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임장이란 단어를 처음 접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아파트 단지와 동, 호수의 매물을 보는 것과는 다르게
동네의 전체적인 입지와 분위기 등을 파악하기 위해 하나의 지역구를 정하고 동선을 짜서 다녀오는 것을 뜻한다.
열기반 시작하고 처음으로 팀원들과 가는 임장이라 들뜨고 설레기도 했다.
청량리역 3번출구에서 시작해서 동대문구의 개발 중심에 있는 핵심 상권과 교통(롯데백화점/마트/총 3개 지하철노선 환승역 및 기차역)을 정면에서 보며 천천히 장안동을 지나 이문동 재개발 구역을 돌아보고 마치는 코스로, 걸어가는 동안 도매시장, 수산물시장을 지나면서 시장이 크고 오래되어 이용객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청량리역사 뒤쪽으로 신축 오피스텔과 건설된 아파트 단지가 새 것 느낌 그대로, 입주민들에게 아침을 제공한다는 호화 아파트 단지를 보면서 건너편에는 작은 구축 아파트 단지도 발견했다.
대장아파트 삼성 래미안을 지나며 여기가 왜 대장일 수 밖에 없는지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상 핵심적인 대중교통의 요지인 청량리역과 가까운 대단지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아파트 단지 근처로 중학교와 초등학교가 위치해서 젊은 인구가 많았고, 옆에 넓은 공터는 도서관 부지로 나중에 완공될 도서관이 기대됐다. 장안동사거리는 퇴근길 매일 지나가는 곳으로, 상대적으로 구축에 단지, 세대수 적은 답십리 대우 아파트는 신축 대단지와 가깝고 초품아여서 수요가 유지되고 있었다. 장안동은 전체적으로 지하철역의 부재가 가장 아쉽고, 장한평역의 위치가 달랐으면 어땠을까 하는 의견들이 있었다.
급격한 경사의 언덕을 오르니, 배봉산 공원 입구가 나왔다. 산책하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맞은편 아파트 단지에는 상가에 나름 큰 학원가가 조성되어 있어 나름의 수요를 견인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곳을 지나면서부터는 규모가 크거나 신축의 아파트 단지가 잘 보이지 않았고, 지역내 가장 수요와 개발이 적은 곳임이 한눈에 느껴졌다. 큰 마트, 병원 등이 보이지 않았고, 빗물펌프장과 인근에 중고등학교가 모여있는 지역이 나왔다.
외대앞역 쪽으로 향하면서 이전과 다르게 신축 브랜드 아파트 단지들이 웅장하게 조성된 것이 보였다. 이전에 많이 낡았던 외대앞 거리가 조금씩이지만 빌딩 하나씩 새로 지어진 것을 보면서 차근차근 변화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 외대를 지나 쭉 이어진 길가에는 양쪽에 큰 아파트 단지가 있었는데, 거리가 멀어질 수록 인프라가 적고 사람들의 선호도가 낮아짐을 예측했다.
십년 넘게 살아온 곳이지만 가보지 않았던 동네 구석구석까지 직접 걸으며 두 눈으로 느끼고 확인할 수 있어 무척 의미있는 경험이 되었다. 사는 동네라는 친숙함과 상대적으로 서울 타 지역구에 비해 덜 높게 책정된 가격들로 동대문구 투자만을 생각했는데, 거주민의 선입견에서 벗어나 조금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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