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떨어질 때, 투자자들 사이에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하락 뉴스가 쏟아지면 사람들은 둘로 나뉩니다.
한쪽은 버팁니다. 한쪽은 무너집니다.
같은 물건을 들고 있는데. 같은 시장을 보고 있는데.
왜 누군가는 흔들리지 않고, 누군가는 결국 손해를 보며 팔게 될까요.
저도 그 경계에 서 있던 적이 있습니다.
베트남전 포로수용소에서 7년 넘게 살아남은 미군 장교 제임스 스톡데일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에게 한 경영학자가 물었습니다. (이 대화는 콜린스의 책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에 담겨 있습니다.)
"수용소에서 끝까지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습니까?"
스톡데일의 대답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낙관론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엔 나갈 거야."
크리스마스가 지났습니다.
"그럼 부활절에는."
부활절도 지났습니다.
"추수감사절에는 반드시."
그렇게 기약 없는 희망을 반복하던 사람들이, 결국 상심을 이기지 못하고 먼저 쓰러졌습니다.
"올해 안엔 반등하겠지."
"금리만 내리면 다시 오를 거야."
"내 아파트는 입지가 좋으니까 괜찮아."
근거 없는 낙관으로 버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이 배신당할 때마다 조금씩 멘탈이 깎입니다.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초조해지고, 주변의 하락 뉴스 하나에 마음이 흔들립니다.
그러다 결국, 가장 안 좋은 타이밍에 손을 놓습니다.
반대로, 조용히 버텨낸 사람들에겐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스톡데일은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끝까지 이긴다는 믿음"과 “지금 당장 쉽지 않다는 현실 직시”, 이 두가지를 동시에 가져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절대 혼동하지 않는 것. 그게 살아남은 사람들의 단 하나의 차이였습니다.
투자로 옮겨보면 이렇습니다.
☑️ 믿는 것
좋은 입지의 아파트는 결국 제 가치를 찾아간다.
나는 결국 원하는 자산을 만들 수 있다.
☑️ 직시하는 것.
지금 당장 반등은 없을 수 있다.
1~2년 더 걸릴 수도 있다.
그래도 나는 버틸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이 두 가지가 함께 있을 때, 하락장은 '감옥'이 아니라 ‘준비의 시간’이 됩니다.
10여 년 전 어느 가을, 지방의 한 도시에서 첫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직장인은 저 혼자였고, 아이는 어렸고, 아내는 육아휴직 중이었습니다.
그 뒤로 시장은 오르기도 했고, 무섭게 내려앉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흔들린 적도 있습니다.
주변에서 "지금 팔아야 하는 거 아니야?"라는 말이 들릴 때마다, 가슴이 서늘해졌습니다.
그때 저를 붙잡아 준 건 막연한 낙관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이 물건을 왜 샀는지"를 다시 꺼내보는 것.
저평가된 입지인지, 환금성은 괜찮은지, 수익이 따라오는 구조인지, 그리고 원금이 지켜지는지.
그 원칙이 흔들리지 않는 한, 저는 버텼습니다.
그리고 10년 뒤, 순자산 20억이라는 숫자 앞에 설 수 있었습니다.
집값이 내린다는 뉴스. 금리가 어떻게 된다는 뉴스. 지금 팔아야 한다는 주변의 말.
그 모든 것을 '직시'하면서도, 내 투자의 본질은 놓지 않는 것.
그게 하락장을 살아남은 투자자들의 공통점이었습니다.
막연하게 "오를 거야"라고 믿는 것도 아니고, 불안해서 "이제 끝났어"라고 포기하는 것도 아닙니다.
현실은 냉정하게, 결말은 단단하게.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쥔 사람이, 결국 이 시장에서 살아남습니다.
지금 불안하신가요?
그 불안을 느끼면서도 원칙을 다시 꺼내보는 것, 그게 오늘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행동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