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아끼는 부동산 지식은?
열반스쿨 기초반 - 1500만원으로 시작하는 소액 부동산 투자법
주우이, 너바나, 자음과모음

안녕하세요.
월부학교 밥잘 튜터님 반
밥풀(구 스위밍풀)입니다.
몇 주 전만 해도 걸어 다니면
목덜미에 땀이 흐르곤 했는데
찰나의 가을이 찾아왔고,
제 양손에는 청첩장이 쌓이고 있습니다.
예비 신부인 제 현실 친구이자
초보 월부인인 초린파님(가명)의
현실적인 고민을 들어볼게요.
# 교통, 절대 포기 못해
초린파님과 그녀의 남자친구는
청담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현실적인 고민은
스드메도, 결혼식장도 아닌,
'더 많이 벌 수 있는 내집마련' 입니다.
"청담으로 출퇴근하려면
왕십리(1순위)가 제일 좋은 것 같아.
사당(2순위)도 괜찮은 것 같고,
동대문(3순위) 마지노선 같어.
강동은 멀구.. 길음? 생각 안 해봤구.
영등포구? 너무 힘들 거 같어."
초린파님
일단 왕십리에 살고 싶구나! 생각이 들었고,
아쉽게도 성동구 앞마당이 없는 저는
친구님의 생각이 맞는지
지도로 한번 확인해 보았습니다.
초린파님의 말이 맞았습니다.
영등포구는 다른 후보군에 비해
확실히 물리적 거리가 꽤 멉니다.
하지만, 다 맞지는 않았습니다.
왕십리가 가까운 건 맞고,
천호도 비슷하게 가깝습니다.
지도상으로 장안이 사당보다
조금 더 가까운 것 같지만 비슷해 보이고요.
물리적 거리 파악 끝!
일상의 피로도를 결정하는
시간적 거리도 체크해 볼게요.
오전 8시 반 기준 출발지에서 청담역까지의
대중교통 시간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출발지는 친구가 후보군으로 본 단지들과
가까운 위치에 있는 다른 단지들로 골랐습니다.
초린파님 말이 대체로 맞았습니다.
왕십리 > 사당은 30분 내외로
청담역까지 도착할 수 있습니다.
천호는 시간적 거리는 짧지만
환승 2회라는 피로도가 있고
장안은 물리적 거리 대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장안보다 당산은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고작 5분 차이입니다.
서울에서 꽤 오래 산 제 입장에서는
왕십리, 사당이 출퇴근하기 편하지만,
다른 지역들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청담 출퇴근을 하는데 반드시
성동구, 동작구, 동대문구에 살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답정너처럼 내가 살고 싶은 동네를
정해두는 게 아니라,
출퇴근할 수 있는 지역을 객관적으로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 같은 값이면 가장 좋은 급지
다섯 개 지역에서 고른 단지들이
같은 가치라면 친구에게는 왕십리가
가장 좋은 선택지가 맞습니다.
문제는 가치가 다 다르다는 것이죠.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친구가 고른 성동구 단지를 가보았습니다.
지도로 봤을 때 대충 예상은 되었지만,
성동구라고 말하지 않으면
성동구라고 생각하기 조금 어려운
그런 단지였습니다.
'만약 이 단지의 가치가 좋다면?'
가치 대비 싸다면 투자할 수 있겠죠.
하지만, 제가 살 수는 (live)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출퇴근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는데
지하철역까지 거리도 멀고,
버스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가는 길의 환경이 좋지 못했습니다.
(친구가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린파님은
왜 이 단지를 고른 걸까요?
"일단 영끌하지 않는 선에서
매수할 수 있는 단지 중 유일한 2군이야.
구축이라도 서울은 입지잖아.
구축인데 계단식이고 수리가 잘 되어 있어.
저층이지만 다른 층보다 4천만 원이나 싸.
성동구가 다 올랐는데
아직도 저평가인 몇 안 되는 단지야."
초린파님
당시 중층 최저호가인 10층이 8.8억
초린파님이 고른 저층이 8.4억.
(임의 가격입니다.)
일반적인 중층 VS 저층 가격차를 생각해 봤을 때
진짜 싼 게 맞을까..? 의구심이 들어서
최근 실거래가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저층이 8.2억, 중층은 8.6억에 거래되었네요.
4천만 원 차이였습니다.
당시 서울 시장이 1차로 올랐기 때문에
아마도 초린파님은 상승하는 시장에서
최저 호가인 8.8억보다 4천만 원이 싸니까,
적정 가격 차 인데 수리 컨디션이 좋아서
더 싸다고 느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초린파님의 물건에는 낮게 세가 껴 있었고,
집주인은 앞으로 더 오를 거기 때문에
깎아 줄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열반기초반에서 '환금성' 배운 거 기억나지?
라는 목 끝까지 차오르는 말을 삼키고,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잠.깐.만
우리 실거주... 얘기하고 있는 거 아니었어?
초린파님은 지금 당장 살 곳이어도 좋고,
지금 당장 들어가서 살지 못하더라도,
가치 대비 가장 좋은 자산을 사서
나중에 실거주를 하는 걸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이죠.
이 단지를 정말로 매수해서
임차인이 계약 기간까지 거주하고,
초린파님이 실거주를 하는 미래를 그려볼게요.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날,
그녀는 청담에서 일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초린파님의 남편분이
청담에서 일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둘 다 다른 곳에서 일할지도 모릅니다.
여전히 청담에서 일하지만, 아이가 생겨서
교통보다는 학군지에 살고 싶을 수도 있고요.
내집마련을 꿈꾸지만,
실거주를 하는 이 집이 더 많이 오르기를
바라는 건 당연한 마음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선택의 난이도가 높아진다는 겁니다.
내집마련이면 내집마련, 투자면 투자.
노선을 확실하게 정하는 게
올바른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가치 대비 싸면서 가장 좋은 것
이 단지에 실거주 했을 때의
장단점은 이미 알고 있고,
투자로만 봤을 때, 정말 이 단지가 최선일까?
고민이 들었습니다.
초린파님이 고른 단지에 대해
제가 아는 사실은
1. 서울 2군, 성동구다.
2. 성동구 내에서 선호도가 낮다.
3. 정주 환경이 좋지 않다.
4. 전고점이 9억 대다.(임의)
순간 전고점 9억 대인
서울, 수도권 앞마당 단지들이
머릿속으로 지나갔습니다.
급지별로 하나씩만 뽑아보겠습니다.
2군 비선호 구축은
현재 3,4,5군보다 먼저 상승했습니다.
3군에서 균질성이 좋으면서
가족 수요가 짱짱한 구축은 살짝 올랐네요.
전고점은 2군 단지보다 더 높네요.
4군 1등 생활권에서
평균 이상 선호도를 갖는 구축은
조금 오르다가 다시 꺾였습니다.
5군 1등 생활권인 학군지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구축 단지입니다.
여전히 바닥에 계십니다.
제가 고른 단지들의 가치를 생각했을 때,
현재 초린파님의 2군 단지가
가치 대비 싸다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종종 물건과 사랑에 빠집니다.
그럴 때일수록 어렵지만,
급지보다 단지의 가치를 보려고 노력합니다.
급지는 급지, 단지는 단지,
급지에 대한 편견을 내려놓고,
단지가 가진 진짜 가치를 봐주세요.
위 내용은 실제 상황을 바탕으로
MSG를 많이 넣어서 재구성했습니다.
현실 친구 초린파님에게 말해주고 싶었지만,
제 앞가림도 못하면서 가르치는 것처럼 들릴까 봐
해주지 못했던 말들을 글로 쓰다 보니
다소 길어졌는데요.
정리하면,
1.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최소 기준을 충족하는가
2. 내집마련 VS 투자, 방향성이 확실한가
3. 가치 대비 정말로 싼 가
이 세 가지 질문에 모두 YES라고 답할 수 있는,
내집마련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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