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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연당]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책138/후기99]
독서후기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1. 개요
√ 저자 및 출판사 : 태수 / 페이지2북스
√ 읽은 날짜 : 2025.4.27
√ 저자 소개 : 평범하게 사는 일이 가장 어렵다는 것을 깨달은 삼십 대 후반. 삶의 목표를 성공이 아닌 만족으로 삼으며 글을 쓰고 있다. 『1cm 다이빙』, 『홈 in 홈』을 집필하여 베스트셀러 에세이스트로 이름을 알렸으며, 인스타그램 bad_workers 계정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전하고 있다.
2. 내용 정리
● 오늘도 세상은 우리에게 조금 더 억척스러운 삶을 요구한다. 주 60시간으로는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없으니 120시간으로 늘리기를 원하고, 불굴의 마라토너처럼 물 먹는 시간도 아껴가며 레이스를 완주하길 바란다.
그러나 삶이란 고작 5시간 안에 끝나는 42.195킬로미터짜리 마라톤이 아닌 90년짜리 승부기에, 우린 역설적으로 90%로 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적당한 열의로 꾸준히 살아내야 한다. 쉬어야 할 때 쉬지 않으면 정작 뛰어야 할 때 쉬게 된다. 그러니 다 쓰러져가는 나를 위해, 매일같이 지쳐 사는 나를 위해 부디 한 시간에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종을 울려주자. 어린 날의 학교처럼.
● 나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대라고들 한다. 기업들은 자신만의 특징을 정의할 줄 아는 지원자를 원하고 철학자들은 진정한 행복이 나를 아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린 명사들을 찾는다. 나도 남도 단순하게 이해하여 세상에 대한 불안감을 쉽게 지우려 한다.
하지만 그 단순함에 '이해'라는 말이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다. 20대 땐 자신을 명확히 정의할 줄 아는 선배들이 멋져보였다. 하지만 그때 선배들의 나이가 어느새 까마득한 후배로 보이는 지금, 나는 스스로에 대한 궁금증을 잃지 않는 어른들이 멋지다. 여전히 나에 대해 잘 모르기에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되려 하는 변화무쌍한 변덕쟁이들에게서 나는 멋을 느낀다.
● 가끔은 글 쓰는 일을 그만두고 싶다. 아니 솔직히 자주 때려치우고 싶다. 자극적이지도 효용적이지도 않은 내 글이 보이는 성과에 지쳐 이게 다 무슨 의미인가 싶다. 그럴 때마다 나는 바로 옆에서 자신의 길을 우직이 걸어가는 사람을 본다. 아내는 타인의 훈수를 귀담아듣지 않는다. 스스로 정한 일을 별다른 불평 없이 해낸다. 아쉬운 결과에 후회를 길게 하지 않는다.
아내는 미련해서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기에 꾸준히 할 수 있다.
세상에는 메달이 없는 레이스가 더 많다. 누군가는 그딴 걸 왜 하냐고 묻고 또 누군가는 그래서 뭐가 남았냐고 따진다. 매 순간 효용을 증명해야 하는 세상이기에 우린 점점 더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 꾸준함을 미련함이라 비웃으며 묻는다. "그렇게 열심히 해서 남는 게 뭔데?" 정작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너인데.
미련해서 꾸준한 게 아니라 흔들리지 않아서 꾸준할 수 있다. 무언가를 남겨야 해서 열심히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을 낭비하고 싶지 않기에 열심히 산다. 그렇기에 꾸준함이란 미련함이 아닌 단단함이다. 요란한 세상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내 삶을 사는 튼튼한 태도다.
무언가를 지속할 수 있다는 건, 생각 이상으로 단단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증거다.
● S가 진심으로 자신을 믿게 된 순간은 의외로 주변의 응원을 마음껏 받은 순간이 아니라, 처음으로 학교 쪽지 시험에서 만점을 받아냈던 순간이었기 떄문이다. 믿음이란 결국 받은 응원의 양이 아닌 해낸 성공들의 합이었다. 그게 아무리 작을지라도.
● 그래서 현명함이란 의외로 행복의 양을 늘리는 것보다 불행의 양을 줄이는 데 더 많이 쓰인다. 일단 한번 불행으로 물든 마음은 어떤 행복으로도 쉽게 퇴치되지 않기 때문이다. 월급날이어도 승진을 해도. 아니 원하는 모든 목표를 다 이뤄내도 가족이 아프면 절대 행복해질 수 없듯. 불행은 행복에 비해 너무 강하고, 구체적이다. 행복이 상상이라면 불행은 일상인 것이다. 어른이 될수록 불행에 대한 수비력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다.
3. 느낀 점
낯섦을 마주하면 우린 명사들을 찾는다. 명쾌한 개념을 찾는다. 한마디로 정의하여 단순하게 이해하면 불안감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인간이 어떤 안정된 상태를 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본능이다. 책에서는 MBTI를 예로 든다. 나와 타인을 단순화한 명사로 이해하고 세상에 대한 불안감을 쉽게 지우려 하지만, 진짜 '이해'는 단순한 낱말에 있지 않다고 한다. 다양하고, 변덕스럽고, 궁금증 가득한. 뭔가 낱말 하나로 규정되지 않는 그것이 진짜 '이해'라고 이야기한다.
투자에서도 비슷한 것을 느꼈다. 새로운 것을 배워가는 나는 자본주의라는 세상의 개성있는 모습을 빠르게 파악하고 싶다. 이 때는 이거다. 그 때는 이거다.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된다. 명쾌한 정답지를 어서 얻고 싶다. 다행히 오랜 경험을 개념화해서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소중한 강의들이 있고, 최선을 다해 알려주시는 선생님들이 있다. 다만 그것을 받아들일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선생님들은 수백 수천가지 개별 사례의 공통점을 찾아내서 개념화해 알려주시지만, 나는 수백 수천가지 개별 사례를 모른다. 개념이란 어느정도 공통적인 부분이다. 초기 이해에는 쉽지만, 결국 내가 마주하는 현장은 개별 사례들의 집합이다. 모든 상황에 들어맞으리라 믿으면 안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서울은 입지가 중요하다. 연식보다 입지가 좋은 곳을 사야한다. 이것은 완벽히 맞는 개념이다. 그런데 이 개념으로 모든 단지를 규정하면 오류에 빠진다. 예외는 항상 있고, 입지가 더 중요한 vs 상품성이 중요해지는 그 희미한 경계선도 있기 때문이다. 개별 사례들의 총합으로 → 공통적인 개념을 설명하는 선생님은 맞지만, 개념으로 → 모든 사례들을 판단하는 나는 늘 틀릴 수 있다.
그럼 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개별 사례들의 부담스러운 다양성과 불확실성을 끌어안아야한다. 개념적으로 지방은 연식이 중요하다는 것에서 벗어나서 개별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지방은 보통은 연식이 중요하지만, 이 단지는 어떨까?' '이렇게 하면 보통 전세가 빠지지만, 내 물건은 어떨까?' 막막한 개별 사례들을 파고들다가 길을 잃을 때 개념을 떠올려야 한다. 막막한 개별 사례들을 파고들다보면 마침내 선생님들처럼 "보통은 이래요~"하고 개념화할 수 있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 때가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진짜로 이해했을 시점이다.
4. 적용할 점
● 임보 쓰다가 개념과 다른 예외 사례 발견하면 이유 찾아서 써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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