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 : [148] 초반엔 명분을, 후반엔 확신을_기준점 협상법
아파트 투자자 새벽보기 블로그입니다.
오늘은 [129] 글에서 이야기드린
기준점 물건을 통한 협상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방법은 내가 매수, 매도할 때
늘 사용하는 방법이다.
초보자분들은 막바로 사용하긴 어렵지만
기본 원리부터 익히고 천천히 응용하면
실전 투자에서 잘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협상법_기본원리
나는 구매 직무를 10년 이상 했다.
10년 내내 네고만 열심히 해왔다.
네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 상대방의 관계이다,
내가 갑이고 상대가 을이면 협상하기 편하다.
매수자 우위 시장이 그런 것이다,
내가 을이고 상대가 갑이면 협상하기 힘들다.
매도자 우위 시장이 그런 시기이다.
하지만 우리가 투자를 하면서
늘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 투자할 순 없다.
그리고 매수자 우위 시장이라는 것이
명확히 정해져있지도 않다.
시장은 살아움직이는 생물이며
매수자우위, 매도자우위를
매일, 매 지역마다 미묘하게 넘나든다.
따라서 부동산 협상에서 첫번째보다 훨씬 더 중요한 두번째는
상대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정확하게 + 많이 알고 있냐는 것이다.
사장님에게 서글서글하게 인사하고
이런 저런 질문을 해야하는 이유
점유자와 괜히 친해져야 하는 이유
공동중개 사장님에게도 말을 잘 붙여야하는 이유가
모두 정보를 얻기 위함이다.
부동산 사장님은 정보를 알고 있다.
매도자도 자기 상황을 알고 있다.
점유자도 자기 상황을 알고 있다.
나만 모른다. 그렇기에 정보를 알아내야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 정보 비대칭 시장에서 내가 무슨 수로
가격을 깎아달라고 할 것인가.
특히 직접 매도자와 협상하지 않고
부동산 사장님이라는 대리인을 설득하여
대신 협상을 해야하는 부동산 협상의 특성상
깎아줘야할만한 이유를 찾아내는 것은 중요하다.
떡 줄 생각 없는 상대에게
떡 달라고 떼써봐야 아마추어 취급을 받을 뿐이다.
기준점 협상법
기준점 협상법은 기준점 물건을 통한 협상법이다.
기준점 물건이란 [129]번에서 설명했듯
여러 투자 후보 물건 중에서 소거법을 이요해서
뽑은 1등 물건을 말한다.
이 기준점 물건은 내가 뽑은 1등 물건이다.
나는 이 1등 물건을 가지고 부동산 사장님과
바로 목표 매수 가격까지 협상하지 않았다.
나는 부동산 사장님들이 협상에 들어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이해하고 있다.
물건지 사장님들은 매도자에게 가격을 깎아달라고 하는 것은
매도자가 기분 상해서 물건을 거둬들일 수도 있는 리스크를 안고
협상에 들어가는 것이다. 물건지가 아니라도 평판이 중요한
부동산 중개사의 특성상 정말 살 마음이 있지 않은 물건들은
협상을 하지 않고 네고룸(어느 정도 네고 가능한지)까지만 파악한다.
초보 땐 1등 물건을 찾고 네고룸 파악하고 나서
이 물건을 킵해두고 2번째 1등 물건을 찾으러 갔다.
그 이유는 협상의 기본 원리 때문이었다.
1개 물건을 가지고 협상한다면
어떻게 찾은 1등 물건인데
물건 날라갈까 무서워서
협상을 과감히 걸기가 어렵다.
따라서 나는 무조건 1개 물건을 더 찾았었다.
그리고 초보자땐 2개 중에서 협상을 걸어서
내게 더 유리한 조건으로 매수했었고
그리고 실력이 늘어나자
첫번째 1등 물건은 기준점 물건으로 삼고,
2번째 3번째 1등 물건들의 비교물건이 되었다.
어떻게 활용하느냐.
2번째, 3번째 물건 후보들을 만들었다면
이제 협상에 들어간다. 협상에 들어갈 때
1번 물건의 존재를 2번째 물건 사장님에게 말한다.
정확한 물건 정보가 유출되면 내게 좋을 것은 없으므로
(부동산 사장님과 정보 대칭을 이룰 필요 없다)
개략적으로 사장님께 말하는 편이다.
'사장님, 제가 이 근처 어디 단지에 물건을 하나 찾았어요.
그 물건은 이 물건보다 조건이 좋거든요. 근데 전 사장님 물건이 좀더 좋아서요.
사장님이 이런 정도까지 해주시면 저 이거 살거 같아요.'
라며 부동산 사장님께 제안한다.
단순히 깎아달라고만 하지 않는다.
해당 물건의 상황을 활용하여 네고할만한 이유를 제공한다.
물건의 상황이란 기본집, 수리 상태, 급한 잔금 상황, 급한 매도자 상황
세입자 퇴거 사유 등 다양하다. 이 이유를 알고 사장님께 네고 이유를 제공한다.
'사장님, 이 물건 기본집이라 최소 3500 수리비 들어요. 이거 샤쉬까지 하면
5000도 나와요. 제가 돈이 없어서요. 최소 4000은 네고 되어야 살 수 있어요 ㅠㅠ'
'사장님, 제가 취득세가 12프로라서요. 이거 10억짜리 취득세하면…. 차마 말이 안나오네요.
사장님께서 과감하게 네고해주시면 저도 이거 꼭 살게요.'
'사장님, 이거 낮은 층이잖아요. 이거 저기 10층 물건보다 싸야해요.
보통 3-4천은 싸잖아요. 저번달 실거래도 10층 대비 5층은 3천 쌌어요.
10층 물건에서 4천은 깎아주세요. 깎아주시는거 저 그거 수리할게요.
수리 깨끗하게 해놓으면 사장님도 전세 빼기 쉬우시잖아요! 깎아주세요 쥬륵 ㅠ'
사장님도 매도자에게 말할 ‘명분’이 필요하다.
일 잘하는 사장님들은 알아서 그 명분(이유)를 찾기도 하지만
위와 같이 내가 그 이유를 찾아서 제공해주면 사장님들이
훨씬 수월하게 네고를 진행할 수 있다.
그렇게 두번째 1등 물건이 네고되면
다시 또 기준점 물건(첫번째 1등 물건)에 가서 네고를 한다.
이렇게 1번 네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2번, 3번 네고를 한다.
나는 네고를 할 때 현장을 떠나지 않는다.
매도 계좌가 나오든 매도가 불발되든
끝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2번, 3번, 4번 네고를 시도한다.
2개 물건 중에 혹은 3개 물건 중에
어떤 물건이 더 많이 네고될지 모른다.
우린 매도자의 정확한 심리는 알지 못하므로
여러 물건을 가지고 매도 확률 게임을 하는 것이다.
아묻따 협상법
내가 유난히 정보를 구하고
정통 협상법에 익숙한 것은 직업병인 탓도 있다.
반드시 누구나 이렇게 할 필요는 없다.
사실 부동산 협상에서 아무 정보 없이도
네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아묻따)
그냥 네고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최소한 3개 정도는 매수 후보가 있어야한다.
이 방법은 너바나님께서 예전에 이야기하신 것으로
고수에게도 초보에게도 어찌보면 효율적인 방법이다.
이거저거 정보 취득 안하고 피곤하게 신경전 안하고
깔끔하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장님에게 ‘이거 1-2천만원 깎아주시면 살게요’ 하고 말하고
사장님이 머라하든 안듣고 그냥 부동산 사무실 나가면서
‘깎이면 연락주세요’하고 나온다.
그럼 3개 중에 하나 정도는 어느정도는 깎일 수도 있다.
그 중에 급한 사정이 있는 매도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초보자들은 오히려 협상 관점에선 이 방법이 더 쉬울 수 있다.
물론 3개 이상의 매수 후보 물건을 구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긴 하다 ㅎㅎ
협상 후반전 노하우
부동산 사장님과 협상을 할 땐
단계별로 접근해야한다.
아까 기준점 협상에서 ‘명분’을 제공하면서
협상 전반전을 치뤘다면
어느정도 가격이 깎이는 윤곽이 나온다면
이젠 협상 후반전으로 가야한다.
내가 3천만원 네고를 원했는데
매도자가 2천만 해준다고 완강하게 나오면
3천을 다 채울 순 없다.
그럼 추가적으로 협상 과정에서 나온 논리를 가지로
협상 후반전에 들어가서 한두번 더 깎아야한다.
이때 해야할 것은 사장님께 ‘명분’도 ‘명분’이지만
‘확신’을 줘야한다.
좀 더 깎이기만 하면 산다는 ‘확신’ 말이다.
따라서 내가 원하는 만큼 깎이지 않더라도
사장님께 용기를 줘야한다.
'사장님 이거 이런 논리로 한번만 더 깎아주시면
저 바로 계약금 쏠게요! 진짜요. 저 어디 안가요. 이 앞에 있을게요.
한번만 매도자에게 말해주세요.'
라고 말하면 사장님이 매도자한테 전화해서 이렇게 말한다.
'사장님, 이거 좀만 더 깎아주시면 매수자가 진짜 바로 계약금 쏜대요.
한번만 잘 고려해봐주세요.'
추가적으로 더 통할지 안통할진 모른다.
다만 내 경험상 500을 네고해달라고 하면 100이나 200은 해줬던 것 같다.
협상 후반전에선 이렇게
마른 수건도 쥐어짜는 전략으로
사장님께 ‘확신’을 주면서
추가 네고를 들어가야 한다.
나는 이런 추가 네고분으로
보통 가족들 선물을 사거타
여행자금을 썼던 것 같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번 더 노력하는 자에게
뜻밖의 선물이 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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