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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제목: 그릿
2. 저자 및 출판사: 엔젤라 더크워스
3. 읽은 날짜: 2026.06.28
4. 총점 (10점 만점): /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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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릿(GRIT) 독서후기 — 당신의 인생철학은 무엇입니까?
내 인생철학은 '내 삶의 행복'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첫 번째는 현재의 삶에 충실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매일 이 삶이 반복되어도 괜찮은가?"라는 질문이다.
현재의 삶에 충실한 행복은 결국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다. 나는 가족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었다. 진화심리학과 뇌과학적으로도 배우자,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 호르몬을 만든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도 비슷한 인생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저자와 내가 실제로 행하는 방식은 비슷할지 몰라도, 밀도의 차이는 분명히 클 것이다. 저자는 유명한 대학교수이고, 나는 일반 회사원이니까. 과거에 노력한 정도가 다르니 현재 생각과 삶의 수준도 다를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인정할 건 인정해야 마음에 평화가 온다. 과거에 해온 것도 없으면서 현재의 질 높은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는 건 행복이 아니라 불행이다.
쉽지 않은 책, 그래도 긁히는 부분이 있는 책
개인적으로 그릿은 쉬운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도 열 번 넘게 읽었지만 모든 내용을 이해하고 적용하고 있지는 못하다. 특히 '의식적인 연습'과 '좋은 환경에 들어가라'는 부분은 매번 마음을 긁는다. 내가 못 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의식적인 연습은 에너지가 넘치거나 시간이 있어야 가능한 부분인데, 40대가 넘어가면서 의식적인 연습을 하면 후유증으로 잠을 많이 자야 하거나 다음 날까지 영향이 있다. 체력을 길러야 하나 싶어 운동을 시스템으로 넣어보려 해도 의지력이 부족하다. 이것도 악순환이라면 악순환일까? 아니면 시스템을 못 만드는 의지를 탓해야 할까?
여러 가지로 탓을 하면 한도 끝도 없지만, 나는 오늘만 사는 사람이 아니니까. 예전에 체력이 좋았을 때는 '나는 오늘만 산다'는 투지로 뇌를 세팅하고 밀고 나갔는데, 이제는 조금씩 힘들어진다. 아이들이 좀 더 자라면 내 시간이 생기고, 그때는 좀 더 나만의 시간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지금은 아내도 투잡이고, 육아하면서 배우자 수면시간을 만들어주는 게 나의 우선순위이자 원씽이다. 맨날 일 그만둔다고 하면서 계속 다니고 있다. 배우자한테 일 그만두면 나도 내 시간 좀 갖자고 했더니, 그게 싫은지 힘들다 투덜이면서 계속 다니고 있다 (ㅋㅋ).
그릿이 좋은 책이라는 건 알겠는데 쉽지 않다. 연구 자료를 중간중간 열거해서 그런 것 같다. 그런데도 인정할 부분은, 대학교수치고 정말 글을 쉽게 썼다는 점이다. 중요한 내용도 많다. 나는 특히 3부 '아이들의 그릿을 키워주는 방법'을 재미있게 읽었다.
1부 — 그릿이란 무엇인가
1부를 읽으면서 예전에 신사임당(주언규 PD)님이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그릿은 끈기, 투지, 불굴의 의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의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말 한 단어로는 딱 떨어지지 않는다.
예전에 주언규 PD님이 『슈퍼노멀』을 출판했을 때, 초기 신청자들에게 독서모임 초대권을 줘서 참여한 적이 있다. 준비해온 게 있어서 그걸 기반으로 설명하려고 했는데, 어떤 사람이 "예전에 했던 거 재탕이네? 다 아는 건데"라고 말해버렸다. 그러자 주언규 PD님이 즉흥적으로 다 뒤엎고 독서모임을 날것으로 진행했다. 상황도 열악했다. 오디오 울림 문제로 다시 세팅하는 시도까지 해야 했다. 그럼에도 끝까지 해내시더라.
나는 그게 너무 좋아서 눈물을 글썽였다. 시련 앞에서 무너지지 않고 가는 모습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솔직히 처절한 모습이었지만 나는 아름다워 보였다. 빛났다, 주언규 PD님이.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그릿이 아닐까?' 진짜 그릿을 생생하게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현장이었다. 그 후로 나는 주언규 PD의 찐팬이 되었다.
2부 — 내 안에서 그릿을 키우는 법
2부는 의식적인 연습이 핵심인 것 같다. 그릿 채점표도 있어서 직접 해봤는데, 할 때마다 점수가 조금씩 바뀐다. 열정 점수는 조금씩 낮아지고, 끈기 점수는 조금씩 높아지는 것 같다. 여기서도 의식적인 연습 부분이 늘 긁힌다. 결국 내가 안 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 탓하면서.
그리고 '높은 목적의식'. 이걸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싶기도 하다. 일반인들보다는 노후 준비나 현재의 노력 수준이 나은 편이지만, 월부 안에서 타인과 비교하면 그렇지도 않으니까. 인간이니까 남들과의 비교는 어쩔 수 없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다만 빠르게 사고를 전환해서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사람이 되자'고 다짐하는 거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과 시간에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밀고 나가는 거지, 별거 있나. 내 선택이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는데, 틀리면 어때. 내가 책임지면 되지. 그런 자세가 중요한 거 아닌가.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면 된다. 별거 있나. 다시 일어설 때는 자청님의 『완벽한 원시인』에 나오는 단계를 따르면 될 것 같다. 떨어지면 다시 오르고, 떨어지면 다시 오르고, 그러면 되는 거다.
3부 — 아이들의 그릿을 키워주는 법
3부에서는 특별활동, 청소년기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 좋은 경험을 축적해서 성장하는 것을 다룬다. 아이들의 그릿은 가정에서도 중요하지만, 좋은 경험을 반복해야 하는 것 같다. 나쁜 실패가 축적되어 학습되면 의지가 없어지는 것처럼, 좋은 경험이 쌓이면 성장형 마인드셋으로 어려움을 뚫고 나가는 것 같다.
오늘 오전에 아이들 에너지를 소비시켜야 해서 놀이터에 갔다. 6월 말이라 12시가 넘어가면 더워서 놀기 힘들기 때문에 오전 10시에 나갔다. 아이들이 곤충만 보고 에너지 소비를 안 해서, 나 잡으면 아이스크림 사준다고 하고 잡아보라고 했다.
첫째는 8살, 둘째는 6살이다. 첫째는 제법 빨라지기도 했지만 그릿적인 모습이 보였다. 둘째는 잔머리를 써서 "안아줘" 하면서 울먹이고 투정을 부리더라. 그런 거 안 통한다고 하니까 토라졌다. 몸보다는 잔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첫째는 우직하게 계속 따라붙었다. 체력도 많이 올라왔는지 쉽게 지치지도 않았다. 여러모로 첫째는 그릿적인 모습이 보이는데, 둘째는 그런 모습이 잘 안 보여서 아쉬웠다. 어떻게 양육해야 하나, 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선 특별활동이 중요하다고 해서 아이들이 태권도에 다니고 있다. 이제 1년 6개월쯔음 됐다. 크게 느끼는 건 체력적으로 좋아졌다는 거다. 쉽게 지치지 않는다. 남자아이 둘이라 에너지가 넘치고 시끄럽기도 하지만, 체력이 좋다는 건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는 지속력이 좋다는 뜻이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부모 이외의 타인에게서 애착과 요구와 성장을 경험하고 있는 것도 매우 긍정적이다.
현재는 이대로 하면 될 것 같고, 장기적으로는 청소년기에 겪을 진짜 어려움 — "할 수 있을까?" 싶은 수준의 어려움 — 을 극복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그래서 보이스카우트 활동도 알아봤는데, 요즘은 잘 안 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또 긁히는 부분이 있다. 내가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는 아빠인지, 부모인지 하는 부분이다. 노력하는 아빠인 건 맞는데, 불편한 것을 부단히 해나가는 부모인지는 잘 모르겠다. 바꿔 말하면 의식적인 노력이다. 의식적인 노력이 가벼워졌는데 무게를 안 올리고 있는 건지, 아니면 아예 의식적인 노력을 안 하고 있는 건지. 이것도 고민해볼 문제다.
마치며..
그릿을 읽으면서 불편한 부분이 있다는 건,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일 것이다. 그 부분은 보완해야 하는 게 맞다. 다만 그게 지금의 내 우선순위인가는 별개의 문제다. 그래서 우선은 알고만 있자. 그리고 그 불편함이 우선순위가 될 때, 그때 실행하면 된다.
이 정도로 마무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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