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에게 ‘변화’는 곧 ‘두려움’입니다. 1999년에도 그랬습니다. 당시에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 종말론이 떠돌며 불안이 극에 달했죠. (혹시 기억 나시나요?^^;) 지금 생각하면 헛웃음이 나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시절 컴퓨터 저장 공간은 지금처럼 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연도를 “1999”가 아니라 “99” 두 자리로만 기록하는 경우가 많았죠. 문제는 2000년이 되면 “00”으로 바뀌는데, 이를 시스템이 1900년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금융 시스템이 마비되고, 비행기가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쏟아졌습니다. 물론 아시다시피 그런 일은 결국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기 또 다른 변화도 있었습니다. 바로 인터넷의 폭발적인 보급입니다.
많은 이들에게 인터넷은 기존 산업을 무너뜨릴 위기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제프 베이조스를 비롯한 일부 창업자들은 정반대로 생각했죠. 인터넷을 활용해 아마존과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만들었고, 그 선택은 막대한 부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같은 1999년을 두고도, 누군가는 두려움만 보았고, 누군가는 기회를 발견했습니다.
투자도 다르지 않습니다. 변화가 두렵게 다가올 때, 바로 그 순간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도 큰 변화의 신호가 있었습니다. 바로 오랫동안 유지되던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미국 연준의 파월 의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시사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금리 인하는 ‘경기 둔화를 대비한 선제 조치’라는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그동안 미국 경제는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왔고, 주가도 그 덕분에 상승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경기 둔화가 언급되니, 투자자로서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또 다른 변화가 겹쳤습니다. 바로 최근 미국 주식 시장의 핵심 기업인 엔비디아의 실적 성장세 둔화입니다. 오늘 새벽 발표된 엔비디아의 실적은 매출과 순이익 모두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도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즉, 지금까지는 엔비디아의 높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크게 상승했지만,
앞으로는 그 기대가 불확실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우선 금리 인하와 관련해 과거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1995년과 2019년은 지금과 세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다는 것
그리고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즉, 경기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선제적인 금리 인하는 시장의 랠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과거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불안 요인이 눈에 띄지만 그럼에도 투자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지난 칼럼에서 다룬 것처럼 (미국 주식 AI 버블? 진짜 중요한 건 따로 있습니다),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크게 올랐습니다. 만약 단순히 주가만 오른 것이었다면 거품이라 부를 수 있었겠지만, 실제로는 기대 이상의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상승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가격 상승만으로 “거품”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엔비디아의 사례에서 보듯, 중국 관련 실적의 불확실성은 분명한 부담 요인입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관세 협상 중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주가가 크게 움직이며 출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지금은 투자 난이도가 높은 국면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먼저 내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최근 많이 오른 섹터·테마·산업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미국 주식 시장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주식은 AI·반도체 관련 대형주입니다. 그래서 많은 개인 투자자들의 ETF 포트폴리오를 보면 이들 기업의 비중이 높습니다. 막연히 분산투자를 하고 싶어 3~4개의 ETF를 매수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기술주·반도체 관련 종목을 중복 보유하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특정 기업의 성과에 따라 전체 투자 성과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최근 1~2주 사이에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이 컸다면,
보유 중인 ETF나 개별 주식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은지 먼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두 가지 접근이 필요합니다.
결국 핵심은 단순합니다. 변화는 언제나 두려움과 기회를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1999년, 누군가는 종말만을 외쳤고, 누군가는 인터넷의 미래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금리 인하와 AI 성장 둔화라는 변화 앞에서 우리는 똑같은 선택지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를 두려움으로만 볼 것인가, 아니면 기회로 삼을 것인가.”
투자자로서 지금 점검해야 할 질문은 바로 이 한 가지일 것입니다.
함께 우상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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