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와아앙냥냥입니다.
이번 투자에서 다양한 전세 손님 중 기억에 남는 손님이 계신데요,
바로 5천만원 네고 + 가계약금 100만원을 요청한 손님입니다.
이 사례를 복기하면서 계약과 특약이 왜 중요하고,
협상은 차분히 편익과 비용을 따져봐야한다는 점을 정리해보겠습니다.
투자 후기는 여기로👇
https://weolbu.com/community/1790182
에피소드
일단 시장 상황은 9월이 들어서면서 전세 손님이 줄어들었습니다.
드문드문 집을 보러 오시는 분들이 계시긴 했지만, 계약하겠다고 나서는 손님은 없었습니다.
슬슬 잔금 D-60일이 되어가면서, 저는 잔금을 하려면 좀 복잡한 상황이라 하루빨리 전세계약을 하고 싶었습니다. ㅎㅎ
(가격은 예시입니다)
당시 광고가는 6.7억이었고, 6.5억으로 낮춰서 광고할 주간이 다가왔는데...!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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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님: 신혼부부가 집을 봤는데 마음에 들어하세요, 그런데 돈이 좀 모자르다고 하시는데 혹시 조정 가능할까요?
왕냥: 그럼요 해드리죠 ㅎㅎ 얼마를 원하신대요?
부사님: 6.2억(광고가격-5천만원)이면 좋겠다고 하시네요
왕냥: 네????????????? 6.2억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사장님 그 돈이면 A단지 1층 가서 사셔야죠~~~~
그 가격은 좀 어렵고... 제가 많이 깎아드려도 6.55억정도까지밖에 안될 것 같아요
부사님: 6.5억은 안될까요?
왕냥: 음~ 네 그렇게 해드릴게요
(잠시 후)
부사님: 부모님이 5일 뒤에 집을 보러 오신대요, 그래서 그 때까지 기다려줄 수 없냐고 하는데
그건 안 된다, 집이 마음에 든다면 가계약금 조금이라도 넣으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상의하고서 내일 연락준다고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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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한테 앵커링을 시도하신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5천만원을 깎아달라는 건 과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가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단 가격을 낮춰서 광고할 생각이었고,
어짜피 내린 가격에서 또 깎아줘야하기 때문에 6.5억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도 집 구할 때 엄마가 같이 봐줬으니까,
한 번 더 볼 수도 있겠다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근데, 다음날 부사님이 저에게 얘기한 가계약금이 100만원이었습니다.
갑자기 진담 튜터님의 집 보기 전에 가계약금 넣은 썰이 생각났습니다.
집 보고 마음에 안 들면 비싼 수업료(가계약금) 내고 계약해지하려 하셨다고...
솔직히 100만원 적은 돈 아니지만, 포기할 수도 있겠다 싶은 금액입니다.
저는 가계약금 받으면 집을 못 보여주는데, 이 손님이 계약을 안 했을 때의 리스크가 더 크다고 느껴졌고,
5천만원 네고(2천만원으로 협상) + 추가 집 방문에 이어 가계약금 100만원은
너무 본인의 니즈만 요구한다는 느낌을 받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계약 하실거면 650만원을 다 입금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손님께서는 금액이 부담스럽다고 하시면서 거절하셨고,
부모님이 집 보시면 바로 계약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음날 다른 손님과 계약했습니다. ㅎㅎ
이 과정에서 느낀 점은
1. 협상은 주고 받는 것이다.
제가 전세를 빨리 맞추고 싶어도,
이렇게 막무가내로 본인들이 원하는 것만 요구하는 사람과는 협상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부사님이 중간에서 제대로 중개를 못하신 것도 있는 것 같긴 합니다만
협상하기 싫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일방적인 요구사항이었습니다.
(5천만원 네고 앵커링에서 이미 마음이 닫혔던 것 같습니다 ㅎㅎ)
2. 계약은 법적인 약속이다, 계약/특약에 대해서 무지하면 안 된다.
가계약금(계약금 일부) 얘기가 오가는 동안에,
가계약은 계약이 아니다(본계약이 진짜다),
가계약금 100만원만 포기하면 계약해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정확히는 가계약금이 아니라 계약금의 일부이고, 돈을 넣는 순간부터 계약이 체결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특약에 계약해지 위약금을 계약금으로 명시하기 때문에,
전세손님이 이 특약에 동의한 뒤 계약해지를 원하는 경우 저에게 계약금(6500만원)을 지급해야합니다.
계약과 특약을 제대로 모른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느꼈습니다.
3. 리스크를 헷지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지 않았다
저는 특약에 계약해지 위약금을 계약금으로 명시한다고 했는데요,
6500만원 다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약해지가 더 큰 리스크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1. 적은 금액이 아닌데 정말로 계약해지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약해지를 못한다면 이 손님이 거주를 해야하는데 나와의 관계가 괜찮지 않을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2. 계약해지 하더라도 전세입자 구할 시간을 그만큼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3. 부사님이 브리핑을 잘못한 경우 위약금을 다 받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았습니다.
이제와서 제가 리스크를 헷지할 수 있는 방법이 과연 없었을까 생각해봤는데요
특약에 이렇게 명시하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1. 계약서 작성 전까지 계약금의 일부(550만원)를 추가로 입금하는 경우 임대인은 다른 임차인을 구하지 않는다.
2. 계약서 작성 전까지 임대인은 다른 임차인을 구할 수 있으나, 다른 임차인과 계약하기 전 본 계약의 임차인에게 계약금의 일부(550만원)에 대한 추가 입금의사를 물어본다. 임차인의 거절 후 다른 임차인과 계약하는 경우 임대인은 입금받은 계약금 일부를 반환하며, 본 계약은 무효로 한다.
3. 임차인이 계약해지를 요청하는 경우 임대인에게 지급한 계약금의 일부는 반환하지 않는다.
후기
돌이켜보니, 뭐... 손님께서 요구사항이 좀 많기는 하셨지만
서로 얼굴 붉힐 정도로 무례했던 것도 아니고
투자 과정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작은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분과 계약을 하지 못한 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생각하니 혹시라도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이와 똑같은 사례가 발생한다면
리스크 헷지는 할 수 있으면 해보고,
안 되면 그냥 나중에 집 보고서 계약하자라고 착착 대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ㅎ
혹시라도 이런 사례를 만나게 되신다면 편익과 비용을 따지시되,
그 상황 속에서 나의 리스크를 헷지하면서도 유리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꼭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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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월도프 : 와아 실전경험 나눠 주셔서 감사해요! 이론적으로 배워도 현장은 정말 여러가지 협상이 오고가는군요😵 다음날 계약하셨다니 다행이에요!
소프 : 냥냥님 무사히 계약하셔서 다행입니다ㅎㅎ후기 감사해요🥰
눈꽃7 : 경험 후기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늘 걱정인 전세빼기 경험담으로 인사이트 또 얻어갑니다!!! 조원분들과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키우자 : 와.. 너무 소중한 경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가계약도 계약인데..ㅎㅎ 정말 많은 경우의수들이 있군요.
마이로드 : 냥냥님 전세 계약 넘 축하드립니다❤ 겪으셨던 일화 말씀해주셔서, 있을 수 있는 변수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겠네요! 넘 감사합니다❤
경제부자유 : 경험 후기 감사합니다!!! ㅎㅎ
Sky0807 : 왕냥님 전세계약 축하드립니다. 후기 나눔도 감사드려요. 다양한 변수의 실전의 세계. 하나 배워갑니다~
고든심지 : 이게 5000만원 깎아달라고 했던 분이군요ㅎㅎㅎㅎ 너무 무리하게는 하지 않고 앵커링 효과를 써야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