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서울은 어떻게 바뀔까요.
서울시가 직접 써둔 답안지가 있습니다.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입니다.
오늘은 그 답안지 속 서북권, 그중에서도 상암·수색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한쪽은 2006년식 구축 아파트. 다른 한쪽은 2020년식 신축 아파트.
그런데 구축이 신축보다 비쌉니다. 이상하죠. 보통은 신축이 더 비싸야 정상인데.
이 차이가 나는 곳이 바로 서울 서북권, 상암·수색 지역입니다.
두 동네 사이를 수색차량기지가 가르고 있습니다. 단순한 철길 하나가 아니라, 넓은 면적의 차량기지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 겁니다. 도로도 돌아가야 하고, 걸어서도 가기 힘들고. 직선거리로는 가까운데 실제로는 다른 동네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그런데 서울시 2040 도시기본계획을 보면 이 지역에 대한 방향이 꽤 구체적으로 나와 있습니다.
단절을 해소하고, 교통을 연결하고, DMC 거점을 주변으로 확장한다.
오늘은 지금 이 지역이 왜 이렇게 됐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달라지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서북권이 좋아지고 있는 이유, 직접 확인해보세요.

상암동은 사실 꽤 독특한 동네입니다.
DMC(디지털미디어시티)라는 국내 최대 미디어·IT 업무지구가 있습니다. MBC, YTN, JTBC, CJ ENM 같은 방송사들이 모여있고, IT 기업들도 입주해 있습니다.
아침 출근 시간에 DMC역 승하차 인원이 어마어마합니다. 그 덕에 시세도 꽤 높습니다. 구축인데도 직장 입지의 힘으로 가격을 유지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상암은 이미 어느 정도 완성된 동네입니다. 직장도 있고, 거주지도 있고.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업무지구인 ‘상암’에서 거주지역인 ‘수색’ 쪽으로 넘어가려면 철길을 건너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단순한 철길이 아닙니다. 수색차량기지가 있습니다. 지상철 한 줄이 아니라, 넓은 면적의 차량기지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상암과 수색 사이는 차로도 크게 돌아가야 하고, 보행으로는 좁고 낮은 지하보도에 의존해야 합니다.
이 단절이 세 가지 문제를 만들어냅니다.
문제 ① — 차고지로 인한 단절, 도로와 보행 모두 불편합니다
차량기지가 크게 자리잡고 있으니 도로가 우회해야 합니다. 직선거리로는 가까운데 실제 이동 시간은 훨씬 깁니다. 차를 타도, 걸어도 돌아가야 하는 구조입니다. DMC에서 일하고 수색에 사는 사람이라면 매일 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직주근접이라고 하기엔 동선이 너무 끊깁니다.
문제 ② — 수색역 일대 환경이 아직 과도기입니다
배후 거주지로 수색·증산 뉴타운에 신축 아파트들이 들어섰습니다. 단지 자체는 훌륭합니다. 그런데 역 앞 상업지구가 여전히 노후돼 있습니다. 아파트는 새로 지었는데, 역 앞 환경은 아직 과도기의 상황입니다.
문제 ③ — DMC가 그 자리에서 끝납니다
DMC 업무지구의 자체 색깔이 있습니다. 미디어 업무지구라는 정체성이 분명하죠. 그런데 그 색깔이 주변으로 퍼지지 않습니다. 상권도 살아나지 않고, 관광객도 넘어오지 않고, 인근 지역이 같이 성장하지 못합니다. DMC라는 거점이 거점에서 멈춰버린 상황입니다.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서북권의 발전 방향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지역 연계 강화 및 특화산업 육성을 통한 창조문화거점 구축"
어렵게 들리죠. 쉽게 풀면 이겁니다. 지금까지 DMC는 그 자리에서 멈춰있었습니다. 서울시는 이 거점을 주변과 연결하고, 창조산업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크게 세 가지 방향입니다.
① 차고지 복합개발로 단절을 해소합니다
모든 문제의 시작점이 수색차량기지였습니다. 서울시는 이 차고지 자리를 업무·상업·주거가 함께 들어오는 복합개발로 바꾸겠다고 했습니다. 차고지가 사라지면 상암과 수색 사이를 막고 있던 단절이 해소되고, 역 앞 노후 환경도 자연스럽게 개선됩니다. 보행 동선도 새로 만들어집니다.
다만 이 복합개발을 추진하던 코레일-롯데쇼핑 합작법인이 최근 청산되면서 일정이 지연된 상황입니다. 계획은 살아있지만 속도가 늦춰진 것은 사실입니다.

② 광역교통망으로 다른 권역과 연결합니다
지금 수색역은 경의중앙선 하나입니다. 서울시는 수색역을 공항철도·경의선·6호선이 모두 만나는 서북권 광역교통 중추로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이게 실현되면 달라지는 게 큽니다. DMC가 서북권 안에서만 머무는 게 아니라, 서울 다른 권역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거점이 됩니다. 지금은 서북권 사람들만 쓰는 업무지구였다면, 앞으로는 서울 전체에서 연결되는 거점이 되는 겁니다.
③ DMC 미디어 특화를 살리고 주변 거점과 연계합니다
DMC의 미디어 정체성을 더 강화하고, 문화·출판·창조산업 등 미디어문화콘텐츠 자원을 활용해서 지역 특화를 도모합니다. 그리고 북한산, 한강 등 서북권 자연 자원과 산업·문화 거점을 연계해서 관광 동선도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지금은 DMC에 왔다가 그냥 가는 사람들이, 주변 문화 자원과 자연까지 돌아보게 되는 구조입니다.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보면 상암·수색에 대한 서울시의 방향은 분명합니다.
차고지 복합개발로 단절을 해소하고, 광역교통망으로 다른 권역과 연결하고, DMC 거점을 주변으로 확장한다. 이 방향이 하나씩 현실이 될수록 이 지역의 평가는 달라질 겁니다.
수색역 복합개발처럼 지연되는 사업도 있습니다. 계획이 있다는 것과 현실이 되는 것 사이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방향 자체가 바뀌지 않는다는 건 중요합니다.
이 지역을 보실 때 이 질문 하나를 기억해두시면 좋겠습니다.
"수색차량기지 개발이 현실이 됐을 때, 이 단지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차고지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이 지역 전체의 그림이 달라집니다. 그 변화의 속도와 방향을 지켜보는 것, 그게 이 지역을 보는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