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마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매수를 마음먹었지만 막상 여러가지 고민으로 인해
결정을 내리는 것 어려워 하시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유는 비슷한데 가장 큰 건 무엇보다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겁니다.
"지금 들어가면 꼭지를 잡는 건 아닐까."
"조금만 기다리면 떨어지지 않을까."
그러면서 자연스레 고민들이 생기게 되는데 정리해보면
1. 가격이 많이 오르다 보니 전월세로 살다 사도 되지 않나?
2. 이 지역에 내집 마련을 해도 되는게 맞나?
3. 대출은 얼마나 받아야 하는가? 받아도 되는건가?
4. 예산이 부족해 구축이나 생각지 못한 지역을 봐야 하는데 괜찮나..?
로 크게 네가지 정도가 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해야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비싸지 않은 가격에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고 이 관점으로 살펴보면 집값은 우상향합니다. 하락하는 시기가 있지만 결국엔 길게 놓고 보면 상승하며 이는 통화량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풀린 돈만 16조이며 올해도 풀리고 계속해서 늘어납니다. 그리고 늘어난 돈은 부동산과 같은 실물 자산으로 흘러갑니다. 집값이 장기로 우상향하는 건 현재의 자본주의와 통화 시스템에 있어서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혹여나 많이 올랐어도 시간이 지나면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상승한다는 것이죠. (물론 모든 아파트가 그렇게 된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아파트를 고르는 것은 필요합니다)

다만 이런 데이터나 상승에 대한 이야기가 오히려 스트레스로 다가오거나 어렵게 느껴진다면 단순하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전세로 사는 동안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집니까?
2년마다 보증금을 5%씩 올려 줘야 하고 4년 후에 이사를 나가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같은 상황이라면 급격하게 올라버린 전세 가격으로 인해 주거지역을 바꿔야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 학교, 출퇴근 시간, 거주 환경까지 내 의지가 아닌 타인의 결정에 맞춰야 합니다. 집값이 오르고 내리고를 떠나 거주 안정성이 2년 혹은 4년짜리 계약으로 정해집니다.
“떨어지면 그때 사겠다”라고 이야기 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다만, 내가 원하는 가격까지 내려올 가능성이 정말 얼마나 되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지난 시장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는 바닥에서 고점까지 300% 가까이 올랐고 고점에서 하락할 때는 30% 안팎이 조정되었습니다. 상승폭과 하락폭의 비율이 다릅니다. 기다렸다가 볼 수 있는 가격인지, 아니면 막연한 희망인지 따져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준을 먼저 정해야 합니다.
집을 거주의 도구로만 본다면 내가 살기 편한 동네가 정답입니다. 내 직장에 가깝고, 익숙하고, 마음 편한 곳이면 됩니다. 그런데 만약 거주의 도구 뿐 아니라 자산이라는 가치를 갖고 시세 차익이 생기길 원한다면 기준은 전혀 다르게 생각해야합니다.
그리고 그 기준의 중심이 내가 아닌 다수가 되어야 합니다. 이때 던져야 할 질문은 하나입니다.
많은 사람이 살고 싶어 하는 지역인가? 결국 가격이라는 것은 내이 아닌 다수의 욕망으로 만들어집니다.그렇다면 다수가 무엇을 기준으로 사는 곳을 고르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사람은 결국 생존을 위해 움직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생존하려면 돈이 필요합니다.
돈을 버는 길은 크게 사업, 투자, 회사입니다. 이 가운데 대다수는 회사를 다닙니다. 회사를 다닌다는 말은 매일 직장으로 출퇴근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일자리가 많은 곳 그리고 그곳으로 쉽게 이동이 가능한 곳에 살고 싶어 합니다.
그렇다면 지역을 보는 기준은 명확해집니다.
내가 좀 불편해도 상관없습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모인 중심지와 얼마나 가까운가, 그곳까지 얼마나 빠르고 편하게 이동하는가. 서울에서 그 중심은 강남, 광화문, 여의도 같은 핵심 업무지구입니다. 결국 이런 일자리 중심지까지의 거리와 연결이 다수가 좋아하는 기준이 됩니다.
대출은 가격 수준과 정책에 따라 시기마다 다릅니다.
그래도 중요한 기준을 하나 정한다면 감당 가능한 대출을 소득이 아니라 저축액으로 계산하는 것입니다.매달 저축하는 금액의 3분의 2 정도를 원리금으로 감당할 수 있는 대출이 무리하지 않는 마지노선입니다.
예를 들어 소득 600만원에 매달 200만 원을 저축한다면 3분의 2인 약 133만원이 매달 갚을 수 있는 원리금입니다. 금리 4%, 30년 상환으로 환산하면 2.8억 정도가 나옵니다. 소득이 500만원이라도 저축이 300만원이면 한도는 4.2억까지 늘어납니다. 소득이 아니라 저축액이 중요합니다.
다만 최근 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7월 세제 개편이 진행되면서 대출 규제가 더 강화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급하게 결정하진 않더라도 시기를 미루지 않고 빠르게 결정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또한 대출을 막연하게 무섭게 생각하진 않으셨으면 합니다. 대출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녹는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1억과 10년, 20년 뒤의 1억은 전혀 다릅니다. 그리고 이 대출을 끝까지 다 갚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지역으로 갈아타면서 바꿔 나가는 것입니다.
팩트는 서울의 신축은 원래 귀합니다.
서울은 20년 넘은 주택 비율이 64.9%로 전국에서 가장 높습니다. 세 채 중 두 채가 20년을 넘긴 집이라는 뜻입니다. 아파트만 따로 봐도 부동산R114 기준 156만여 가구 중 준공 30년을 넘긴 단지가 30%를 넘습니다. 세 채 중 한 채입니다.
그리고 2025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의 91%가 재건축, 재개발로 나왔습니다. 땅이 없으니 새 아파트를 지을 방법이 없습니다. 예산에 맞춰 구축을 보는 건 어찌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축이라고 안 오르는 게 아닙니다. 덜 올랐거나 아직 안 올랐을 뿐입니다. 직전 상승장에서 중하급지 구축 역시도 전저점 대비 2배, 3배씩 올랐습니다.
한 가지 더 생각해야하는 건 원하는 지역/단지에 한 번에 들어가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뭅니다. 기존 집을 팔아 갈아타는 1주택자가 실제로 서울 아파트 상급지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먼저 1주택자가 되어야, 그 집을 통해 살고 싶은 지역/단지로 갈 수 있습니다.
넓은 강을 건너갈 때 한 번에 가려고 하면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징검다리를 밟으면 시간은 걸려도 반드시 건너가게 되죠. 그리고 지금 살 수 있는 그 단지가 첫 번째 징검다리입니다. 그 돌을 밟고나면, 다음 돌을 밟고 건너가면 됩니다.
집값이 오르는 동안 내집도 함께 오르고, 대출은 시간이 갈수록 가벼워집니다. 그렇게 한 칸씩 건너간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살고 싶은 지역/단지에 살게 됩니다.
첫째, 당장은 아니지만 꼭 실거주 하고 싶은 아파트를 정하세요.
둘째, 감당 가능한 대출을 계산하고, 그 예산에 맞는 단지를 5개 정도 정리해보세요.
셋째, 후보 단지를 고를 때 강남까지 얼마나 가깝고, 얼마나 쉽게 이동이 가능한지가 기준입니다.
넷째, 내집마련을 한 뒤에는 살고 싶은 그 집을 향해 갈아타기를 이어가세요.
가격이 올랐다고 멈춰 선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흘러갑니다. 기다린다고 원하는 가격이 오는 게 아니라, 기다린 만큼 더 멀어지는 시기이며 완벽한 타이밍은 오지 않습니다.
2~3년이 지난 더 비싸게 사면서 후회하지 않는 결정을 내리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