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무게를 바위처럼 느끼며 살았다. 

더구나 남의 돈을 빌리는 대출은 무너진 바위더미 속에 눌린 느낌으로 받아들였다.

대출은 늘 무섭고 멀리하고픈 존재였다.

 

첫 집을 마련할  시기(2010년 경)에는 박근혜 정부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TV광고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라고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나왔던 기억이 나는데, 너무 오래되어 가물거리긴 한다.

그 때 나는 “저 광고 미쳤다. 온 국민을 빚쟁이로 만들려고 작정했구나. 난 갚을 능력도 없어서 빚은 못냈다”라고 했었다. ㅎㅎㅎㅎㅎㅎㅎ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기 그지없다. 

돈 벌 능력이 없어서 대출을 못냈던 것도 사실이지만, 정말 난 그때 용기를 냈어야 했다. 

 그 당시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에 대구 시내 여기저기를 돌아다녔고, 

DTI, DSR 은 듣지도 못한 채, LTV만 보고 얼마든지 대출을 내준다는 부동산의 권유마저 다 뿌리치고, 

내가 가진 현금 만으로, 오직 그 현금 만으로 살 수 있는 집을 골랐다. 오 마이 갓!!!

 

몇년 후 대구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을 때, 나는 정말 후회했다. 대출이 싫었다면, 전세를 끼고라도 샀어야 하는데… 나는 레버리지의 개념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었다. 

 

이후 아파트 분양권을 얻게 되고 집단대출을 받았다. 

준공 후 대출 전환을 신청할 때, 나는 다시 이 놈의 대출이 너무 무서웠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시기는 금리 인상기에다, 집값이 본격적으로 하락을 향해 출렁이던 22년이었다.

대출을 갚을 생각만 해도 잠이 오지 않아, 나는 다시 전세를 주고, 부모의 돈을 빌려 대출을 갚아버렸다. 

그 대가로 전세를 너무 싸게 내주고 말았다. 

지금이라면 대출을 일으켜 입주장을 버텼을 것이다.

 

이번 강의를 들으면서 대출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확신의 상태로 나아갔다.

맞다! 돈은 가볍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가치가 떨어진다. 

아이스크림이 더위에 녹아내리듯. 시간 속에서 돈의 무게는 녹아내린다. 

레버리지의 개념을 확실히 배운 거 같다.

 

사실, 주담대는 어느 정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마이너스 통장과 신용대출의 차이를 알지 못했다.

DTI, DSR 도 정확히 몰랐고, 그저 대출 잘 안해주는 제도 정도로 알고 있었다.

은행에서 해주는 대로 받았을 뿐이다. 

하지만 이번 강의에서 대출과 관련된 복잡한 개념을 잘 설명해주셔서 아주 확실히 정리가 되었다.

강의를 듣고 나서, 나는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에 내가 마이너스 통장과 신용대출을 얼마만큼 어느 정도의 금리에 낼 수 있는지 확인해 봤다. 내가 이 정도의 마통을 개설할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조만간 마이너스 통장을 하나 뚫을 생각이다. 야호!  

 

대출은 어쩌면 약을 닮은 거 같다. 

아플 때 약을 먹고 아픈 곳을 고친다.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지만, 나을 것을 생각해서 적절하게 복용한다. 

대출도 분명 부작용이 있고 감내해야할 고통이 있겠지만, 

적절하게 사용하면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유용한 수단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하여, 이제 나는 대출과 좀 친해져 보려한다. 

 

그 다음으로 지역 선정과 종잣돈 및 소득 확인, 예산 작성 등을 자세히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주택을 소유한 상태라 대출 계산에서 변수가 있는 것 같다. 

무주택자가 주택을 마련할 때와 유주택자가 대출을 일으키는 게 많이 다른 것 같다. 

하여 나는 일단 갈아타고 싶은 지역을 선정하고, 

헌집 처분을 통해 종잣돈을 마련한 뒤, 다시 대출 공부를 해야할 것 같다.

 

너나위님이 제공해준 강의안을 보면서 복습을 하고 있다.

특히 지역 선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아직 어디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지만, 

남은 강의를 통해서 조금 더 공부하다 보면 조금 더 선명하게 목표물이 보이리라 기대하며 강의 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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