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버이날, 아이가 카네이션을 건네줬어요.
빨간 카네이션 하나.
10년 전 아이가 카네이션을 건넨 시간이 떠올랐어요.
어린이집에서 만들어온 거라 삐뚤빼뚤했지만, 아이는 진지하게 두 손으로 내밀었어요.
받는 순간,
이상하게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저는 한때, 세 채를 날릴뻔한 사람이에요.
2014년이었어요.
주변에 다들 아파트를 샀어요.
친구도, 직장 동료도.
"지금 안 사면 영영 못 산다더라."
그 말이 뭔가 맞는 것 같았어요.
임장은 한 번도 안 갔어요.
그냥 교통 좋고, 신축이고, 아파트니까 괜찮겠지 싶었어요.
사고나서 얼마되지 않아 크게 이 났어요.
그래서 제가 잘한 줄 알았어요.
공부를 했냐구요?
아니요.
그냥 첫 번째가 됐으니까, 두 번째도 될 것 같았어요.
더 과감하게 들어갔어요.
그게 실수였어요.
매수하고 첫 번째 아파트와 같이 가격이 올랐어요.
그런데 곧 시장이 꺾였어요.
처음엔 '잠깐 조정이겠지' 했어요.
6개월이 지나도, 1년이 지나도 안 올라왔어요.
결국 손해 보고 팔아야 하는 상황까지 왔어요.
그런데 너무 무서웠던 것은 팔려고 했는데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았어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렇게 팔지 못했고, 긴 시간을 강제 보유하며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되었죠.
"이번엔 진짜다." "여기는 다르다." "지금이 저점이다."
스스로 납득시키면서 샀어요.
아니었어요.
그냥 또 떨어졌어요.
세 채를 거치고 나서야, 저는 처음으로 이 질문을 했어요.
'나는 투자를 한 건가, 투기를 한 건가.'
3번 모두 투기를 한 것이죠.
첫 번째가 됐던 건, 제 실력이 아니었어요.
시장이 올라주는 타이밍에, 아무 매물이나 들고 있었던 것뿐이었어요.
운이 실력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두 번째, 세 번째가 걸러지지 않았어요.
이게 투기와 투자의 차이예요.
투기는, 오를 거라는 '느낌'으로 들어가요.
투자는, 왜 이 물건인지 '근거'로 들어가요.
투기는, 시장이 받쳐주면 운 좋게 수익이 나요.
투자는, 시장이 꺾여도 버틸 수 있는 이유가 있어요.
세 채를 투기하고 나서 저는 처음으로, 제대로 공부를 시작했어요.
임장을 다녔어요.
매물을 봤어요.
숫자를 직접 계산해봤어요.
내가 이 집을 왜 사야 하는지, 한 줄로 설명할 수 없으면 사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어요.
그리고 달라졌어요.
시장이 흔들릴 때 흔들리지 않게 됐어요.
남들이 "지금 이거 사야 한다"고 해도, 제 기준으로 걸러낼 수 있게 됐어요.
지키면서, 수익을 거뒀어요.
부동산이 아니라, 주식에서요.
작년부터 미국 주식이 올랐어요.
엔비디아, 테슬라, 서학개미.
주변에 다들 번다고 했어요.
"지금 안 하면 손해다."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
들어가셨죠?
그 마음, 저는 알아요.
그 마음이 저를 세 채나 매수하게 했으니까요.
시장이 오를 때는, 아무 주식이나 들고 있어도 수익이 나요.
그게 내 실력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수익은 '내가 잘한 것'이 아닐 수 있어요.
시장이 올라준 것뿐이에요.
문제는 그다음이에요.
꺾일 때, 버틸 근거가 있냐는 거예요.
거창한 것 아니에요. 딱 세 가지예요.
쓸 수 없다면, 아직 사면 안 돼요.
"다들 오른다니까"는 이유가 아니에요.
"이 회사의 이익이 증가하고 있고, 현재 가격은 그것보다 싸다"가 이유예요.
내가 근거를 갖고 있으면, 흔들릴 때 버틸 수 있어요.
근거가 없으면, 조금만 내려가도 무너져요.
생활비가 걸리면, 냉정해질 수 없어요.
두려움이 판단을 흐려요.
처음엔 작게 시작해서, 이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직접 느껴보는 게 먼저예요.
투자는 공부보다 경험이 더 많이 가르쳐줘요.
왜 샀는지, 언제 팔 건지, 내가 틀렸을 때는 무엇 때문인지.
이걸 기록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은,
1년 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어요.
실수를 줄이는 게 수익을 늘리는 것보다 더 빠른 길이에요.
아이가 내민 카네이션을 받으면서, 저는 한 가지를 생각했어요.
이 아이 앞에, 내가 어떤 부모로 있고 싶은가.
세 채를 매수하고 가격이 떨어졌을 때, 집에서 말이 없어졌어요.
아이가 뭔가 사달라고 해도 속으로 계산을 먼저 했어요.
웃는 척했지만, 실제로는 불안했어요.
그 불안이, 아이한테 전해지지 않기를 바랐어요.
전해졌을 거예요.
아이들은 다 느끼니까요.
그래서 다시 시작했어요.
공부하고, 기준 세우고, 지키면서.
지금은, 아이가 뭔가 해보고 싶다고 하면 일단 들을 수 있어요.
"그래. 한번 해봐."
그 한마디가,
예전엔 나오지 않았어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
지금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이거 맞는 건가?' 하는 분들이 있을 거예요.
올라가는 시장에 들어갔는데, 내가 잘하는 건지 운인지 헷갈리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그 헷갈림. 그게 신호예요.
저는 그 신호를 세 번이나 무시했어요.
그래서 세 채를 투자가 아닌 투기를 했어요.
아주 긴 시간 온 가족이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죠.
한 번만 물어보세요.
'지금 내가 하는 게, 투자인가 투기인가.'
그 질문 하나가,
1년 뒤 당신의 자리를 바꿔요.
어버이날에, 아이한테 카네이션을 받으면서
그 아이에게 진짜 해줄 수 있는 것은
돈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부모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려면, 제가 먼저 흔들리지 않아야 했어요.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아요.
다만 이번엔, 오를 것 같아서가 아니라
왜 이 선택인지, 그 근거를 먼저 만들고 시작하세요.
그게 투기와 투자를 가르는 한 줄이에요.
저도 처음엔 몰랐어요.
세 채를 기준 없이 사고 나서야, 알았어요.
당신은 저보다 한 번 덜 아팠으면 해서,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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