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발짝두발짝입니다.
저는 싱글 투자자이고 24년 지방 중소도시에 소액 투자 후 올해 수도권 비규제 지역으로 갈아탔습니다.
노력보다 더 큰 운이 이끌어준 결과였기에 돌이켜보면 부족했던 부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다음 투자 때 꼭 적용할 수 있도록 정리해보겠습니다.
복기 첫 번째 : 성급하게 결정하지 말자.
세입자에게 통보는 급하게 하지 말 것.
제 지방 물건의 매수자는 세입자 분입니다. 너무 운이 좋았죠. 그간 봐온 세입자 분은 굉장히 신중하신 분이셨는데, 전세 만기가 올해 8월인데도 반 년도 더 전인 1월에 먼저 연락을 주셔서 갱신 여부 / 매도 의사를 역으로 여쭤보셨습니다.
당시 확실한 갈아타기 후보 단지가 없었기에 매도를 해도 OK, 갱신도 OK 인 마음이었습니다. 세입자 분은 갱신을 원하신다고 하셔서 ‘갱신도 하시는데 매도는 2년 뒤에 해야 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 갱신으로 얘기를 마무리 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런 도중 미리 신청했던 투자 코칭을 받으며 계획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마스터 멘토님과 투자 코칭을 하며 갱신보다 매도로 방향을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멘토님의 조언은 이미 갱신을 진행하는 과정이었기에 세입자 입장에서 매도로 얘기를 바꾸면 기분이 상할 수 있다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다행히 초반에 먼저 매도 의사를 밝혔었기에 가족 사유로 상황이 바꼈다. 라고 정정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만기가 6개월 이상 남은 시점 + 갈아타기 후보 단지도 확실치 않은 상황 + 투자 코칭 예정> 이었는데 급하게 의사를 밝혔다 싶었습니다. 코칭을 받은 후 방향을 정하고 통보를 했다면 깔끔하게 매도 진행 또는 갱신 진행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2. 가격 조정 협상이 들어왔을 때 당일에 통보하지 말 것
세입자 분께 200만원 조정을 받았을 때 너무 빨리 결정했던 게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왜냐하면 더 깎으려는 이유도 묻지 않았고 ‘그래… 얼른 팔자…근데 100만원만….’ 생각하곤 몇 시간 만에 100만원을 깎아 드릴께요. 답장을 보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적어도 이유라도 알고 깎아 줬어야 했다 싶었는데요, 입장을 바꿔 매수할 때 저도 매도자한테 이런 이런 이유 때문에 이 가격으로 요청 드립니다. 라고 했던 게 기억이 났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제가 원하는 방향대로 매도를 하게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너무 빨리 헤치우려 했던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가격 협상 과정 마다 최선을 대해 비싸게 팔려고 노력했더라면 좀 더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복기 두 번째 : 감정만으로 판단하지 말자.
상대방에게 휘둘린다고 느낄 때, 한 걸음 떨어져서 상황을 바라볼 것.
세입자분께 매도를 했지만, 처음부터 세입자분이 매수하겠습니다. 라고 한 건 아니었습니다.
매도하기로 마음을 먹고 세입자 분께 재통보 및 이사 여부를 여쭤봤습니다. 세입자분은 생각해보겠다고 답장이 오셨는데 몇 분 뒤 “이 집이 햇빛이 너무 안 들어와서 매수할 생각이 전혀 없는데~ 금액이 괜찮으면 한 번 생각해보고 싶어요. 금액을 얼마까지 해줄 수 있나요?” 라는 답장이 왔습니다. 답장을 보고 매우 황당했지만 어차피 나갈 생각이 없으신 분(갱신을 원하셨기에)이니 세 끼고 싸게 파느니, 세입자 분께 싸게 팔자!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렇게 세입자 분이 던진 미끼(?)를 덥썩 물어 그럼 도대체 얼마로 제시해야 매수를 하실까? 하는 생각으로 2주를 보냈습니다. 그러다 “잠깐, 집을 사려는 마음이 없는 분께 왜 가격을 제시하려고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당시 저는 집을 팔고 싶다! 라는 열망에 가득 사로 잡혀 매수 의사가 없는 분께 ‘제 물건을 사주십쇼’ 라는 포지션으로 접근을 하고 있었습니다. 감정에서 한 걸음 떨어져 그 상황을 바라보니, 가격을 제시할 사람은 제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세입자 분께 매수 의사와 매수 가격을 역으로 여쭤 봤고 그 뒤에 가격 협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복기 세 번째 : 협상할 때 경쟁 매물들의 정보(상태, 상황) 들을 알고 내 집의 장/단점을 파악한 후 협상 시도하자.
내 집의 단점이 내 집에만 있는 단점인가? 다른 집들도 있는 단점인가?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것.
세입자 분이 희망 가격을 얘기하시면서 깎아야 하는 이유는 ‘상태' 였습니다.
제 집은 2012년 준공의 구축이었습니다. 이미 연식이 있어 실거주 분들은 대부분 수리를 하고 들어가는 연식인데 협상을 할 때 저는 이 점을 간과했습니다.
매수할 때 제 집은 다른 집 대비 상태가 아주 별로였기에 반 년 이상 매도가 되지 않았었고 투자자들도 수리비가 부담이 되어 고려하지 않았던 집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제 집의 상태가 단점이라고 은연히 인정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리 상태가 더 엉망이다 덜 엉망이다는 주관적인 견해일 뿐, 수리를 하고 안 하고는 모든 집이 똑같았습니다. 즉, 당시 나와 있던 물건들 중 비슷한 호가의 물건들도 수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걸 알고 협상을 했더라면, "사모님, 말씀 주신 대로 마루와 싱크대를 수리해야 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이건 다른 집들도 다 비슷한 상황이에요~ 오히려 저희 집은 화장실, 도배, 등을 들어오실 때 수리가 되었으니 오히려 사모님께서 매수하신다면 다른 집 보다 수리비가 덜 들 수 있어요. 그렇지만~ 조정을 해드릴 테니~ 이 가격에만 어떠신 지 고려해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집의 단점은 단점이 아니고 + 장점을 내세우며 가격을 팍 깎아 드리기 보다 점진적으로 깎는 시도해 볼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복기 네 번째 : 역지사지로 생각하자.
상대방은 어떤 점 때문에 매수/매도를 하려는 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협상 포인트로 활용할 것.
매도 계약서를 쓴 날 세입자분의 매수 이유를 듣게 되었습니다.
“지금 전세가 정~말 없더라구요. 2년 뒤에 다시 이재명 정부일 텐데 그 때도 전세가 없을 것 같아 매수를 해야 겠다고 마음을 바꾸게 되었어요."
이 말을 듣고 저는 세입자 분도 시장 참여자 구나 라고 배웠습니다. 제 마음 속 한 구석엔 편견이 있었습니다. 투자 공부 몇 년 했다고 오만했구나~ 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입자 분이 시장 상황으로 인해 마음을 바꿀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이번 배움으로 가격 협상을 할 때, 시장 상황도 협상 포인트가 될 수 있겠구나 라는 좋은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매도자 분과 협상을 할 때도 똑같았습니다.
매도자 분은 2주택을 가진 분으로 ‘세금’ 이유로 매도를 하고 계셨습니다. 소장님께 브리핑을 들었을 때 일시적 2주택으로 잘 못 이해하는 바람에, 깎일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이건 제 착각이었고 그냥 2주택이고 이미 양도세가 나오는 걸로 정해져 있기에 급하게 팔아야 하는 물건도 아니었었습니다. 하지만 팔려고 내놓은 물건인 만큼 매도자분이 어떤 마음으로 매도를 하려는 지 조금 더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는 게 정말 필요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현 정권이 보유세로 굉장히 압박을 주고 있는 상황이니 매도자 분은 다주택자(2주택)를 벗어나 세금 문제에서 여유로워 지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세금 정책'을 키워드로 협상을 했었으면 어떘을까? 아쉬웠습니다. 먹히든 안 먹히든, 상대방의 입장에서 어떤 심리일 지 고민해보고 협상 카드를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복기 다섯번째 : 매물 임장 제대로 하자.
수리 상태는 구체적으로 파악할 것.
후보로 봤던 매물들의 상태가 기억이 안 나서 같은 물건을 하루에 2번 보는 실수를 했습니다. 특히 수리 상태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점을 굉장히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매수에 정말 많은 도움을 주신 동료 분께서 매물 임장 할 때 수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화장실이 수리가 되어 있었을 때, 덧방인 지? 철거 후 새로 한 수리 상태인지? (추가 수리가 필요하다면 덧방/철거 후 시공은 금액이 다르기 때문) 싱크대는 임대용 하이그로시 인지, 주인급인지, 등 세세한 부분들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동안 매물 임장할 때 임대용 수리/깔끔. 주인용 수리/깔끔. 등 대략적으로 수리 상태를 파악했었기에 이렇게 꼼꼼하게 파악해야 하구나 를 배웠던 경험이었습니다.
2. 수리 연식은 입주 시기를 참고할 것.
매수한 집은 주인급 수리가 된 집이었습니다. 주인은 그걸 알고 있었기에 상태를 가지고 협상을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동료 분께 여쭤보니 그럼 수리를 언제 한 건지 꼭 물어봐라 라고 하셨습니다. 여쭤보니 6년 전이라고 하셨는데 실제로는 입주 때 하신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알았냐면, 등기부등본에 입주 날이 17년이길래 계약날 이걸 보고 매도자께 ‘중간에 수리를 하셨나요?’ 라고 하니 ‘입주 때 했죠, 살면서 수리 못해요~' 이렇게 얘기를 하셨습니다. 듣고는 아… 내가 너무 순진했구나. 싶었습니다.
만약 등기부등본에서 입주 날짜를 보고 ‘음 수리는 이 때 쯤 하셨겠군’ 하고 입주 때 수리 하셨나봐요~? 라고 매물을 볼 때 넌지시 여쭤봤더라면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있었을 거고, 아무리 주인급 + 깔끔한 상태더라도 디자인이 옛날이고 아무래도 감가 상각이 될 수 밖에 없으니 이 점을 협상 포인트로 만들 수 있었을 겁니다. 사실 6년 전도 충분히 이 얘기를 해 볼 만한데도 왜 그렇게 소극적이었나 싶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3. 물건 털기 잊지 말 것.
가장 큰 복기 포인트입니다. 가계약금을 넣고 이틀 후, 매수한 단지 쪽의 다른 소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혹시 매수 하셨나요? 주전세로 할 수 있는 물건이 있어서요~ 광고는 안 올라가 있어요'
‘네…매수 했는데요….(헉……..물건 털기 안했다….)'
그 전화를 받고 나서야 저는 장부 물건을 털지 않았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네이버에 있는 물건들은 대부분 봤고 물건 자체도 많이 없는데 조건이 되는 물건으로 추리면 더 없고, 실시간으로 본 매물들이 하나 둘 계약되는 걸 보다 보니 마음이 급해진 것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더 큰 원인은 평소에 장부 물건을 터는 습관을 들이지 않았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임장을 할 때 워크인으로 한 적이 많이 없었던 게 마지막까지 장부 물건 터는 걸 생각하지 못한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복기 할 부분이 너무 많아 적으면서 심란한 마음이 매우 컸습니다.
정리하면서 쭉 보니 공통으로 아쉬웠던 점이 ‘할 수 있는 만큼 다 해보지 않은 점’ 이었던 것 같습니다.
적극적으로 이렇게도 요청해보고, 저렇게도 물어보고, 소장님 1분이 아니라 여러 군데 다 방문해서 여쭤보고…
부동산은 발품이라는 말이 정말 맞다고 느꼈던 갈아타기 경험이었습니다. 다음 매도/갈아타기는 지금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매수 때 정말 많은 도움을 주신 ‘헬짱부린이’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끌어 주시고, 매물도 같이 봐주시고, 같이 고민해 주셔서 이 결과가 만들어 진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헬짱님🧡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헬짱님의 도움, 매수 소장님의 도움, 매도 방향 잡아주신 마스터 멘토님의 도움, 매코 해주신 자향 멘토님의 도움 등 여러 분들의 도움과 운이 적용된 결과인 것 같습니다. ‘마침’ 세입자가 매수를 해주신 거, ‘마침’ 매도자가 주전세로 매도를 하신 것들을 다 제 노력이 아닌 운이었습니다. 그래서 본인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는 매수가 아니라 ‘보유’ 시기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요즘 하곤 합니다. 매도까지 최소 2~4년. 절대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하지만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 느냐에 따라 어떤 다음으로 만들 수 있을 지 결정 될 겁니다. 복기글에는 아쉬운 부분만 적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갈아티기 과정에서 잘했던 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못했던 점은 철저히 반성하고 개선하고 잘했던 점은 칭찬해주며 보유 기간 동안 받았던 도움들을 다른 분들께 나누면서 성장하는 시간으로 보내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