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당당하고 근성있는 투자자
바니바니당근입니다.
제 투자 물건은 아니지만,
부모님 실거주집에 임차를 맞추며 배운 점을 나누고자 합니다.
투자를 위해 자산 재배치 하고자 하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 내 집에 대해 메타인지 해보셨나요?
본격적으로 전세 세팅하기에 앞서,
줄 수 있는 것 / 고수할 조건 / 내 물건의 약점을 정리했습니다.
부모님과 이야기하다보니
아무래도 집주인 버프로ㅎㅎ
감정이 들어갈 수 밖에 없더라구요.
그래서 저만큼은 이성적으로 판단하려고 했습니다.
✅️ 내가 줄 수 있는 것
우리가 최대한 맞춰줄 수 있는 건
바로 '잔금일'이었습니다.
규제로 인해 투자수요 진입이 어려운 지역이라,
전월세 물건의 대부분은 새롭게 튀어나오는 매물보단
아래 두 가지 케이스라고 생각했습니다.
1) 집주인 거주 물건
2) 기존 세입자 만기에 맞춘 물건
1번 케이스인 우리 물건을 2번과의 경쟁에서
확실하게 차별점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기간'이었습니다.
통상 전세입자분들은 만기 2개월 전에
집을 구하러 다니는 경우가 많았었는데요,
전세 매물이 귀하다보니 서둘러 움직이기도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희 집은 신규 임차인의 상황에 최대한 맞춰줄 수 있도록
잔금 일정을 4개월 반까지 넓게 열어두게 되었습니다.
✅️ 고수해야 할 조건
대신 우리가 고수해야 할 조건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가격'이었습니다.
부모님이 쓰실 돈이 있어서
그 금액을 감안해 전세를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 내 물건의 약점
사실 우리집의 최대 약점은 '상태'였습니다.
무려 알루미늄 샷시를 쓴 파워 구축이기에,
수리 여부에 따라 물건별 내부 상태의 격차가 컸습니다.
6-7년 전 화장실/씽크대를 부분수리하였고,
3년 전 도배장판을 했으나, 벌써 일부 울고 찢어지는 부분도 있었어요.
무엇보다, 구축 수리의 핵심인 샷시가 기본 그대로였습니다.
✅️ 메타인지의 결과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면
우리집은 날짜를 임차인에 맞춰줄 수 있었기에
5개월 가까운 여유기간을 확보해두었단 강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집안 상태가 특올수리와는 거리가 멀었고
적당히 기본 수리된 집이었으나 구축의 태를 벗지 못한,
또 가격 조율이 쉽지 않은 집이었습니다.
당시 같은 단지에 나온 매물들 중
우리 집보다 저렴한 매물이 2개 있었는데요.
예시로 우리가 내놓은 전세가가 7억이었다면,
하나는 1억원 저렴한 6억짜리 기본집 물건,
또 하나는 2천만원 저렴한 6.8억 올수리 물건이었습니다.
우리집보다 5천만원 비싸지만 특올수리 조건 물건도 있었습니다.
5천만원 차이지만 월 16만원만 더 부담하면
특올수리 컨디션을 누릴 수 있기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선택지였어요.
이렇게 쟁쟁한 경쟁매물들 사이에서,
우리집이 1등으로 빠졌....다는 극적인 스토리는 없었습니다만
1억 저렴한 '확실한 1등 물건'은 빠르게 거래될거라 생각하고,
그 다음 빠질 집을 우리집으로 만들기 위해
부모님과 저는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물건을 내놓고 이틀 만에 전세를 뺐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가족이 했던 노력들을
3단계로 나눠 적어보겠습니다.
# 전세 빠르게 빼기 - 사전 준비
첫 단계는 바로 <사전 준비> 입니다.
부동산 계약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부동산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물건 내놓을 소장님을 '선별'했습니다.
-
1. 전월세 매물갯수
(매매뿐 아니라 전월세 물건을 충분히 많이 등록해두었는지)
2. 광고문구
(매물 상황을 자세히 파악하고 있는지, 가격 업뎃 해두었는지)
3. 소장님 관상은 과학..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무서운 분은 후순위로!)
부동산 선별할 때, 이 3가지는 꼭 보세요!
-
등등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물건을 내놓을 부동산을 추렸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를 모시고 '직접' 물건을 내놓으러 갔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분위기를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는지
물건 하나하나 상태/상황이나 계약 현황은 알고 있는지
일잘러 사장님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
A부동산 : 친절하지만 분위기를 잘 모르심
B부동산 : 코너에 있지만 실장님한테 일을 맡겨두고 심드렁 스타일
C부동산 : 사무실 출입문을 모두 바깥쪽으로 열어놓고
생활권 평형별 특징, 매물 상황을 꿰고 있음
D부동산 : 퇴근하려던 참에도 매물 접수를 해주시며
내일 직접 집을 보러오겠다고 하심
-
저는 물건을 등록하러 현장을 다니며
C,D 부동산 소장님이 일잘러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포하자면, 일잘러 중 한 분인 C 부동산 소장님께서
우리집 전세를 맞춰주셨습니다.
문자보다 전화, 전화보다 현장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 전세 빠르게 빼기 - 집 보여주기 전
나와 일을 해줄 파트너를 찾았다면,
다음 2단계는 집을 돋보이게 하는 방법입니다.
이제와서 수리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최대한 우리 집이 깔끔하고 좋은 집으로 보이도록 했습니다.
(이건 저도 잘 몰랐던 내용입니다. 나중에 어머니께 전해들었답니다)
1. 집 보러 오는 약속 당일,
약속시간 몇 시간 전에 패브릭 스프레이를 뿌려놓고
은은하게 집에 배어들게 합니다.
원래 쾌적했던 집처럼 과하지 않고 산뜻하게요!
2. 당연히 청소도 필수입니다,
나와있던 짐들을 최대한 수납함에 숨겨주고,
흐트러진 침구를 차분하게 정리해둡니다.
3. 사람이 오면 불을 다 켜서
집 내부를 환하게 밝혀둡니다.
집 보여줄 때 이 3개는 꼭 챙겨보세요!
다들 잘 알고 계신 내용일텐데요!☺️
제가 매물을 보러 다니다보면
이 정도로 정리해둔 집이 10곳 중 2~3곳 남짓?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더라구요.
물론 임차인이 사는 투자 물건의 경우
이걸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겠지만,
어느 정도 컨트롤 가능한 상황이라면
(실거주 자산배치, 공실, 협조적인 임차인 등)
집의 인상을 끌어올리는 포인트들
미리 챙겨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 전세 빠르게 빼기 - 집 보여줄 때
드디어 집을 보러 온 중개인과 예비임차인!
그 분들이 집을 볼 때 여러분이 임대인이라면
어떻게 행동할 것 같으세요?
급해보이면 안되니깐 차분히 거실에 앉아있을 수도 있겠지만
적극적으로 계약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함께' 집을 보는 걸 추천 드립니다.
집을 함께 보다보면
임차인의 눈길이 머무르는 곳에서 우리 집 단점을 알고
임차인과 중개인의 대화에서 내가 줄 수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예비임차인분께서는
도배가 울고 있는 벽 앞에 잠시 멈춰서있었고
▷ 생각보다 눈에 띄는 단점임을 캐치
뒷베란다에 워시타워를 둘 수 있을지 걱정하는 대화에서
우리가 해줄 수 있는 포인트를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 상부장 철거 동의
# 결과, 그리고 복기
그래서, 전세는 잘 빠졌냐구요?!
네,
집을 내놓고 단 이틀 만에
가계약금을 받았습니다.
부동산에 물건을 내놓고 처음 온 손님과 계약하였고요.
단 1원도 깎지 않고 추가 수리도 하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사실 정확히 이야기 하면..
제가 직접 부동산 이곳저곳에 물건을 내놓기까지
3주 동안은 단지 부동산에만 물건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부모님께서 단지 부동산에만 물건을 등록해두신 건데요.
당시 저는, 결혼 준비가 바쁘다는 이유로
적극적으로 살피지 못했었습니다.
하루는, 계약 의사가 꽤나 있던 예비 임차인이
다음날 1억 저렴한 경쟁 매물로 간 걸 알았을 때...
진정 가족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장 그 날 업무 틈틈이 부동산을 추리고
일이 끝나자마자 어머니 손을 잡고 현장으로 향했던 겁니다.
맛있는 음식을 사드리고 하는 것도 좋지만,
월부 강의를 듣고 임장하며 쌓은 지식으로
가족을 실효적으로 도울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동료분들의 개인상황,
조건, 매물의 상태 등 모두 천차만별이기에
제 글이 당장 적용할 수 없는 내용일 수 있지만,
이것 하나만 꼭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스스로 믿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실력을 쌓아오셨습니다.
오늘도 우리 집 대표로 고군분투하는
동료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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