 있겠구나”라는 절박한 심정이 느껴집니다. 반면, 신생기업의 경우 “AI 대응을 잘만 하면 내가 빅테크가 될 수도 있겠구나”이며 이들은 올인을 해서 이번 기회를 잡으려 하고 있습니다. 과연 기업의 사활을 건 AI 경쟁을 여기서 멈출 수 있을까요? 돈이 많이 든다고 투자를 줄이고 손 놓고 있을 수 있을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이 경쟁은 자본과 기술이 많은 대형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압도적 경제적 해자를 만들려는 시도이며 생존자와 실패자의 격차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벌어질 겁니다. AI는 끝물이 아니라 아직 한참 남았습니다.

 


[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VC인 세콰이어는 AI 산업에 대해 두번이나 버블을 강조하며 공포를 키웠습니다 ]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I가 장기적으로 좋다고 하니 눈감고 좋은 종목 몇 개 투자해놓고 신경 안 써도 될까요? 이건 사람마다의 성향 차이가 크다고 봅니다. 제가 두번째로 개설한 강의에서 본 강의 시작 전 가장 먼저 말씀드린 내용이 “너 자신을 알라”입니다. 본인의 성향이 이런 단기 변동성을 감내하고 큰 스트레스 없이 장기투자할 수 있다면 AI 버블구간까지 보고 매도 결정을 하셔도 됩니다(이 역시 언제 나와야 할지 강의에서 이미 말씀 드렸습니다). 하지만 이런 단기 조정구간을 대응하면서 계좌를 관리한다면 다른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모든 조정은 “도망가야 할 조정”과 “저가에 매수해야 할 조정”으로 나뉘는데 AI는 도망가야 할 조정은 아직 아닙니다. 만약 대응을 해야 한다면 위에서 언급 드린 PER이 풍선처럼 빵빵해지면 비중을 일부 줄이고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저 역시 6월말~7월초에 빅테크와 AI 반도체 비중을 크게 줄였습니다). 다만, 이런 조정은 저가에 매수하지 못하면 매도한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사거나 아예 놓칠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저도 이런 경험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투자성향이 큰 조정이 나올 때 제 계좌와 투자를 맡긴 고객의 계좌의 변동성을 높이는걸 안 좋아하다 보니 혹시라도 주도주를 일부 팔고 조금 더 높은 가격에 사더라도 아니면 다른 종목을 편입 하더라도 종목 비중 조정을 합니다. 그건 저라는 사람이 그게 편하기 때문입니다. 혹시나 모를 주식에 물려 “비자발적 장기투자”를 피하려 하는 액션이고 이런 경우 저는 스트레스를 크게 받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만약 이런 대응이 불편하다면 메가트렌드 산업 내 대표 종목들은 버블이 올때까지 끝까지 들고 가는게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결정은 “내가 누구인지, 나는 어떤 결정을 할 때 마음이 편한지” 부터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셨으면 합니다.

 


[ 다른 사람을 따라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나는 어떤 행동을 할 때 마음이 편한지부터 생각해보세요 ]

 

2024년 상반기는 주도주가 명확했고 그에 편승만 하면 쉽게 주식을 버는 구간이었지만 하반기는 금리 인하 시작, AI 성장 의구심, 미 대선 등으로 인해 변동성이 계속 커질 겁니다. 이 과정을 거치며 주도 종목이 변할 수도 있고, 고금리때 피해를 봤던 종목들이 강하게 올라오며 AI 종목들이 쉬어갈 수도 있으며, 미 대통령이 누가 되는지에 따라 자금이 수혜를 보는 섹터와 종목에 갑자기 몰릴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걸 우리가 예측할 수 없고 미리 대응하기도 힘듭니다. 다만, 시장의 흐름을 계속 따라가면서 어느 정도 방향성의 감은 잡고 있어야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대응”을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AI라는 풍선이 빵빵해졌으면 비중을 줄이고 잠시 기다리다가 주가 조정이 발생했을 때 몇 번에 걸쳐 매수를 하는 “대응”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지만 1) 시장 흐름을 읽고 2) 방향에 대한 감을 잡고 3) 이벤트에 대응한다는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제가 강의를 할 때마다 채팅방에서 수강생들의 질문에 답을 드리며 시장 흐름을 같이 느낄 수 있었는데 다음번 강의를 개설하게 된다면 그때도 여러분들이 시장의 감을 잡으실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V자 반등을 하긴 했지만 위에서 언급드린 것처럼 하반기 변동성이 상반기보다 많이 커질 겁니다. 투자 시장에서는 살아남아야 다음 기회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한 레버리지나 배팅으로 시장에서 아웃되는 일이 없으셨으면 합니다. 모든 분들의 성공적인 투자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을 남겨주신 멤버에게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응원 댓글로 감사함을 나눠주세요.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