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상담만 받고 끝나는 중개사 vs 계약으로 이어지는 중개사, 무엇이 다를까?

  • 18시간 전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립니다!

저는 8년간 1,000명 넘는 임차인과 임대인을 연결해온 실전형 공인중개사 “디수”입니다.

 

인터넷에는 부동산 정보가 넘쳐납니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건 '검증된 경험'입니다.

저는 이론이 아닌 실제 현장에서 고객과 함께 겪은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써보려 합니다.

또한 중개사 입장이 아닌 철저히 고객 관점에서 말씀 드립니다. 

고객들이 정말 알아야 할 것, 조심해야 할 것, 놓치기 쉬운 것들을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안타까운 사례 하나를 소개하며 글을 시작해보려 합니다.

 

“곰팡이 때문에 다시 이사를 가야 했어요”

 

몇 년 전, 20대 초반의 대학생 고객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처음부터 저와 계약한 건 아니었고 이미 다른 중개사를 통해 자취방(원룸)을 계약한 상황이었죠.


“방 한쪽 벽이 너무 축축하고 밤마다 곰팡이 냄새가 심하게 올라와요. 자고 일어나면 목이 아프고, 머리까지 아픈 것 같아요…”

고객은 결국 도저히 거주할 수 없다 판단하고 중도퇴실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제가 그 집에 직접 방문하게 된 건 해당 방을 다시 임대 내놓기 위해 사진 촬영이 필요했기 때문이죠.


현장에 도착해보니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침대가 붙어 있던 벽면은 축축하게 젖어 있었고 그 아래쪽엔 곰팡이가 까맣게 번져 있었습니다.
에어컨 근처까지 자국이 번져 있는 걸 보니 단순한 환기 부족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고객 말로는, 집을 보러 갔을 땐 중개사가
“조금 습하긴 한데, 창문 열고 환기 잘 하시면 괜찮을 거예요”
라고만 설명했고 곰팡이는 가구나 짐에 가려져 있어 보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 고객은 결국 한 달 만에 집을 빼고 새로 방을 구해야 했습니다.
이사비용, 중도 퇴실로 인한 중개수수료까지 이중삼중의 손해였습니다.

 

고객이 진짜 궁금한 건 무엇일까?

 

매물 정보 물론 너무나 중요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매물이 쏟아지는 요즘 같은 시대엔
고객들이 진짜 궁금해하는 건 ‘어떤 중개사를 믿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입니다.
'이 중개사는 내 상황을 진심으로 고려해줄까?'
'문제가 생겼을 때 끝까지 책임져줄까?'
이런 질문에 신뢰로 답할 수 있어야 진짜 중개사라고 생각합니다.

 

이글에서는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상담만 받고 끝나는 중개사 vs 계약으로 이어지는 중개사의 차이점에 대해서 말해보려 합니다.

 

"정보만 얻고 가는 고객" 정말 문제일까?

 

요즘 부동산 중개사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 손님들은 정보만 얻고 가네요."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얼마 전 집을 구하던 지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전혀 다른 현실이 보였습니다.

"세 군데 부동산에 다녀왔는데, 두 곳은 거의 똑같았어. 들어가자마자 '예산 얼마냐, 어느 지역 원하냐' 묻고 매물 자료 쫙 펼쳐놓고 설명만 하더라고. 솔직히 그 정도 정보는 인터넷으로도 다 볼 수 있잖아?"

 

그런데 한 곳은 달랐다고 합니다.

"일단 앉아서 '왜 이사를 하시려고 하세요?'부터 묻더라고. 가족 구성원은 몇 명인지, 출퇴근은 어디로 하는지, 아이 학교는 어떻게 할 건지... 그러고 나서 '그럼 이런 조건의 집을 찾으시는 거네요'라고 정리해주더라고."

 

"그 중개사는 상담 끝나고도 계속 연락이 왔어. 조건에 안 맞는 매물은 아예 연락도 안 하고, 딱 맞는 매물 나오면 그때 연락 오더라고. 그러면서 중간중간 '요즘 시장이 이래서 조금 더 기다려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런 조언도 해주고."

 

결과는? 당연히 마지막 중개사와 계약했습니다.

 

필자가 경험한 두 종류의 중개사

 

첫 번째 타입: 매물 브리핑만 하는 중개사

  • 사무실 들어가자마자 책상 위에 매물 자료 쫙 펼쳐놓고 설명 시작
  • "이 매물은 어때요? 이건 어때요?" 계속 다른 매물 보여주기
  • 내가 "좀 더 생각해볼게요"라고 하면 "빨리 결정하세요 다른 사람 보러 온대요"
  • 상담 끝나고 "연락드릴게요" 하고는... 소식 없음

     

이런 중개사의 특징으로는

  • 내 상황은 관심 없고 매물 팔기에만 급급
  • 조건에 안 맞는 매물도 "한 번 보기만 해보세요" 하며 계속 보여줌

 

두 번째 타입: 나를 이해하려고 하는 중개사

  • 매물 보여주기 전에 내 상황부터 자세히 묻는 중개사
  • "이 매물은 조건에 안 맞아서 추천하지 않아요"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중개사
  • 장점만이 아니라 단점도 정직하게 얘기해주는 중개사
  • 상담 후에도 꾸준히 관심 가져주는 중개사

     

좋은 중개사를 구분하는 실전 체크리스트

 

🟢 첫 상담에서 이런 중개사는 믿어도 됩니다

질문하는 방식을 보세요

  • 들어가자마자 "예산이 얼마세요?" → ❌
  • 먼저 "왜 이사를 하려고 하세요?" → ⭕

     

매물 설명하는 방식을 보세요

  • 조건에 안 맞는 매물도 "한 번 보세요" → ❌
  • "이 매물은 조건에 안 맞아서 추천하지 않아요" → ⭕

     

단점 설명하는 방식을 보세요

  • 장점만 계속 강조 → ❌
  • "이 매물은 이런 단점이 있어요" → ⭕

 

🟡 상담 후 이런 중개사는 계속 관심 가져도 됩니다

연락 패턴을 보세요

  • 상담 당일이나 다음 날 정리해서 연락 주는 중개사
  • 조건에 맞는 매물 나올 때 연락하는 중개사
  • 시장 상황이나 정책 변화 있을 때 미리 알려주는 중개사

 

🔴 이런 중개사는 피하세요

즉시 도망가야 할 신호들

  • 내 조건과 상관없이 자기가 팔고 싶은 매물만 계속 보여주는 중개사
  • 무조건 "빨리 결정하라"고 재촉하는 중개사
  • 상담 후 연락 두절되다가 매물 나올 때만 연락하는 중개사
  • "다른 사람도 보러 온대요"를 입버릇처럼 말하는 중개사

     

요즘 시장에서 더욱 중요해진 것들

 

왜 예전과 다를까?

코로나 이후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더 신중해졌고 결정하는 데 시간도 더 오래 걸립니다. 온라인으로 정보를 미리 다 찾아보고 가기 때문에 중개사에게 기대하는 것도 달라졌죠.

 

예전: "이 동네에 매물이 몇 개 있어요?" 

지금: "이 동네가 왜 좋은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금 사는 게 맞는지….?"

 

관계의 중요성

한 번의 상담으로 모든 걸 결정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몇 개월에 걸쳐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신뢰를 쌓아가는 중개사가 진짜 좋은 중개사입니다.

 

현실적인 조언

 

시간을 투자하세요

"상담 받은 고객 10명 중에 바로 계약하는 사람은 1-2명 정도예요. 나머지 8-9명은 몇 개월 후에 계약하거나 아예 계약 안 할 수도 있어요."

이는 어떤 중개사가 한 말입니다. 즉 대부분의 고객은 여러 달에 걸쳐 집을 구한다는 뜻이죠.

그렇다면 상담 후 어떤 중개사가 나를 더 잘 챙기는지, 어떤 중개사가 진짜 내 편에서 생각해주는지 지켜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의 결론

  • 상담만 받고 끝나는 중개사 말고 내가 집을 구할 때까지 끝까지 함께해주는 중개사를 찾으세요.
  • 급하게 결정하라고 재촉하는 중개사보다는 신중하게 생각할 시간을 주는 중개사를 선택하세요.
  • 매물만 보여주는 중개사보다는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중개사와 함께하세요.

     

결국 부동산 거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아요. 꾸준한 소통과 관심에서 나오는 거죠.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정말 믿을 수 있는 중개사를 찾으세요. 그게 성공적인 부동산 거래의 첫걸음입니다.


댓글


미피의모험user-level-chip
25. 07. 14. 09:09N

ㅠㅠ계속 자취로 이사하는 저에게 너무 필요한 글이에요!! 예산 얼마냐는 말 정말 처음에 많이 듣는데 ㅎㅎㅎ 극공감

ds2oaauser-level-chip
25. 07. 14. 09:51N

도움이 많이되는글 감사합니다!

역쉬 다정한 사람이 거래로 이어질수 있는거네요!! 상호작용이 어디든 필요한거죠.. 아직 공부중이라 매임은 아직인데..참고하면 좋은내용 공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