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 시장과 비트코인 시장을 포함한 자산 시장 전반의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연일 하락하는 가격 보며 많은 투자자가 공포를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투자를 하면서 느낀 점은, 역설적이게도 '해 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는 사실입니다. 공포가 극에 달하고 모두가 비관론을 외칠 때, 바로 그곳이 거대한 기회의 시작점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 직후, 시장이 저점이라는 판단하에 부동산 투자에 입문했습니다. 하지만 저점이라고 생각했던 진입 시점 이후, 무려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고통받아야 했습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부동산 가격은 횡보하거나 오히려 조금씩 떨어졌습니다.
당시 부동산 시장이 얼마나 암울했는가 하면, 2014년에 이르러서는 당시 대통령과 경제 관료들이 TV에 나와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달라"고 호소할 정도였습니다. LTV, DTI와 같은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시장을 부양하려 안간힘을 썼지만, 오랜 기간 하락과 횡보를 경험한 대중에게 집을 사는 사람은 '바보'로 간주되던 시절이었습니다.
필자 역시 6개월도 아니고 6년이나 집값이 약보합세를 보이니,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매달 원금과 대출 이자는 꼬박꼬박 나가는데, 자산 가격은 오르지 않으니 '이게 맞나'라는 회의감이 매일같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7년 차가 되던 2015년, 시장이 거짓말처럼 꿈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9년 차가 되던 2017년에 이르자, 집값은 그동안 못 올랐던 것에 대한 보복이라도 하듯 안드로메다로 향했습니다. 가장 어두웠던 순간, 즉 정부가 나서서 집을 사라고 애원하던 그 시점이 바로 새벽이 오기 직전의 가장 깊은 어둠이었던 것입니다.
아마존(Amazon) 주식 투자도 비슷한 경험을 안겨주었습니다. 아마존의 미래를 믿고 주식을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었지만,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1년 가까이 하락과 횡보를 거듭했습니다. 다른 기술주들은 오르는 것 같은데, 유독 내가 보유한 주식만 지지부진하자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결국 분노를 참지 못하고 '항복'을 선언하며 주식을 모두 팔아버렸습니다. 신기하게도, 필자가 매도 버튼을 누른 직후부터 아마존 주가는 무섭게 오르기 시작했고, 그 후 2년 동안 매도했던 가격의 3배가 넘게 폭등했습니다. 개인 투자자가 느끼는 절망과 고통이 최고조에 달하는 그 순간이, 바로 '해 뜨기 직전'이라는 사실을 뼈아프게 깨달았습니다.

그렇다면, 요즘 가장 어두워 보이는 자산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현재 암호화폐 시장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2025년 초 트럼프 정부가 다시 출범할 때만 해도 하늘 끝까지 치솟을 것 같던 암호화폐는, 어느덧 1년 전 가격 수준으로 돌아와 버렸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환호 대신 절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가격이 많이 떨어져서가 아닙니다. 가격의 표면 아래에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거대한 '새벽빛'이 준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새벽빛의 정체는 바로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2025년,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라는 역사적인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는 미국 최초의 포괄적인 스테이블 코인 규제 법안입니다.
이 법은 스테이블 코인을 음지에서 양지로, 즉 제도권 안으로 완전히 편입시키는 거대한 전환점입니다. 제도권에 편입된다는 것은, 그동안 리스크 때문에 망설이던 거대 기관들의 자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문'이 열렸다는 뜻입니다.
현재 스테이블 코인 시장 규모는 약 3,000억 달러(약 400조 원) 수준입니다. 하지만 여러 금융 보고서에 따르면, 이 시장이 향후 4조 달러(약 5,200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무려 13배가 넘는 성장 잠재력입니다.
스테이블 코인 시장이 앞으로 10배 이상 성장하게 되면, 단순히 암호화폐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것을 넘어, 전 세계 금융 지형도를 바꾸는 거대한 연쇄 효과가 발생합니다.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준비금(Reserve)을 운용해야 합니다. '지니어스 액트'는 이 준비금을 주식이나 정크본드 같은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대신 미국 단기 채권(T-bill)과 같은 최고 등급의 안전 자산에만 투자하도록 의무화합니다.
이는 곧, 4조 달러로 팽창할 스테이블 코인 시장이, 미국 단기 채권의 거대한 '상시 매수자'가 됨을 의미합니다. 이 구조적인 수요는 채권 가격을 밀어 올릴 것이고, 채권 가격의 상승은 곧 '금리 인하'와 같은 효과를 가져옵니다.
스테이블 코인 시장이 커진다는 것은, 미국 재무부 입장에서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가 늘어나고 이자가 저렴해진다는 뜻입니다. 전 세계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원할수록, 그 돈은 미국 국채를 매수하게 되어 미국 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을 극적으로 낮춰줍니다.
미국 정부는 이렇게 확보한 저렴하고 풍부한 자금을 인공지능(AI), 반도체, 우주 항공 등 미래 산업을 주도할 빅테크 기업들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는 미국의 GDP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동력이 되며, GDP 대비 부채 비율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의 활성화는 다른 국가들의 통화 몰락을 가속화합니다. 이미 자국 통화가치가 불안한 아르헨티나, 튀르키예와 같은 제3세계 국민들은 월급을 받자마자 달러로 환전해왔습니다.
스테이블 코인은 이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을 디지털로, 그리고 정부의 통제를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정부가 외환 통제로 개인의 환전 한도를 막아도, P2P 거래를 통한 스테이블 코인 환전까지 막을 수는 없습니다.
최근 원화 가치의 하락세 속에서, 한국의 투자자들조차 원화 예금을 인출해 미국 주식, 해외 채권, 그리고 암호화폐로 빠르게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스테이블 코인을 통한 '디지털 달러'가 약한 통화들을 어떻게 대체해 나가는지 보여주는 현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거대한 흐름은 결국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4조 달러로 팽창할 스테이블 코인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매수 대기 자금(Dry Powder)'이기 때문입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스테이블 코인은 거래를 위한 '실탄'입니다. 시장에 실탄이 13배나 더 쌓이게 되면, 그 돈이 향하는 곳은 명확합니다. 공급량이 고정되어 있고, 디지털 금(Gold)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유일한 자산은 비트코인입니다.
어찌보면,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지금 삶이 너무 고통 스럽다면, 해가 뜨기 직전 가장 어두운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주의> 저는 현재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매수를 추천하는 것이 아닌 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았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