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무역 정책과 관련하여 엔비디아의 행보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정책 변화를 넘어선 복잡하고 심오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파이낸셜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위해 특별히 설계한 저사양 인공지능 칩 H20의 수출을 허용하는 대신, 해당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가 가져가는 파격적인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소식은 표면적으로 보면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에 대한 비용 증가로 인해 주가 조정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단편적인 시각은 문제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 이번 결정은 단순히 규제 완화를 넘어, 트럼프 행정부의 철저히 비즈니스적이고 전략적인 계산이 깔려 있는 복합적인 행위로 해석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정책 기조는 '주고받기'라는 비즈니스 원칙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관계나 이념을 넘어, 모든 상호작용을 손익 계산으로 바라보는 극단적인 실용주의적 접근법이다.
따라서 이번 엔비디아와의 거래 역시, 중국에 대한 일방적인 양보가 아닌, 미국에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오는 거래의 일환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H20 칩 수출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의 15%를 가져오는 것은, 규제라는 '무기'를 활용해 중국 시장의 이익 일부를 미국으로 회수하는 영리한 전략이다.
이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시장의 성장을 미국 정부의 이익으로 전환하려는 고도의 계산이 숨겨져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규제를 통해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 수출을 막으면서도, 동시에 저사양 칩 수출을 허용하고 그 수익의 일부를 거두어들이는 이중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과거 이탈리아 마피아들의 복잡한 사업 구조를 떠올리게 한다. 마피아는 대외적으로는 피자집과 같은 합법적인 사업체를 운영하며 평범한 시민 행세를 했다. 그러나 그들의 주된 수입원은 피자 판매가 아닌, 무기나 마약 거래와 같은 불법적인 사업이었다. 피자집은 단지 그들이 합법적인 활동을 통해 돈을 벌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얼굴 마담'에 불과했으며, 그 실질적인 역할은 본업을 가리기 위한 위장이었다.
이 비유를 엔비디아의 상황에 대입해 보면, H20 칩 수출은 마치 마피아의 피자집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H20은 중국 시장의 요구에 맞춰 성능이 제한된 제품으로, 엔비디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엔비디아의 진정한 핵심 경쟁력과 주 수입원은 시장을 선도하는 최신 고성능 인공지능 칩에 있다.
따라서, H20 칩 수출은 시장과 대중에게 '우리는 중국에 저사양 칩만 팔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규제를 준수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일종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는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규제를 준수하고 있다는 명분을 쌓는 동시에, 중국 시장과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지 않고 유지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표면적인 수출 허가와는 별개로, 엔비디아의 최신 고성능 칩들은 이미 다른 경로를 통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라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규제가 일부 완화되면서, 동남아시아 국가들로의 최신 칩 수출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물론 이 칩들이 동남아시아 국가 자체에서 사용될 수도 있겠지만, 그 상당수가 중국으로 우회하여 재수출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마피아의 피자집이 얼굴 마담 역할을 하는 동안, 실질적인 본업인 무기 및 마약 거래가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것과 매우 유사한 구조다.
이러한 우회 수출은 미국 정부의 규제망을 교묘하게 피해 가는 동시에, 엔비디아의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 된다. 미국 정부 역시 이러한 우회 수출의 가능성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H20 수출 허가를 통해 규제 준수라는 명분을 얻는 동시에, 엔비디아로부터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 실리를 챙기고 있다. 이는 미국 정부와 엔비디아가 서로의 이익을 위해 묵시적인 합의를 하고 있는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H20 수출 허가를 통해 실리적 이득과 정치적 명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고도의 전략이다. H20 칩 수출 수익의 15%는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세금 혜택 제공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이는 대중에게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미국 경제에 이익을 가져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강력한 방패가 될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대중국 정책에 대한 잠재적 비판을 상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H20 수출 허가와 15% 납부에 따른 엔비디아 주가의 일시적인 조정은 시장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과도한 반응일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인 불확실성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이번 조치가 장기적으로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을 유지하고 동시에 미국 정부와의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번 조정은 엔비디아에 대한 추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수 있다. 시장은 종종 단기적인 노이즈에 과민하게 반응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전략적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성공적인 투자의 열쇠가 될 것이다.
이번 엔비디아 사례는 단순히 한 기업의 사업 전략을 넘어,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기업과 정부가 어떻게 복잡하게 얽혀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라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숨겨진 거래'와 '전략적 모호성'은 미중 관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녕하세요. “읽고 나면 미국 주식 쉬워지는 책”의 저자 손주부 입니다. 초보자의 시선에 맞춘, 미국 주식 시장 시황과 향후 10배 오를 주식에 대해 앞으로 논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8월에는 이마트 구로점, 하월곡점, 묵동점, 천안서북점, 과천점 문화센터와 롯데마트 수지점, 양평점, 중계점에서 “주린이를 위한 미국주식”에 대한 강의가 있습니다. 강의 검색창에 “손주부”를 입력하시면 제 강의가 나오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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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엔비디아가 15% 교역세(?)를 내고 중국으로 수출하네요. 트럼프 정부는 돈만 내면 뭐든지 다 되는 정말 자본주의인가 봅니다. 흥미로운 글과 통찰력 있는 해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