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트럼프의 행동을 이해하면, 2025년 하반기에 어디에 투자할 지 보인다.

  • 25.08.01

트럼프의 '무서운 큰 그림': 지정학, 암호화폐, 그리고 AI를 엮는 대전략 분석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보면 볼수록, 그의 언행이 단순한 즉흥성과 기행을 넘어, 때로는 섬뜩할 정도로 치밀하게 짜인 거대한 전략의 일부일 수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최근 그가 내놓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지 않으면 러시아 및 러시아와 교역하는 모든 국가에 전례 없는 관세와 제재를 가하겠다"는 발언은 이러한 관점에서 분석해 볼 때, 단순한 외교적 압박을 넘어 미국 경제의 미래까지 아우르는 복합적인 포석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합니다. 

 

일견 단순해 보이는 이 발언 이면에는 지정학적 위기, 최첨단 금융 기술, 그리고 미국의 고질적인 부채 문제를 해결하려는 대담한 구상이 숨어있을 수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1단계: 제재의 역설, 스테이블 코인 시장의 강제 활성화

 

트럼프의 첫 번째 카드는 '강력한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의 예고입니다. 러시아와 현재 활발히 교역하며 경제적 이익을 누리는 국가는 중국, 인도, 튀르키예, 우즈베키스탄 등 다수입니다. 이들 국가는 에너지, 원자재 수급, 그리고 지정학적 이해관계 속에서 러시아와 긴밀한 경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만약 트럼프의 경고가 현실화된다면, 이들 국가는 미국의 막강한 금융 제재망에 포착되어 달러 기반의 국제 무역 시스템에서 배제될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이러한 극단적인 압박 속에서 해당 국가들이 러시아와의 교역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거래를 '음성화'하는 것, 즉 미국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는 새로운 결제 수단을 찾는 것입니다. 기존 금융 시스템을 우회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암호화폐, 특히 달러 가치에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이 부상하게 됩니다. 

 

테더(USDT)나 USD코인(USDC) 같은 스테이블 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큰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가치가 안정적이어서 무역 결제 수단으로 매우 유용합니다. 트럼프의 제재 위협은 역설적으로 이들 국가가 생존을 위해 스테이블 코인 시장으로 내몰리게 만드는 강력한 촉매제가 됩니다.

 

출처 : 시사주간

 

2단계: 스테이블 코인, 미국 국채의 새로운 '큰 손'으로 부상하다

 

여기서 두 번째 중요한 연결고리가 나타납니다. 스테이블 코인의 작동 원리입니다. 대부분의 주요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들은 코인의 가치를 1달러에 고정(pegging)하기 위해, 발행량과 거의 동일한 규모의 준비금을 보유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준비금의 상당 부분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는 '미국 단기 국채'로 운용됩니다. 즉, 스테이블 코인 시장의 규모가 커진다는 것은, 그 이면에서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현재 미국 정부가 처한 상황과 절묘하게 맞물립니다. 미국 정부는 오는 8~9월, 약 1조 달러(약 1380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미국 국채의 '큰 손'이었던 중국 등은 미중 갈등 심화와 달러 의존도 축소 전략에 따라 미 국채 매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등 다른 우방국들의 매수 여력에도 한계가 있어, 대규모 국채 발행이 성공적으로 소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컸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트럼프의 '러시아 제재' 카드와 '스테이블 코인 시장', 그리고 '미국 국채 발행'이라는 세 가지 퍼즐 조각이 완벽하게 맞춰집니다. 트럼프의 정책이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가들을 스테이블 코인 시장으로 밀어 넣고, 이는 곧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들의 미 국채 매입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켜, 아무도 사지 않으려던 1조 달러의 국채를 성공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이는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고, 지정학적 압박이라는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민간 시장(암호화폐 시장)이 스스로 미국 정부의 부채를 소화하게 만드는, 지극히 교묘하고 대담한 전략입니다.

 

3단계: 부채 문제 해결의 열쇠, 'AI 기반 GDP 폭증' 프로젝트

 

1조 달러 규모의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는 것은, 오는 10월부터 미국 정부가 마음껏 쓸 수 있는 막대한 실탄을 확보했음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 돈을 어디에 사용하게 될까요? 해답은 'GDP(국내총생산) 성장'에 있습니다.

 

정부 부채의 절대적인 액수도 중요하지만, 경제 규모 대비 부채 비율(GDP 대비 부채 비율)은 국가 신용도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GDP를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만 있다면, 부채의 총량이 그대로이거나 다소 늘더라도 GDP 대비 부채 비율은 하락하게 됩니다. 이는 국가 신용도 상승으로 이어져 국채 금리를 안정시키고, 결과적으로 미래의 이자 부담을 줄여 부채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하는 선순환을 만듭니다.

 

현재 시점에서 미국의 GDP를 가장 폭발적으로 성장시킬 잠재력을 지닌 분야는 단연코 '인공지능(AI)' 산업입니다. AI 기술은 반도체,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 등 전후방 산업에 막대한 파급 효과를 미칠 뿐만 아니라, 제조업, 서비스업 등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게임 체인저'입니다. 

 

트럼프는 국채 발행으로 확보한 1조 달러를 AI 관련 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지원, 파격적인 세액 공제, 인프라 투자 등의 형태로 집중적으로 쏟아부을 것입니다.

 

출처 : 엘지전자

 

결론: 거대한 톱니바퀴의 완성

 

결론적으로, 트럼프의 전략은 다음과 같은 거대한 톱니바퀴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1. 지정학적 압박: 러시아 관련국 제재 위협

  2. 금융 시장 변화: 제재 회피를 위한 스테이블 코인 시장 활성화

  3. 재정 문제 해결: 스테이블 코인 준비금으로 인한 미 국채 수요 증가 → 1조 달러 국채 발행 성공

  4. 미래 성장 동력 확보: 확보된 재원을 AI 산업에 집중 투자

  5. 경제 선순환 구축: AI발 GDP 폭증 → GDP 대비 부채 비율 개선 → 국가 신용도 상승 및 부채 문제 자연 해소

 

이러한 다단계 전략은 단기적인 정치적 수사를 넘어, 미국의 금융 패권과 기술 패권을 동시에 강화하며 고질적인 부채 문제까지 해결하려는 장기적인 큰 그림일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일하는 방식이 종종 거칠고 예측 불가능하며 많은 논란을 낳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대담하고 치밀한 전략적 연계성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제가 트럼프를 보며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복잡하고 거대한 구상을 현실로 만들어낼 수도 있는 그의 실행력과 의지 때문일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읽고 나면 미국 주식 쉬워지는 책”의 저자 손주부 입니다. 초보자의 시선에 맞춘, 미국 주식 시장 시황과 향후 10배 오를 주식에 대해 앞으로 논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8월 6일에는 이마트 다산점과 별내점 문화센터에서 “주린이를 위한 미국주식”에 대한 강의가 있습니다. 강의 검색창에 “손주부”를 입력하시면 제 강의가 나오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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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주아팬더user-level-chip
25. 08. 01. 09:43

달러라는 화폐 단위가 참으로 무섭고 와닿는 요즘인 것 같습니다.

뜻알고user-level-chip
25. 08. 01. 09:51

일목 요연한 정리 덕분에 항상 어려운 경제 시장 상황 해석에 큰 도움이 됩니다. 오늘도 공부 잘하고 갑니다.감사합니다~

나에게투자란user-level-chip
25. 08. 01. 10:05

깔끔한 정리에 이해가 쉽게 작성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