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위밍풀입니다.
"공감능력이 투자와 무슨 상관이야?"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 공감능력이 부족한 탓에
임차인이 낀 물건의 매도를 망칠 뻔했습니다.
저는 임차인이 ‘안 나가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못 나가는’ 상황이었습니다.
[희망 시나리오]
임차인에게 매도하기
계약갱신권 사용 후, 만기 1년이 남은 상태에서
지방 물건의 매도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주변에서 임차인에게 매도한 사례를 많이 봤기에
저도 은근히 기대했습니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이랬습니다.

"저희도 매도 중이라 매수는 어렵구요.
저희 집 전세 놓은 것도 1년 남아서, 그때까지 살게요"
by 다주택자 임차인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속으로 정리했습니다.
‘아, 그냥 안 나가겠구나.’
희망 시나리오는 그렇게 끝났습니다.
임차인에게 매도는 실패했고,
세안고 상태로 매도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만기 1년 남은 세안고 물건은
당장 입주가 불가하기에 실거주보다는
투자자가 매수할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시장은
실거주를 찾는 분들만 정말 가끔… 돌아 다니고,
투자자는 한 명도 보이지 않던
매수세가 얼어붙은 차가운 시장이었습니다.
투자자한테 팔기 좋은 물건을
실거주에게 팔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절망 시나리오]
실거주에게 세안고 매도하기
예상대로 투자자는 한 명도 보러 오지 않았고,
실거주들은 가격이 싼 제 동향 기본 물건보다
비싸더라도 수리가 잘 된 RR 물건을 선호했습니다.
가끔 제 물건을 보러 와주시는
실거주 손님들이 계셨지만,
“입주까지 1년은 너무 길어요.”
4개월 동안 들은 말이 거의 똑같았습니다.
그 사이 서울은 빠르게 오르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더 조급해졌습니다.
투자자가 없는 실거주 시장에서
만기 1년 남은 세안고 물건을 판다는 건
타겟과 방향성이 맞지 않는 것이었고,
저는 임차인을 내보내야겠다고 방향성을 바꾼 후
매도에 성공하게 됩니다.
만기 1년을 채우겠다던 임차인은
어떻게 이사 갈 결심을 할 수 있었을까요?
해결하지 못한 것은
매도가 아닌 공감
임차인 분의 말씀을 다시 한번 뜯어보겠습니다.
“저희도 매도 중이라 매수는 어렵구요”
(속마음: 보유 주택들 팔고 상급지로 갈아타야 되는데 매도가 안됩니다. 그 이유는)
“저희 집 전세 놓은 것도 1년 남아서”
(속마음: 제가 매도하는 집에 임차인이 살고 있는데 만기가 1년이 남았어요.
임차인이 나가야 매도가 될 텐데 임차인이 안 나가요. 저도 정말 매도하고 싶어요)
“그때까지 살게요.”
(속마음: 저도 매도 되면 바로 이사 가고 싶은데
임차인분이 안 나가서 이사 못 가요)
제 임차인은 이사를 안 나가는 게 아니라,
못 나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동안 임차인 분이 버틴다고 생각한 건
공감 없이 제 입장에서만
상대의 말을 해석한 것이었습니다.
임차인의 속사정을 알고 나서 한 일은,

“혹시 그 임차인 분은 이사 갈 생각이 없으신가요?”
이 질문 하나로 상황이 반전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제 임차인의 세입자 분께서도
전세로 계속 거주하기보다
매매로 옮기는 것을 고민하고 계셨습니다.
결국 이번 기회에 매수를 결심하시게 되었고,
그 덕분에 제 임차인 분도 세입자를 정리하고
실거주를 시작하며, 본인 집을 수월하게
매도할 수 있는 조건으로 만드셨습니다.
저 또한 임차인 분께서 빨리 나가주신 덕분에
실거주에게 무사히 매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제가 4개월 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는
단순히 ‘매도’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있던 건
‘공감’의 부재였습니다.
저는 사람의 마음을 읽지 못한 대가를
결국 시간과 비용으로 치렀습니다.
투자는 결국 숫자 위에
사람이 얽혀 있는 일입니다.
저처럼 공감 없이 상황을 머리로만 이해하면,
생각보다 큰 기회비용을 치르게 될지도 모릅니다.
혹시 지금 잘 안 풀리는 매도가 있다면,
한 번쯤은 상황이 아니라,
사람을 다시 들여다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공감능력 부족이 만든 4개월을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겪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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