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책 한 권으로 1500만원 벌었습니다 - 쥬니쥬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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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극단적인 초기 입장
"지나친 요구 혹은 터무니 없는 오퍼를 내세워
상대측의 기대치에 영향을 미친다."
직전 실거래가가 3억으로 찍혔기 때문에
여기서 2000만원을 깎아 제시하는 게
무리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책 내용에 따르면,
첫 제시를 터무니 없을 정도로 해야
상대방을 심리적으로 흔들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니
일단 2000만원을 불러보기로 했습니다.
쥬니: 사장님~ 2.8억 먼저 말씀드려주세요.
부사님: 2.8억은 어려워요.
최근 거래가 3억에 됐잖아요~
쥬니: 그래도 한 번 말씀해봐주세요~
제가 사실 지난달에 다른 매물을 봤었는데
거기가 2.95억까지는 깎아준다고 했었거든요.
근데 그 집이 동이랑 뷰가 여기보다 좋잖아요.
사장님도 아시죠?
그거보다 비싸면 아마 이 집 안 나갈 거예요.
그리고 지난달에 비해 요즘
집 보러 오는 손님 줄어들지 않았나요?
지금 xx단지 입주 때문에 난리인데
여기 가격 더 떨어지기 전에
이렇게 매수자가 붙었을 때 파시라고
매도자 설득 좀 시켜주세요~
부사님: 일단 알겠어요.
사실 지난달에 봤다는 다른 매물과
제가 협상하고자 하는 이 매물이
동과 뷰에 있어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집 보러 오는 손님이 줄고 있으니
조만간 가격이 더 떨어질 수도 있을 거라는 말 또한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진짜 그런 것처럼 프레임을 씌웠습니다.
(손님이 줄었다는 것
사장님과의 대화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무작정 가격을 깎아달라고 할 수는 없기에
매도인이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이유를
어떻게든 꾸역꾸역 찾아 말씀드렸습니다.
2. 무제한의 권한을 부여하지 말 것
"당신 자신, 혹은 당신 대신 협상하는 누구에게든
무제한의 권한을 부여하지 마라."
2000만원을 부르고
10분 정도 기다리자
사장님께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부사님: 쥬니씨, 이분이 2.9억 아래로는
절.대. 안 팔겠다고 하시네.
쥬니: 아 그래요…?
사실 제 남자친구 돈이 같이 들어가는 거라
일단 남자친구랑 다시 이야기해볼게요.
네.. 남자친구는 없는데요^^
이 협상의 결정권자가 제가 되는 순간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기 때문에
가상의 남자친구를 만들어
협상의 결정권을 부여했습니다.
사실 첫 번째 협상에서 이미
제가 목표했던 매수가를 달성해버렸습니다.
(처음에 3000을 불러볼 걸… 이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그래서 이때부터는 진짜
제가 여기서 금액을 더 깎으면 깎을수록
2호기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할 수 있다는 생각 하나로
최선을 다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협상을 이어나갔습니다.
3. 수신자가 되지 말고
발신자가 될 것
"누군가 당신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일단 끊고 준비가 되었을 때 다시 전화를 걸어라."
그리고 그렇게 남자친구를 핑계로
전화를 끊음으로써
저는 전화를 “받는” 사람이 아닌
전화를 “거는”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어떤 통화에서건 전화를 건 사람,
즉 발신자가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합니다.
전화를 받는 수신자는 항상
상대방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 모르는
무방비 상태로 이야기를 듣게 되기 때문입니다.
전화를 끊고 일단 심호흡부터 한 뒤
어떻게 말할 것인지 천천히 고민하고
사장님께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쥬니: 사장님, 남자친구가 2.85억 아니면
절대 안된대요. 저희가 돈이 많이 없어서…
전세도 생각했던 거에서 500 낮춘 데다가
보일러 교체까지 하게 됐잖아요.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투자금이 많이 들어서요ㅠㅠ
2.85억으로 한 번 더 말씀해주세요.
당시 저는 예비 임차인을 먼저 구해둔 상황으로,
현재 네아버부동산 최저가로 나와 있는 전세 물건보다
가격을 500만원 낮추고
보일러 교체까지 해주겠다는 조건으로
세입자를 구해뒀는데요.
이렇게 원래 생각보다
투자금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유를 들어
“남자친구가” 더 깎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약 1시간 정도 연락이 없다가
부사님께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부사님: 쥬니씨, 2.85는 안되고
내가 잘 말해서 2.87까지는 만들었어요.
이 가격이면 진.짜. 잘 나온 거예요.
쥬니: 아 남자친구가 2.85 아니면 안된댔는데..
제가 다시 이야기해보고 연락드릴게요.
사실 여기서 이미 제 목표 매수가보다도
300만원이 더 깎였기 때문에
입이 귀에 걸려 있었지만
사장님께 절대 티내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남자친구 핑계를 대고 전화를 끊으며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솔직히 2.87이면 너무 괜찮은데?
이대로 가버려?'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아니야… 내가 100만원, 200만원 모으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한번만 더 해보자.'
라고 생각하며
2.85를 다시 한 번 불러보기로 합니다.
4. 절대로 옵션 없이
협상에 들어가지 말 것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경쟁하게 만들 때마다
그 가치는 더욱 올라간다."
여기서 제가 소유하고 있는 건 돈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돈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저에게 다른 옵션이 있어야 했습니다.
사장님께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쥬니: 사장님, 남자친구가 양보를 안해주네요..
저도 이 가격이면 진짜 괜찮다고 생각하는데ㅠㅠ
사실 저희가 보고 있는 단지 중에
C랑 D단지도 있었거든요.
거기가 여기보다 덜 좋은 거 알지만
사장님도 아시다시피
거긴 더 적은 돈으로 투자할 수가 있어서요.
남자친구가 이번 투자에
돈을 많이 쓰고 싶지 않다고 해서
아마 이거 200만원 더 안 깎이면
C나 D단지 쪽으로 갈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말씀 한번만 잘 부탁드려요.
저는 꼭 이 단지 사고 싶어요ㅠㅠ
대신 제가 조금이라도 성의표시를 해서
계약금을 10%보다 더 드릴 수 있다고 해주세요.
C단지와 D단지는
사실 안중에도 없는 단지였습니다.
하지만 부사님께서는 이 지역의 시세를
잘 알고 계실 거고,
이 두 단지가 적은 투자금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알고 계셨을 것이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2.85억을 제안하기 위해
다른 옵션이 있는 것처럼 얘기했습니다.
(원래는 실제로도 다른 옵션이 있어야 했는데
제가 너무 한 단지만 보고 있었더라고요.)
그리고 저도 이 협상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티를 내고 싶어서
계약금을 좀 더 많이 드리겠다는 이야기도
같이 전했습니다.
5. 상대방이 이 협상에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투입하도록 할 것
"최후통첩에서 승리하는 열쇠는 항상
상대방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게 만드는 것이다."
저는 이 협상 과정에 있어
계속해서 남자친구 핑계를 대면서
전화를 끊었다가
적당한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사장님께 전화 걸기를 반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벌써
꽤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요.
부사님과 매도인의 입장에서는
저와의 협상에 시간과 에너지를
이미 많이 들였기 때문에
이 협상이 결렬되기를 바라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이 물건을 안 사겠다고 해버리면
지금까지 들인 시간과 에너지가
모두 물거품이 돼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또 1시간 정도가 지난 뒤
사장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부사님: 쥬니씨 2.85억에 해줄 것 같아요.
좀 이따 예비 임차인분이
집 한 번 더 보러 온다고 하셨어요.
그것만 확인하고 나서
둘 다 가계약금 보내는 걸로 해요.
쥬니: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저는 3억이라는 호가에서 시작해
목표 매수가였던 2.9억보다 500만원이나 싼
2.85억에 최종적으로 1호기를 매수할 수 있었습니다.
<본>
협상의 기술
1. 극단적인 초기입장
2.무제한의 권한을 부여하지 말 것
3. 수신자가 되지 말고 발신자가 될 것
4. 절대로 옵션 없이 협상에 들어가지 말 것
5. 상대방이 이 협상에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투입하도록 할 것
<깨적>
처음에는 용기를 가지고 터무니 없는 가격을 던져본다.
→ 집을 볼 때 굉장히 꼼꼼하게 본다. 사장님과의 대화에서 협상 카드를 찾아본다.
나의 협상 카드를 쉽게 꺼내지 않는다.
→ 지금까지 협상 카드를 너무 빨리 꺼낸 듯. 더 끈질기게 해보고
안되면 협상 카드 꺼내기
끈질기게 매달린다.
→ 협상을 할 때 1-2번 해보고 목표매수가 안되면 포기했는데
될 때까지 매달려본다.
댓글
부꿈님 빠이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