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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
김재철 저
콜라주 출판
2025년 04월 발행

수영을 하다 보면 가끔 물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무리해서 계속 수영을 하다 숨이 차오를 때,
발이 땅에 닿지 않는 순간이 오면 아주 짧은 찰나일지라도 공포가 스며든다.
이대로 가라앉아 버릴 것만 같은 느낌. 머릿속이 잠깐 멍해지며 몸이 먼저 긴장한다.
그런 경험을 하고 나면 바다에서 일하는 사람들,
원양어선을 타는 사람들, 해녀들, 요트로 세계를 일주하는 사람들 모두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담대함 없이는 결코 선택할 수 없는 삶일 것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바다는 늘 그 자리에 있지만, 그 안으로 들어간다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용기를 요구하는 일처럼 보인다.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을 통해 동원 김재철 회장님의 일생과 생각을 따라가며 문득 이런 질문이 생겼다.
바다에서의 생활이 그분에게 담대함과 용기, 강인함을 길러준 것일까.
아니면 기질적으로 이미 그러한 성정을 지니고 계셨던 것일까.
어쩌면 수없이 많은 수련과 경험을 거치며,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서는 도전을 반복해 온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저 정도의 담대함과 강인함을 갖지 못한 사람으로서,
부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닮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쉽게 두려워하고, 안전한 선택을 먼저 떠올리는 나와는 다른 결의 삶이었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존경할 만한 대기업 회장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 김재철 회장님의 삶은 더욱 인상 깊었다.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 스스로를 단련하며 쌓아온 태도와 선택들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그래서 더 자랑스럽고 대단하게 느껴졌다.
특히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진학하신 일화를 읽으며,
대학원 시절 유학을 꿈꾸던 그때의 나를 떠올리게 되었다.
언젠가는 해외에서 공부하고, 다른 환경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런 꿈을 조용히 접어두고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을 덮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꼭 거창하지 않더라도, 해외에서 6개월쯤 살아보는 도전을 다시 한 번 꿈꿔봐도 괜찮지 않을까.
인생의 파도는 여전히 오르내리겠지만,
조금 더 담대하게 그 물속으로 들어가 보는 선택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도전
선택, 목표, 변화, 실패
p.43 열정은 마음먹는다고 생기지 않는다. 자신을 다른 사람, 중요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모든 힘을 다하면, 열정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게 무급 실습 항해사의 경험이 준 교훈이다.
=> 열정적으로 살겠다고 먼저 외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하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열정이 생기지 않는다고 스스로를 다그치기보다, 열정을 만들어내기 위해 먼저 사력을 다해 움직여야 한다는 깨달음에 가깝다. 그렇게 온 힘을 다해 몰입하다 보면, 어느 순간 더 잘해보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기고, 그 마음이 바로 열정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p.45 종착지, 즉 분명한 목표지점은 방향성과 길을 잃지 않도록 돕는 나침반이다. 일하다보면 좌절, 실패가 반드시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단순히 회사생활 뿐 아니라 자기 인생 전체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려움을 이겨내면 패기와 성취감이 생긴다. 그것은 다음에 닥쳐올 난관을 극복할 힘이 된다.
=> 명확한 목표가 있다면 과정에서 만나는 어려움은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나의 힘을 길러주는 하나의 수련 도구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생각하니 힘든 상황을 마주했을 때도 주저하기보다, “해보자. 해보면서 힘을 만들자”라는 마음이 먼저 올라왔다. 이 선택들이 쌓이면 언젠가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어려움을 만나더라도,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내 안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되리라는 믿음도 함께 생겼다.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게 된다. 결국 모든 출발점은 명확한 목표라는 것을. 잊지 말자. 나의 명확한 목표는 오래하는 실력 있는 투자자, 그리고 나와 주변을 함께 밝히는 투자자로 살아가는 것이다.
p. 89 도전은 아름답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 혹은 소수만 가는 길을 가기 때문에 더 가치가 있다. 하지만 이 도전에는 실패라는 부산물이 따르기 마련이다.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다. 그 실패에는 좋은 실패와 나쁜 실패가 있다. 좋은 실패는 다음 전략에 의미를 더하고, 나쁜 실패는 분열 외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살면서 잊지 않아야 할 교훈은 준비에 실패하지 말되 실패의 한계선을 정하고, 안되면 빠르게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이 감수할 범위를 넘어서는 실패는 그 의미를 찾기 힘들다.
=> 예전에 투자를 하며 계속해서 손실을 보면서도, 가족을 빚더미로 몰아넣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조차 그만두지 못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그 모습을 보며 두려움을 느꼈다. 그 사람에게는 ‘계속하면 언젠가는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목표와 꿈이 있었지만, 그 꿈으로 인해 점점 피폐해지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그때 나는 무엇이 옳은 선택일까, 목표와 집착의 경계는 어디일까를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그 질문에 조금은 답이 생긴 것 같다. 실패하더라도 그것을 나쁜 실패가 아닌 좋은 실패로 만들기 위해 복기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그 과정이 나의 감정과 삶의 균형을 넘어선다는 신호가 느껴질 때는 깔끔하게 내려놓을 줄 아는 용기 또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작정 버티는 것이 곧 끈기나 열정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된다. 버는 투자보다, 잃지 않는 투자를 최우선에 두자. 그 위에서 오래 살아남는 선택을 하는 것이야말로, 내가 지키고 싶은 투자자의 모습이라는 것을.
호기심
현장, 융합, 독서
p.108 결핍은 자연에서도 강함이라는 선물을 주고 있다. 바람이 센 곳에 있는 소나무가 곧게 자라고, 높은 봉우리에 핀 꽃의 향기가 짙다. 물이 부족한 사막지방의 과실이 맛있는 것도 같은 이치다.
=> 어렸을 때 어려운 경험을 했던 나는, 여전히 장애물을 마주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다시 그 시절을 반복하게 될까 하는 마음 때문이다. 그럼에도 동시에, 어떤 상황이 와도 결국은 그것을 이겨낼 수 있을 거라는 나 자신에 대한 믿음 역시 함께 가지고 있다. 아마도 그 믿음은, 이미 한 번 견뎌낸 경험이 내 안에 남긴 흔적일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우리 딸에게로 마음이 옮겨간다. 지금 이 아이는 과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을까. 혹시 내가 앞서서 너무 많은 것을 채워주고, 너무 많은 장애물을 대신 치워주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도 든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다잡아 본다. 모든 것을 미리 채워주려 하지 않을 것. 실패와 결핍 속에서도 스스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나 자신과 아이 모두에게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
p.123 근본적으로 사물을 보고, 다면적으로 사물을 보고, 장기적으로 사물을 보라.
p.133 문사철 600 – 문학책 300권, 역사책 200권, 철학책 100권을 읽어야 이 시대를 제대로 살 수 있다는 생각을 담은 말. 문학책은 정신을 풍요롭게 해주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길러준다. 역사책을 통해 선인들의 지혜를 빌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 철학책은 인생관과 신념을 확립하게 해줄 뿐 아니라 미래를 앞서 볼 수 이는 예견력과 통찰력을 갖게 해준다.
p.137 독서란 지식의 그물을 짜는 일이다. 돌아다니는 아이디어를 붙잡아야 하는데, 그게 좋은 아이디어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위해서는 머릿속에 기초 데이터가 입력돼 있어야 한다. 지식의 그물이 잘 짜여 있을수록 무엇이 의미 있는 신호인지를 찾아낼 확률이 높아진다.
=> 이 책은 독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울림을 주는 부분들이 많았다. 최근 실용서 위주로 책을 읽으며 분명 배움은 많아졌지만, 한편으로는 가슴 한편이 조금씩 말라가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머리는 채워지는데 마음은 덜 움직이는 독서가 반복되고 있었던 것 같다. 역사책이나 철학책 같은 인문학 서적, 그리고 문학책을 꾸준히 읽는 일이 시간을 버리는 선택이 아니라 안목을 기르는 과정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당장의 효율이나 성과로 환산되지는 않지만, 삶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고 생각의 깊이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가장 큰 현실적인 문제는 시간이다. 이 시간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하다. 다만 분명한 건, 지금의 나에게 문학책은 공부가 아니라 힐링의 시간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선은 고전을 중심으로, 하루를 잘 살아낸 보상처럼 문학책을 읽는 시간을 나에게 허락해보는 건 어떨지 생각해보고 있다.
열정
각오, 정의
p.155 자신만의 선택을 실행하기 위해 특정한 상황을 이겨냈을 때 또다른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 커지는 인내력이다. 예를 들면 회사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 즐기고 싶은 모든 것을 미루는, 즉 욕망을 지연시키는 상황에 처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당장 하고 싶은 욕망을 지연시키는 능력이 향상된다. 이런 경험은 앞으로 발생할 더 어려운 일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인내력을 갖게 만들어준다. 이는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무기가 된다.
p.164 사람의 뇌는 학습을 통해서 단련되고, 사람의 심장은 고난을 통해 단련된다고 한다. 현재의 상태가 가장 어려웠던 시절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면 이미 출발선 앞에 나와 있는 것이다. 과거의 고난은 인간에게 오늘의 삶을 긍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p.172 정도로 살아라 – 당신이 이 세상에 나와서 남한테 신세 진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갚고 간다고 생각하고 살아라.
p.182 사람의 뇌도 근육과 비슷한 면이 있다. 한계에 달할 정도로 집중했을 때 뇌신경이 발달하고, 사고의 깊이도 깊어진다는 말이다.
=> 욕망을 지연하는 힘, 고난을 견디는 태도, 정도를 지키는 삶, 그리고 끝까지 생각하는 힘. 어찌 보면 결코 쉬운 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길이 어렵다는 사실마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욕망을 미루며 고난을 넘어가고, 나누고 베풀며 살아갈 수 있다면, 그 과정 자체만으로도 나의 가치는 한층 더 단단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보다 그 방향을 믿고 걸어가는 삶. 그렇게 살아간다면 더 성장할 수 있고, 그 믿음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김재철 회장님처럼 ‘동원’을 만들어낼 수는 없을지라도, 그분이 걸어온 태도와 방향에 닮아가는 삶은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덮으며, 그런 삶을 조용히 꿈꿔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