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망구] 1년 간 3명의 임차인 만나며 깨달은 예측의 무의미함

  • 23.07.19

1년 간 3명의 임차인 만나며 깨달은

예측의 무의미함



안녕하세요 망구입니다.


저는 굳이 따지자면 계획형 인간에 가깝습니다.

삶의 시간, 자원, 벌어지는 일들을

통제할 수 있고, 예상가능 범위 안에 두어야

두 발 뻗고 잘 수 있는 사람에 가깝죠.


이런 저는 몇년의 시간동안 투자를 해오며

매 순간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을 마주했습니다.


그 중 저에게 투자가

'예측불가한 영역' 이자

'대응의 영역' 임을 온 몸으로 알게 해준

투자경험과 그로부터 나온 깨달음을 전하려 합니다.




예측불가1. 전세 대출 규제


2021년 가을,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전세는 신고가로 내놓으면 나가는 분위기였고

중소규모 입주가 있기는 했으나,

전체적으로 전세가 부족해

걱정할만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이전까지 단 한 번도 전세 빼는 데

애를 먹은 적이 없던 그때의 저는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될 것이라 생각하며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런 "전세대출규제"를 시작으로

지역에 전세가 빠르게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입주물량도 폭탄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주변 부동산에 전화를 돌리면

'손님이 없어요' 라는 말만 메아리처럼

돌아올 뿐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스트레스가 매우 컸습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예측불가2. 첫 번째 임차인의 계약 파기 요구


결국 잔금까지 전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고

대출로 매매잔금을 치르게 됩니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몇 주.

기적적으로 임차인을 구했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인상 좋으신 중년의 부부였고,

너무나 순조롭게, 심지어 원하는 가격으로

전세계약을 진행합니다.


'드디어 계획대로 되는구나..' 싶었죠.


그렇게 임차인의 입주일만을 기다리던 어느날

부동산 사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임차인이 입주가 어려워졌으니

혹시 계약금을 돌려줄 수는 없느냐는 말씀이었어요.


저는 그렇게는 어렵고 계약을 파기하고 싶으시다면

계약금을 포기하셔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임차인은 저에게 직접 전화를 하셔서

저를 비난하기도 하고,

저에게 빌기도하고, 화를 내기도 하며

계약금을 돌려주길 요구하셨습니다.


아빠뻘 되는 분을 상대하려니

마음이 어렵고 속상했습니다.


그렇게는 어렵다고 반복적으로 말씀드렸고,

결국 임차인은 입주는 못하지만 전세잔금은

진행하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손해는 없었지만, 여전히 임차인을 구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마음이 불편한 건 잔금을 치른

임차인분이겠지만, 하나의 투자건이 마무리되지 못한 채

몇 달을 질질 끌고 있는 이 상황에

저도 적지않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계획한 대로 되지 않은 데'

에 대한 스트레스였죠.






예측불가 3. 또 나가신다구요 ..?


그 사이 전세시세는 기존 전세금보다

낮아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몇 개월,

급히 입주해야 하는 임차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전세금도 기존보다 500만원정도

돌려주는 선에서 새 임차인을 맞출 수 있었는데,

이것만으로도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전세계약을 하고,

몇 달 후 입주까지 무사히 마치게 됩니다.

그렇게 한 건의 투자가 마무리되는구나 싶었습니다.


'드디어 계획대로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두 달쯤 지났을까요?

부동산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임차인이 발령이나 이사를 가야 한다는 전화였습니다.

이 건의 투자로 여러 번의 '예측불가함'을 경험했지만

반복되는 예측불가한 상황에 또 한 번

스트레스는 커져갔습니다.


임대인인 저에게는 임차인의 계약기간까지

보증금을 돌려드려야 할 의무는 없었지만

모르는척 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다행히 계약의 의무에 대해 잘 알고계시는

임차인이 적극적으로 행동해주셔서

다시 새로운 임차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 일어난 여러 일들의

조건을 협상하고 조율하는 일들은

스트레스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때는

투자에서 예측할 수 없는 일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

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깨달은 후라

조금은 초연하게 상황을 해결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나의 물건에서만

1년간 3번의 전세계약을 하고,

3명의 임차인을 만나며 깨달은 것이

참 많습니다.






깨달은 것 1.

모든 것을 예측하고

통제하려고 하지 마세요.

가능하지 않습니다.


임대차 3법

취득세 / 양도세 중과

금리 인상

전세대출규제

임차인의 갑작스런 퇴거

.

.


투자를 하면서 제 생각대로 이루어진 것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훨씬 많습니다.


그리고 그 일들은 저의 투자 유/불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외부적 변화가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상황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왜 내가 시작하려고 하니까'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남는게 없는거 아닐까'


라고 생각하며 내가 통제하지 못하는 것들을 탓하며

불안한 마음으로 가득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얼마간의 시간을 버티며 상황을 마주하다보니

이런 일들은 투자하며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투자에서 의미있는 결과물을 만드는 사람은

상황을 탓하고 그대로 멈추어 버리는 사람이 아니라

상황을 받아들이고 '꾸준히 돌파하는 사람'

이라는 것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불행이 찾아오기 때문에

때로는 예상치 못한 행운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만약 어떤 일이 예상한 대로 되었다면

행운이 나에게 있었다고 생각하는게 좋습니다.





깨달은 것 2.

철저히 '문제해결'의 관점으로 보시고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마세요.


문제가 발생하면

투자로 돈 벌기 위해 필연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직장에서 월급을 받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일들을 떠올려보세요.


투자로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벌기를 기대한다면

더 많은 문제해결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요.


'짜증난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라는 감정을 담기보다


철저히

'어떻게 해야 문제를 해결할까'

라는 관점으로 드라이하게 상황을 바라보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하면 됩니다.


투자는 예측할 수 없고, 대응해야 하는 일 입니다.




깨달은 것 3.

정확한 계약을 하고

중요한 결정은 문서화 하세요.

나를 지켜주는 것은 문서 뿐입니다.


예측 불가한 상황 속에서 투자자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문서화 하는 것' 입니다.


부동산거래는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결정된 사항이 번복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

돈이 오가기 전에 계약 조건을 명문화 하는 것,

정확한 명의로 돈이 오고가는 것,

사진으로 증거를 남기는 것 등


나를 지켜줄 수 있는 문서를

정확히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장님과의 관계가 껄끄러워 질까봐,

매도자 or 임차인이 계약을 하지 않을까봐

얼렁뚱땅 계약을 해치워버리면 안됩니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 속에서

나를 지켜주는 것은 문서 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꼼꼼하게 필요한 내용들을 챙기시길 바랍니다.





계약이 마음처럼 안되고,

자꾸만 물건을 놓치고,

투자를 고려한 물건의 호가가 몇 천씩 올라가는

예측불가한 상황 속에서 스트레스 받는 분들이

많이 계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투자는 원래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저 내게 주어진 투자 숙제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 속에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라고

받아들이시고 꾸준히 투자물건을 찾고

지켜가시길 바랍니다.


그러다보면 예측 불가한 행운이

언젠가 내 눈 앞에 놓일 날이 있을지 모르니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는개비
23. 07. 24. 02:41

망구님😄😄 받아들이고,행동하는것에 중요함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정이 앞서는 사람에겐 너무중요한 칼럼이예요☺️ 항상 건강하시길 빌어봅니다🙏🙏

일인쟈
23. 07. 24. 23:13

너바나님의 수영하는법배우기가 생각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조천꾸
23. 10. 26. 21:23

좋은 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