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1호기를 계약을 하면서 그 계약이 위험한 계약인 것을 알고 Q&A에 도움을 요청했었습니다.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아찔한 순간들이었지만, 지금까지 어떻게 대응을 해 왔는지 혹시나 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후기 글을 남겨봅니다.
여러 분들께 문의 드리고, 월부 Q&A에도, 또 로톡을 통해 변호사 상담도 받아보니 제가 한 계약은 생각보다 위험한 거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상담을 받고 어찌저찌 여러차례 부동산 사장님과 연락을 취했는데요, 부동산 사장님께서 중도금 일정을 조율하여 잔금치치 않는 선에서 계약을 진행하겠다 협상을 해보겠다 말씀하셨어요. 그렇게하면 대출 이자를 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 혹해서 그래볼까 싶기도 했는데요, 사장님께서 계약일 바로 전날 지금까지 얘기했던 이 사항들을 매도자분께 하나도 전달을 안했다고 계약 당일에 매도자와 당사자들이 협의하라고 문자로 통보를 하시더라고요.
계약일에 남편과 같이 계약 장소로 가는데, 모든게 정리되었다고 생각하는 남편에게 어떻게 말을 꺼내야하나 고민하다가 털어놓았더니 남편은 우리가 계약금을 손해보더라도 이 계약을 해지하자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더라고요. 저도 이번 계약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지라 차라리 그게 낫겠다 생각하게 되었고요. (한편으로는 매매가가 상승하는 추세였기에 매도자분께서도 매도를 취소하고픈 의향이 있는 걸 알고 있었기에 어쩌면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도 있겠다는 희망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계약금을 포기하는 걸로 마음을 굳히자 오히려 발길이 가벼워졌어요.
그래도 한켠에는 아까운 이 계약을 유지하고픈 마음이 있어서 부동산 사장님께는 "남편이 이 계약 안하겠다고 해서 저흰 계약을 못할 것 같다. 그런데 사장님께서 잘 조율해주시면 계약이 될 수도 있으니 좀 부탁드립니다"라고 문자를 남겨놓았어요.
계약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저희에게 부동산 사장님은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저희에게 제안하셨고, 저희는 저희에게 가장 덜 위험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던 “소유권 일찍 가져오기”를 요청드렸어요.
매매가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 매도자분은 흔쾌히 계약 취소를 하자고 하실 줄 알았는데, 매도자께서는 자금 상황이 급하신지 가계약과 같은 일정으로 대금을 받으시길 원하셔서 일정대로만 대금을 받을 수 있다면 괜찮다고 저희의 입장을 이해해주셨고 왠만한 요청을 다 들어주셨습니다.
잔금을 치르려면 저희도 DSR 때문에 2금융권에서 받아야 했는데, 다행히 부동산 사장님께서 1억을 빌려주시고 차용증 형태로 매도자분이 2억을 남겨주시고 퇴거일에 돌려드리는 것으로 정리해서 잔금 부담을 많이 덜 수 있었습니다. 로톡에서 상담받을때 차용증이라는 형태를 처음 알게되었는데, 이게 이렇게 쓰이게 될 줄은 몰랐어요. 모든 상황을 부동산 사장님과 소통을 했는데, 이걸 이렇게 활용을 해주시더라고요. 부동산 사장님 대출은 저희는 요청하지도,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제안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우역곡절 끝에 계약 해지를 하러 갔다가 결국 모든 분들께서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씀해주신 소유권을 일찍 가져오는 것으로 계약을 마무리 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잔금 일정이 빠듯해서 대출이 과연 나올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은행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출을 실행하던 시기였기에 빠르게 잔금을 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잔금일에 전세도 셋팅할 수 있었고, 전세입자분께서 현금 여유가 있으신 분이라 전세 중도금을 주실 수 있는 분이라 매도자 퇴거일에 드려야하는 2억을 전세입자분의 중도금으로 해결할 수 있게되었습니다(매도자 퇴거 후 수리가 필요한 상황).
매도자분은 정말 신사이시고, 괜찮은 직장도 가지고계시고, 건실하게 보이는 분이었기에 소유권을 빨리 가져오지 않아도 별 탈 없이 계약이 마무리될 수도 있겠다 싶긴 했는데요, 남편의 한마디가 마음에 담기더라고요.
“사람이 나쁜게 아니라, 상황이 그 사람을 나쁘게 만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캐피탈 대출까지 끌어쓰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알게된 이 매도자분이 집 담보 외에 소소한 금액이지만 부모형제, 그리고 마통까지 최대로 끌어썼다는 점.
부동산에선 정말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매수를 통해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이런 것들을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하는지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다사다난 했지만 이렇게 잔금을 치며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게 많은 것들을 알려주신 튜터님, Q&A에 답변해주신 선배님들, 그리고 동료분들께 어떻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ㅠㅠ
저도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여러 방면에서 동료들, 후배님들을 도와드려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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