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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역습,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5시간 전

2020년 8월, "시장의 역습,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벌써 6년전이다.

 

임대차3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시행되기 시작한 2020년 8월, 나는 "시장의 역습,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임대차3법 시행으로 전세 유통 매물이 급감할 것이고 이로 인해 신규 임대 매물의 전월세가가 급등할 것이며 서울의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내용의 글이었다.

 

실제로 2020년은 아파트 기준 역대 최대 입주 물량(5.4만호)이 서울에 들이닥친 해였으나 임대차3법 시행 직후 전세 유통 매물이 급감하면서 2019년 -0.2%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 전세 지수(KB)는 2020년 +12.2% 급등하기에 이른다.

 

돌이켜보면 민주당이 집권했던 시기의 부동산 대책은 "유통 매물을 줄이는 규제"로 일관되었던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신기하게도 민주당 정부가 집권할 때마다 부동산은 급등했고 특히 서울과 광역시의 격차가 벌어졌다. 이 반복된 역사가 과연 우연의 산물이라 치부할 수 있을까. 아니, 그 저변에는 위에 언급한대로 "유통 매물을 줄이는 규제"로 일관된 부동산 정책의 실패가 깔려 있다.

 

유통 매물을 줄이는 규제가 시장에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왔는지를 숫자로 알아보자.

 

 

#1.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다주택자 양도세를 중과하면 매매 유통 매물이 급감한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이야기다.

 

노무현 정부는 2006년에 다주택자 양도세를 중과했는데 그 결과를 알아보려면 그 전년도인 2005년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M2 통화량 증가율을 보면 2005년 +6.8%, 2006년 +8.5%로 2006년에 좀더 많은 유동성이 풀린 것은 맞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을 보면 2005년 5.1만호, 2006년 4.4만호로 2006년에 공급이 감소한 것도 맞다. 2006년에 돈은 좀더 풀리고 입주 물량도 좀더 감소했기 때문에 2005년보다 상승폭이 커질 환경이 조성된 것도 맞다.

 

그런데 서울 아파트 매매 지수 상승률은 2005년 +9.1%, 2006년 +24.1%로, 2006년에 엄청나게 상승하였다. 참고로 2006년 +24.1%라는 상승률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86년 이래 1990년(+37.6%), 2002년(+30.8%) 다음 가는 역대 3위의 상승폭이었다. 최근 들어 서울 아파트가 폭등한 것으로 우리에게 기억되는 2021년(+16.4%)과 2025년(+11.3%)보다 더 폭등한 것이 2006년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다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부활시킨 것이 문재인 정부의 2018년이었다. 역시 그 전년도인 2017년과 비교해보자. M2 통화량 증가율은 2017년 +6.1%, 2018년 +5.0%로 2018년에 유동성 증가폭이 줄었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17년 2.9만호, 2018년 3.9만호로 2018년에 공급이 확대되었다. 2018년에 돈은 덜 풀리고 입주 물량은 늘어났기 때문에 2017년보다 상승폭이 축소되거나 하락 전환할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서울 아파트 매매 지수 상승률은 2017년 +5.3%, 2018년 +13.6%로, 역시 2018년에 크게 상승하였다. 돈은 덜 풀리고 공급은 늘어났는데 집값은 오히려 훨씬 올랐다면, 이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따른 매매 유통 매물 급감 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유통 매물을 줄이는 규제"의 부작용이다.

 

 

#2. 임대차3법 시행

 

아시다시피 전세가는 입주 물량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 전세가는 수급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19년 4.6만호, 2020년 5.4만호로 2020년에 보다 많은 입주 물량이 몰렸다. 게다가 위에 언급한대로 5.4만호는 서울 기준 역대 최대 입주 물량이었다. 서울 전세 지수 상승률은 2016년 +3.1% → 2017년 +2.1% → 2018년 +1.6% → 2019년 -0.2%로 갈수록 하향 안정화 되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역대 최대 입주 물량이 몰린 2020년은 전세가 하락폭이 커질 상황이었다.

 

그런데 난데없는 "임대차3법"이 시행되었다.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에 따른 전세 유통 매물 급감으로 서울 전세 지수 상승률은 2019년 -0.2%에서 2020년 +12.2%로 오히려 폭등하게 된다. 입주 물량이 많았기 때문에 내버려뒀다면 오히려 전세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컸던 2020년에 말이다.

 

앞서 언급한 2020년 8월에 올린 "시장의 역습,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글은 임대차3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고나서 앞으로 시장에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른채 환호작약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보고 쓴 글이기도 했다. "유통 매물을 줄이는 규제"가 어떤 후폭풍을 몰고 올지 모르는 비전문가 국회의원들의 행태에 무척이나 씁쓸해했던 기억이 난다.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를 때리면...?

 

그리고 지난 수개월간 정부가 어떻게든 다주택자로부터 매물을 쥐어짜내려고 혈안이었던 것은 시장참여자 모두가 목도한 바대로다. 지난 1월에는 5월 9일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을 천명하면서 5월 9일까지 "잔금을 치러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고 했었다. 그러나 2월에는 5월 9일까지 "계약금을 지급한 게 확인되면"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고 했다가 4월에는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면"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 대통령의 워딩으로 볼 때 이는 다주택자의 편의를 봐준 것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더 매물을 쥐어짜내기 위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다음 타자는 "비거주 1주택자"다. 사실 비거주 1주택자마저 투기꾼의 범주에 집어넣으며 규제 대상으로 삼겠다고 할 줄은 미처 몰랐다. 왜냐 하면 이재명 대통령 본인도 비거주 1주택자 신분이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천 계양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을 때 분당 집은 팔지 않고 인천 계양에 전세로 들어갔던 그 시기 말이다. 본인도 비거주 1주택자였던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비거주 1주택자를 겁박할 줄은 미처 예상도 못했다.

 

어쨌든 그동안 대통령과 정부 고위 관리의 언급을 토대로 보면 7월에 발표될 세제 개편안에는 다주택자 및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증세 및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수준이 담겨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대사업자에게 영구적으로 부여된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도 단계적인 축소 또는 폐지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7월에 발표될 세제 개편안 내용에 따라서는 임대사업자와 비거주 1주택자로부터 매물이 상당 수준 출회될 수 있다. 특히 서울에서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주택이 34만호, 비거주 1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이 83만호에 이르기 때문에 이들로부터 매물을 최대한 토해내게 한다면 시장은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보는 게 정부의 시각일 것이다.

 

그러나 서울에서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주택 34만호 중에서 아파트는 4.2만호에 불과하다. 그리고 비거주 1주택자가 보유한 주택 83만호 중에서 비수도권 거주자의 보유 주택은 17.2만호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매물 출회가 어느 정도 나올 것으로 예상되나, 수도권 거주자의 경우는 자가로 돌아가는 경우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 특히 집값이 많이 올라서 양도세 규모가 커질 수 있는 집 위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집값이 많이 올라서 양도세 규모가 큰 집은 어디인가. 그러한 집은 상급지에 몰려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상급지의 매매ㆍ전세 유통 매물을 줄이는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양극화의 재점화다.

 

 

문제는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가 줄어든 후다

 

정부의 강공 드라이브가 시장에 먹혔다고 치자. 그래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치자. 그럼 시장은 안정화되고 시장 참여자들은 모두 해피해질까.

 

그런데 말이다. 다주택자를 때려서 다주택자를 줄이고, 비거주 1주택자를 때려서 비거주 1주택자를 줄인다는 것은 곧 매매 유통 매물과 전세 유통 매물을 모두 줄여버리겠다는 의미와 다름 없다.

 

1주택자가 무주택자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볼 때, 시장에 출회될 만한 매물은 주로 다주택자로부터 나온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매매 유통 매물이 감소되면 집값이 급등한 것이 지난날 우리가 겪어온 역사였다.

 

다주택자 감소는 전세 유통 매물 감소로도 이어진다. 이전에도 설명한 바 있지만 다시 언급해보자면, 다주택자가 보유한 임대주택이 100채이고 임대수요가 150명이면 전세 경쟁율은 1.5대1이고 전세가는 이 경쟁율이 반영되어 책정된다. 그런데 다주택자 규제 강화로 다주택자가 보유한 임대주택 100채 중에 50채를 매도해서 무주택자(임대수요)가 50채를 구입하면 임대주택은 100채에서 50채로 줄어들고 임대수요는 150명에서 100명으로 줄어들면서 전세 경쟁율은 1.5대1에서 2대1로 확대된다. 당연히 전세가는 더욱 올라가게 된다. (물론 다주택자가 보유한 임대주택과 임대수요가 1대1이면 다주택자가 임대주택을 매도해도 전세 경쟁율은 똑같다. 그러나 지금은 "공급 부족" 상황이다.)

 

비거주 1주택자가 감소해도 전세 유통 매물은 감소한다. 왜 그런지 의아해할 분들이 많으실 것 같다.

 

A는 B가 소유하는 집에 살고, B는 A가 소유하는 집에 살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증세 및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로 A와 B는 각각 자기가 소유하는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이 경우 임대주택은 2채에서 0채가 된다. 이것만 보면 임대수요도 0이 되고 임대주택 공급도 0이 되니 쌤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은 그리 간단치 않다.

 

이 상황을 집 10채가 있는 세상으로 확대해보자. 10채 중에 5채는 실거주 1주택자가 살고 있고 2채는 비거주 1주택자인 A와 B가 서로의 집을 교환해서 살고 있으며 3채는 다주택자가 갖고 있다고 치자. 그리고 다주택자가 갖고 있는 3채에 대한 임대수요는 4명이라고 치자. 그러면 임대주택은 5채(A와 B가 세놓은 주택 2채 + 다주택자 보유 3채)가 있고 임대수요는 6명(A + B + 3채에 대한 임대수요 4명)이 있다. 전세 경쟁율은 1.2대1이다.

 

그런데 A와 B가 각자 세입자 생활을 청산하고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되면 임대주택은 3채, 임대수요는 4명으로 줄어든다. 전세 경쟁율은 1.33대1로 올라간다. 역시 전세가는 올라간다.

 

 

2028년, "시장의 역습,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시즌2

 

사실 정부는 초조하다. 초조함의 일단을 이미 10.15 대책 발표 시 노출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10.15 대책에서 서울 전역 및 경기 12곳을 조정대상지역ㆍ투기과열지구ㆍ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M2 통화량 증가율이 장기 평균을 상회하고 있어 유동성의 주택 시장 유입 압력이 높은 상황""수도권 입주 물량 부족이 예상되면서 수급 불안을 자극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그 이후 정부발 유동성 확대(슈퍼 예산)와 민간발 유동성 확대(반도체 초호황 및 코스피 폭등)까지 곁들여지니 부동산 안정화가 쉽지 않은 과제라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유동성 확대도 막을 수 없고 공급 감소도 막을 수 없다면 남은 답은 하나, "유통 매물 늘리기"다. 그래서 단기 구간 내 유통 매물 늘리기에 치중하여 다주택자에서 비거주 1주택자까지 전선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그 다음 단계로 다주택자도 줄이고 비거주 1주택자도 줄여서 시장이 실거주 1주택자로만 구성된다면 시장은 안정화될까?

 

그렇지 않다. 실거주 1주택자로만 구성된 부동산 시장은 유통 매물 부족으로 오히려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고공행진을 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주택산업연구원은 사회주의 국가들이 1가구 1주택 정책을 유지하다가 시장 경제로 전환되자 유통 가능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매매가와 임대료 모두 급등한 이력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나는 이재명 대통령, 그리고 정부가 훗날의 부작용(매매/전세 유통 매물 급감)을 감수하면서까지 단기 구간 내 유통 매물 늘리기에 급급한 이유가 바로 2028년 4월 총선을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1달 뒤로 다가온 지방선거의 승리는 중요하지 않다. 2010년 지방선거는 민주당이 승리했으나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했으며, 2018년 지방선거는 민주당이 압승했으나 2022년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했으며, 2022년 지방선거는 국민의힘이 압승했으나 2025년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한데서 보듯, 지방선거의 승패는 정권 창출과 큰 연관이 없다.

 

그러나 2028년 총선은 다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 입장에서는 2028년까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야 총선 승리뿐 아니라 민주당을 친명 체제로 유지할 수가 있다. 그때 대통령 지지율이 높지 않다면 총선에서 승리하더라도 민주당 내 친명 세력이 줄어들어 이재명 대통령 입장에서는 마냥 웃을 수 없게 된다. 상황 여하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자신을 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2028년 4월 총선까지 집값 안정화는 이재명 정부에 절체절명의 과제다. 그래서 적어도 2028년까지 공급 감소가 확정적인 상황에서 그때까지라도 집값 안정화를 꾀한다면 (훗날의 후폭풍이 우려되더라도) 단기적으로 유통 매물을 확대시키는 방안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 아닌가 추정해본다. 그래서 우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로 그전까지 다주택자발 매물을 확대시켜 서울 핵심지 집값을 잡아놨고, 그 이후는 임대사업자와 비거주 1주택자를 규제 대상으로 삼아 또 다시 매물을 확대시키려는 것이다.

 

그러나 규제에 규제를 거듭한 결과 단기 구간 내 매물 출회로 시장이 안정화되더라도 그 이후 다주택자도 감소하고 비거주 1주택자도 감소하여 유통 매물이 급감한 이후는 어떻게 할 것인가.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가 감소하여 실거주 1주택자 위주로 재편된 부동산 시장은 매매와 전세 모두 유통 매물 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단기 구간 내 성과에 급급하여 임시방편으로 다음해, 그 다음해까지 미룬 폭탄 돌리기는 그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이전 민주당 정부와 다르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규제의 강도는 더 강해졌을지언정, "(훗날) 유통 매물을 줄이는 규제" 그 방향성만은 똑같다. 얻어맞는 대상이 되는 계층의 아픔도 더 커지겠지만 시장의 역습 강도 역시 더 커질 것이다.

 

그래서 머지 않은 훗날, 이 이야기를 다시 꺼내게 될 것 같다.

 

"시장의 역습,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댓글

브롬톤v
5시간 전N

감사합니다♡

골드G
5시간 전N

감사합니다🙏

멋진 루이스
4시간 전N

특강때보다 더 실감나게 현재 상황을 상세히 짚어 주셔서 큰 도움 되었습니다 정치적 해석에 부담감도 있었을텐데 ㅎㅎ오히려 팩트 체크로 설명해 주시니 우리 삶에서 정치의 방향성을 모르고 살아갈 수 없음을 다시금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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