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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언젠가]젠가의책41_마음지구력

22시간 전

마음지구력

윤홍균 저

21세기북스 출판

2024년 01월 발행

 

 

이 책은 계획해서 읽은 책이 아니라, 우연히 손에 들게 된 책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읽는 내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좋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그 여운이 남아 있었는데, 아마도 이 책이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내 마음을 조심스럽게 들여다보고 말을 걸어주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저자의 어투는 유쾌하면서도 과하지 않고, 문장 곳곳에서 느껴지는 연륜은 묵직하지만 부담스럽지 않다. ‘잘 아는 사람이 쉽게 말해주는’ 느낌이랄까.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내 마음을 스스로 관찰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도, “괜찮다”고 톡톡 두드려주듯 용기를 북돋아 준다는 점이었다. 막연한 위로나 추상적인 조언이 아니라, 실제로 힘을 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해 준다는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이었다.

 

이런 마인드를 가진 의사라면 내 마음을 맡겨도 되겠다는 신뢰가 자연스럽게 생겼다. 힘들 때 조언을 구하고 싶은 ‘어른’이 떠오른다는 느낌도 들었다. 누군가의 마음을 다룬다는 것이 얼마나 섬세하고 책임감 있는 일인지, 저자의 태도에서 고스란히 전해졌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전전두엽 피질, 보상중추(‘한 번 더’), 편도체(‘멈춰’)의 관계를 설명한 대목이었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용이었지만, 각각의 뇌 영역에 어떤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를 조절하기 위해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어 무척 실용적이었다.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될 때 적용해볼 수 있는 기술들—힘들면 힘들다고 중얼거리기, 성장 드라마 보기, 충분히 자기, 체력 기르기, 잘 놀기. 산책하기,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시간 만들기, 도파민적 놀이와 세로토닌적 놀이의 균형, 실외 놀이를 먼저 선택하는 것—이런 방법들은 당장이라도 생활 속에서 실천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현실적이었다.

 

또 하나 마음에 남았던 주제는 ‘방어력’이었다. 방어력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공감 능력이라니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게 했다. 왜 공감이 중요한지 이해하게 되었고 남편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까지 확장해 돌아보게 되었다. 관계를 지키는데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넘어서 방해물에 대한 개인의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 진실한 공감이 왜 필요한지, 이 책은 그 이유를 차분하게 설득해 준다.

 

마지막으로 완벽주의에 대한 고찰 역시 인상 깊었다. 완벽주의의 문제점이나 벗어나는 방법에 그치지 않고, 완벽주의가 필요한 순간도 분명 존재하지만, 그 상태를 ‘졸업’하고 빠져나올 수 있는 적응력 역시 중요하다는 관점이 마음에 남았다. 완벽함에 집착하는 나 자신을 다그치기보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진짜 지구력이라는 메시지로 다가왔다.

 

<마음지구력>은 소진되기 전에 왜 나를 돌봐야 하는지, 공감력과 적응력이 왜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힘인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소소한 방법들을 차분히 알려주는 책이다. 마음이 지칠 때, 혹은 나 자신을 다시 다독이고 싶을 때 곁에 두고 싶은 책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p.45 편도체는 불안, 우울, 분노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활성화시킨다. 그런데 편도체는 두 가지 뇌의 영역과 연결되어 있다. 첫째는 기억 중추인 해마와 닿아 있다. 그래서 부정적인 감정은 부정적인 기억을 자극한다. 편도체가 자극되면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라는 부위가 부정적인 기억을 떠올리기에 부정적인 감정이 자극을 받아서 한 번 더 편도체가 활성화된다. 둘째 편도체는 자율신경계와도 연결되어 있다. 자율신경계란 인간의 의도대로 움직이는게 아니라, 자기들 마음대로 알아서 활동하는 신경 시스템으로 주로 생리적인 기능을 한다.

 

p.58 “이미 너는 잘하고 있어”, “괜찮아 그 정도면 잘할 거야. 시도해 본 게 어디야” 이런 메시지를 많이 들은 사람들은 그 피드백을 내재화시킬 수 있다. 힘들 때마다 지칠 때마다 자신에게 해주는 동기 부여는 엔딩까지 끌고가는 힘이 되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p.77 구체적인 현실주의자가 되는 세가지. 마음보다 몸에 집중하자. 우리가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영혼이 아니라 육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신비로운 경지의 정신력은 초고수가 된 뒤에 신경 써도 된다. 팔, 다리, 몸통, 위장과 심장의 건강을 유지하고, 뇌에 혈액 공급만 원할하게 해도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다. 몸에 좋은 행동을 많이 하고, 몸에 나쁜 행동을 빨리 끊는 것을 목표로 삼자. 둘째 과거나 미래보다는 현재에 몰입하자. 눈에 보이는 것에 집중하자고 결심하는 것이 좋다. 무언가를 하지 말자는 부정적인 목표는 뇌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지금 눈에 들어오는게 책이면 책을 읽고, 침대면 빨리 눈 감고 잠을 청하자. 셋째 의도보다는 행동을 중요시하자. ("이를 어쩌나?"-뇌에 실질적인 아이디어를 요청하는 방법)

 

p.77 상처가 감정의 상처로 끝날지, 생각의 상처로 이어질지, 아니면 인생철학과 신념의 병으로 진행될지는 우리가 지난 방어력에 달려 있다. 나쁜 일을 겪었더라도 더 나쁜 일로 이어질지, 여기서 방어할지의 갈림길이 있는 것이다.

 

p.140 방어력이 강한 사람은 기분이 나빠도 자신의 감정을 빨리 수습한다. 멘털이 건강한 사람도 포기할 때가 있지만, 기분이 나쁘다며 감정적으로 결정하는게 아니다. 쓸데없는 질문만 던지며 밤을 세우지도 않고, 욱하는 행동으로 주변을 긴장시키지도 않는다. 이성적으로 계산한 후에 다음 행선지를 정해두고 그만둔다.

 

p.142 ‘아 그럴 수 있구나,’, ‘나만 겪는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나를 편하게 만들어줬다. 힘들 때 가장 힘든 점은 내 감정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럴 수 있는 일이다. 나만 그런게 아니다”라는 메시지가 제일 중요하다. 그게 공감의 힘이다.

 

p.172 방어력이 강한 사람들은 생각의 방어 전략이 있다. 1단계에서는 충분한 자기 공감으로 감정적인 방어를 해내고, 2단계에서는 머릿속을 잠식한 부정적인 생각 패턴을 소거해 나간다. 억지로 감정을 억압하는 것도, 거짓말로 최면을 거는 것도 아니다. 나는 어릴 때 읽었던 새옹지마, 무용지용, 인과응보, 와신상담 같은 이야기로 스스로 방어할 수 있었다.

 

p.184 변화를 빨리 쟁취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무의식적인 반복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마음 속에 숨어 있었던 생각을 수면 위에 올려 놓고 끊을지 계속할지 고민할 수 있을 정도로 자아를 들여다보는게 우선이다.

 

p.208 마음에 들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것, 안되는게 뻔히 보이는데 도전하는 것,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불편한 일이지만 자연스러운 일이다. 내 탓을 할까봐 두려워서 일일이 알려주는 것보다는 실패할 기회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 나무를 키우려면 물 주고 햇빛 받으며 기다려야 하듯 정신적인 성숙을 위해서 주변인들이 해야 할 일은 ‘거리를 두며 자신의 삶에 집중하기’일 수 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태도)

 

p.220 사람 사이에서 생기는 문제는 국숫집 사장님처럼 입체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공격에 대응하면서도, 해야 할 일은 하고, 감정은 상했지만 생산 활동의 프로세스는 이어가야 한다. 감정에 휘둘려 행동하면 이미지만 나빠지고 말없이 참고만 있으면 오해가 쌓인다.

 

p.233 머릿속에서 갈등이 일어난다는 건 둘 다 비슷하기 때문이다. 짬뽕이나 자장면이나 그게 그거다. 맛있게 먹고 잘 소화시키는게 더 중요하다. 더 나은 선택이 중요한게 아니다. 정해진 시간 내에 결정하기. 이미 선택한 결정에 만족하기, 건강하게 살기가 진짜 중요한 일임을 기억해야 한다.

 

p.235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예측술과 독심술 능력이 없다. 어릴 때는 그런 환상이 있을 수 있지만, 성인이 되었으면 문제 해결로 직진하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우리가 어쩔 수 있는 것은 현재와 자기 자신 밖에 없다. 미래는 진인사 대천명이고 타인의 마음속은 타인에게 맡겨두어야 한다. 알아낼 수 없는 것을 알고자 하는 것은 힘만 빠지는 일이다.

 

p.255 아니다, 모른다, 못한다 등의 부정적 단어가 뇌에 떠오르는 순간 흐름이 깨진다. 편도체가 활성화되면서 브레이크가 걸린다. 그래서 무언가를 중단하고 싶을 때 “확실해?”라고 자문하는 방법이 있다.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이 “담배를 피우면 스트레스가 풀릴 것 같아”라고 한다면 “확실해? 그거 스트레스인거 확실해? 담배 피우면 스트레스 풀리는 거 맞아?”라고 질문해서 금연을 돕는 방법이다. 확실하게, 진짜로, 영원히, 근본적인 같은 부사어로 완벽주의를 끌어들이면 흐름이 끊어지고, 의욕이 꺽인다. 그래서 무언가를 끊을 때는 이 방법을 사용하면 좋다.

 

p. 255 아무리 굳은 마음을 먹고 새 출발을 했어도 보상 중추의 활성이 영원하지는 않다. 중간중간 작은 성취가 없으면 변화를 지속할 에너지가 바닥난다. 작은 성취가 없는 것은 사랑하는 연인이 기념일을 챙기지 않는 것과 같다.

 

p.266 패배감이 지나치게 희석되면 패배에 익숙해진다는 문제가 생긴다. 마음이 덜 아픈 정도가 아니라, 결과를 외면해 버리는 지경이 된다. 그것은 받아들임과는 전혀 다르다. 화가 나지도, 우울하지도 않고 ‘사실상 성공이야’하면서 복기할 기회를 날리는 것이다.

 

p.275 돈을 벌려면 좋아하지 않는 일도 해야 하고,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려면 그 일을 아주 잘해야 한다. 돈을 벌 수 있을 만한 수준에 오르기 위해서는 그 일을 싫어하게 될 정도로 지긋지긋하게 열심히 해야 한다.

 

p.279 차라리 건강에 대한 염려를 해주는게 낫다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게 건강인데, 잠은 잘 자고 식사는 맛있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정도가 적당하다. 생활에서 완벽주의를 빼는게 아니라 건강을 중요시하는 철학을 추가하는 것이다.

 

p.286 완벽주의는 기숙학원 같은 것이다.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하게 해준다. 시간을 정해두고 한동안 푹 빠져 있기에 좋다. 사랑도 잠시 잊고, 우정과 꿈도 잠시 내려두고, 열정적으로 몰입하기에 이만큼 좋은 이데올로기가 없다. 하지만 졸업은 해야 한다.

 

p.287 이렇게 목표를 수정하는 것도 능력이다. 세상의 흐름에 따라, 나의 상태에 따라 정답은 늘 변한다. 융통성을 발휘하며 인생에 적응하는 능력, 그게 완벽주의의 대안이며 해결이다. 소진도 예방할 수 있다.

 

p.299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자. 선택할 수 없는 보기를 들여다보면서 기운 빼다 보면 무기력이 생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가진 것,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자원 등을 생각하는게 현실에 집중하는 것이고 세상에 적응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p.302 당장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때 얻는 이득은 감정에 속지 않는 다는 점이다. 등산하기로 마음은 먹었지만 이는 감정이라서 수시로 변한다. 등산하기로 마음은 먹었지만 이는 감정이라서 수시로 변한다. 감정은 지속성이 짧고, 가변성은 높다. 무엇보다 중요한 특징은 침투성이 탁월하게 강력하다는 점이다. 판단이 달라질 정도로 파괴적이다. 부정적인 감정이 팽배해지면 할 수 있는 일도 할 수 없게 느껴지고, 해야할 일도 안 해도 될 것처럼 느껴진다.


댓글


스오이
22시간 전

젠가님 후기가 몇개나??? 여전히 멋지십니다아👍🏻

인생집중
19시간 전

편도체의 안정화가 필요한 요즘입니다 ㅎㅎ 꾸준한 독서와 후기 수고하셨습니다. 젠가님 화이팅 !!

별을향해쏴라
19시간 전

졸업하기 위해 달려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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