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강남에 다녀왔다
3월, 4월에 다주택자 급매물이 쏟아졌던 그 자리. 지금은 매물 자체가 없다.
중개사 분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전화도 안 와요. 매도자도 매수자도 다 사라졌어요."
5월 10일. 4년간 유예됐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부활했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p, 3주택 이상은 +30%p.
지방소득세까지 합치면 실효세율은 최고 82.5%에 달한다.
세금이 너무 무거워서 못 파는 집. 세금을 감수하고서라도 팔아야 할 집. 그리고 절대 안 파는 집.
이 셋의 차이가 지금 시장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시장의 '거래 멈춤'은 침묵이 아니라 가장 큰 데이터다.
오늘은 그 데이터가 우리 가족의 다음 집 선택에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하고 싶다.
5월 10일 이후 거래량이 줄었다는 뉴스, 다들 보셨을 거다.
그런데 같은 '잠김'이 두 가지 정반대 의미를 가진다.
강남, 용산, 마포, 성동.
이 지역 다주택자들은 양도차익이 워낙 크다.
세금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이걸 왜 팔아?" 라서 안 판다.
오히려 호가가 슬며시 오르고 있다.
지난주 청담 르엘 44평이 80억을 돌파했다.
한강벨트 신축에 대한 시장 평가가 그대로 가격에 반영됐다.
반대로 강북, 경기 외곽, 지방.
이쪽 다주택자들은 차익이 적어 세금 부담은 상대적으로 작다.
하지만 매수자가 없다.
호가는 못 내리고, 거래는 안 되고, 시간만 흐른다.
이게 우리가 흔히 듣는 '매물 잠김'의 어두운 쪽이다.
같은 단어, 정반대 시장. 어디에 속한 자산을 가지고 있는지가 향후 5년을 가른다.
부동산 공부하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게 있다.
자산은 '내가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팔 수 있는 것'이다.
10년 전 누군가가 산 강남 아파트. 지금 시세 차익이 수십억이라 양도세를 내고도 충분히 남는다.
그런데도 안 판다.
왜일까?
다른 곳에 그만한 환금성을 가진 자산이 없기 때문이다.
환금성 좋은 자산은, 환금성이 가장 필요한 순간에도 안 팔게 된다.
그게 진짜 자산이다.
이 역설을 우리 가족의 집 선택에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
지금 매물 잠김이 심한 지역. 다주택자들이 세금 폭탄을 감수하고서라도 끝까지 쥐고 있는 지역.
그곳이 곧 '시장이 인정한 환금성 자산'의 명단이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는, 시장이 직접 보내는 신호다.
요즘 강남권 중개사, 세무사에게 가장 많이 오는 문의가 뭔지 아세요?
매매가 아니라 ‘증여 상담’이라고 한다.
다주택자들은 이제 두 갈래 길에 섰다.
☑️ 세금 폭탄 맞고 팔거나
☑️ 시간을 자기 편으로 만들거나
그 '시간을 자기 편으로 만드는 방법'이 바로 증여다.
자녀에게 부담부 증여로 일부 이전. 배우자 공동명의 전환. 임대등록을 통한 종부세 합산 분리.
이 모든 선택은 한 가지 전제 위에 있다.
"이 집은 다음 세대까지 갖고 갈 가치가 있다."
부모들이 자식에게 물려줄 집을 고르는 기준.
그게 곧 우리가 지금 사야 할 집의 기준과 같다.
제가 늘 강조하는 저환수원리에 환금성이 들어가는 이유가 여기 있다.
저평가
환금성
수익률
원리(원금 보존)
리스크
저평가만 본 투자는 5년 뒤 못 팔아서 후회한다.
환금성이 있는 저평가만이 진짜 자산이 된다.
지금 시장이 그걸 비싼 대가로 가르쳐주고 있다.
세 가지 질문을 가족과 함께 던져보시길 권한다.
10년 뒤에도 누군가가 갖고 싶어 하는 집인가.
교통, 학군, 직주근접, 한강 접근성, 신축 여부. 이 중 몇 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는가.
명단에 들 자신이 없다면, 지금이 자산 재배치를 고민할 시점이다.
매물 잠김으로 핵심지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외곽지는 거래가 안 돼서 자산 정리가 어려울 수 있다.
☑️ 지금부터 6개월~1년 동안의 자금 동선을 그려둬야 한다.
☑️ 현재 보유 자산의 현금화 시나리오
☑️ 대출 한도 점검 (10·15 대책 이후 한도 축소 반영)
☑️ 자녀 학자금, 가족 비상금 분리
이게 가장 중요하다.
실거주 1주택은 '잘 사는 것' 이 목적이고,
투자 부동산은 '잘 팔리는 것' 이 목적이다.
두 기준을 섞으면 둘 다 실패한다.
지금 시장은 이 두 기준을 명확히 나눠줄 수 있는 가장 좋은 학습 기간이다.
시장이 멈춰 있을 때, 우리 가족의 기준은 더 명확해진다.
5월 10일 이전, 시장은 매물이 쏟아진다고 시끄러웠다.
5월 10일 이후, 시장은 너무 조용해서 또 시끄럽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시장은 한 번도 침묵한 적이 없다.
거래되는 집과 안 되는 집.
다주택자가 끝까지 안 파는 집과 결국 정리하는 집.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주려는 집과 그렇지 않은 집.
시장은 이미 답을 알려줬다. 우리가 듣지 않을 뿐이다.
이번 토요일 오전.
가족과 식탁에 둘러앉아 한 번만 물어보시길.
"우리 집은, 시간이 우리 편이 되는 집인가?"
이 한 질문에서, 다음 10년의 자산 전략이 시작된다.
오늘도 평안한 토요일 되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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