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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는 오늘도 뚠뚠— 대한민국 주식 투자자 관찰 일지

26.06.13

오전 9시 정각.

대한민국 어딘가의 지하철 안. 양복 입은 남자가 스마트폰을 꺼낸다. 카카오톡이 아니다. 증권사 앱이다. 화면이 초록색으로 물들자 입꼬리가 올라간다. 빨간색이면 화면을 뒤집는다. 옆 사람이 볼까봐.

이 나라에서 주식을 안 하는 사람은 두 종류다. 진짜 안 하는 사람, 그리고 하는데 말 안 하는 사람.


전설의 개미 김 과장은 오늘도 바쁘다.

어제 밤 미국 증시가 올랐다는 뉴스를 보고 새벽 2시에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코스피 선물을 확인하고 출근했다. 점심시간 12분을 써서 삼성전자를 100주 더 샀다. 오후 2시에 외국인이 팔고 있다는 속보를 보고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퇴근 후 유튜브 주식 채널 세 개를 연속으로 시청했다. 세 명이 세 가지 다른 말을 했다.

그는 오늘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잠들었다. 내일 아침 미국 증시 확인하면서.


주식 시장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

전문가, 운이 좋은 사람, 그리고 전문가인 줄 아는 사람.

개미의 99%는 세 번째다. 나머지 1%는 아직 모른다.


오늘의 주식 격언 코너.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
현실: 무릎인 줄 알고 샀더니 허리였고, 어깨인 줄 알고 팔았더니 머리였다.

"존버는 답이다."
현실: 존버는 삼성전자한테만 답이다. 나머지는 케바케.

"분산투자가 답이다."
현실: 열 개 종목이 동시에 빠지는 걸 보면 분산의 의미를 재고하게 된다.


증권사 앱 알림이 울린다.

"관심 종목 OO전자가 5% 하락했습니다."

김 과장은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는다. 안 봤으면 모를 텐데. 이미 봤다. 오늘 저녁 치킨은 없다.


그래도 내일 또 연다.

주식 창을. 그리고 증권사 앱을.

왜냐하면 개미는 오늘도, 내일도, 뚠뚠하니까.

#주식 #개미투자자 #만평 #직장인 #재테크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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