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계획대로라면 다 같이 연제구를 돌아다니며 지역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분위기 임장을 한 뒤 카페에서 오프라인 조모임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생이란 게 항상 예상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 법이다.
아들을 봐주시던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SOS 콜에 급하게 분임도 채 끝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임장도 중간에 끝나고, 조모임도 물 건너간 줄 알았는데... 버즈으님(우리의 든든한 조장님)이 “다음주 월요일에 온라인 조모임”을 제안해주셨다.
사실 이번 분위기 임장은 정말 기대가 컸다. 내집마련기초 때 수영구로 미니 분임을 다녀온 이후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연제구, 그 중에서도 연양라인을 직접 보고 싶었다. 허리를 조심하면서 다니느라 조금 더디긴 했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조장님과 조원들이 많이 배려해주셔서 마음 편히 다닐 수 있었고, 옆에서 년차가 많으신 분들이 하나하나 설명해주시고 궁금한 것들도 친절하게 답해주셨다. 완전 실무에서 1대1 코칭을 받는 느낌이었다! 너무 유익해서 미친듯이 카카오톡 메모장에 적어뒀다.
사람 사는 동네를 구경하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 새로운 곳을 탐험하는 건 더더욱 흥미롭고. 그런데 이게 내 자산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니...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체력만 따라준다면 그대로 쭈-욱 동래구까지도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분임이 있었던 그 주 다음날 평일에 버즈으님, 빠이앓이님, 나날이 리치님 그리고 나, 이렇게 4명의 소규모 온라인 모임이 성사되었다. 처음엔 '사람이 너무 적은 거 아닌가?' 싶었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이게 또 다른 매력이 있더라.
평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모임에서는 아무래도 간결하게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고 다음 사람으로 넘어가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엔 각자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로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게 되고, 평소라면 쉽게 꺼내지 못했을 개인적인 고민이나 솔직한 생각들까지 나누게 되었다.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는 걸 느꼈다. 정말 월부 밖에서는 찾기 힘들다. 앞으로도 이런 의미 있는 만남들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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