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결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는 사람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리더가 구성원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주고, 어떻게 더 잘 이끌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나는 원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으면 ‘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스타일이다. 누군가 어려움을 이야기하면 내가 알고 있는 방법을 이야기해주고 싶었고, 내가 비슷한 경험을 해봤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답을 알려주는 것이 좋은 도움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했던 ‘도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도움은 내가 가진 답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자신의 문제를 바라보고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월부에서 조장을 했던 경험들이 떠올랐다.
해결사가 되고 싶었던 나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생기면 해결사 역할을 하고 싶어 하는 편이었다.
질문을 받으면 내가 아는 것을 최대한 잘 알려주고 싶었고, 상대방이 힘들어하면 어떻게 하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했다.
어쩌면 나에게 좋은 리더란 ‘많이 알고 있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에 가까웠던 것 같다.
그래서 조장을 처음 맡았을 때도 내가 조원분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했다.
그런데 실제로 조장 역할을 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했던 것은 의외로 무언가를 알려주는 일이 아니었다.
물어보고, 듣고, 연락하는 일이었다.
사소한 것을 물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었다
조원분들과 가까워지고 싶어서 정말 사소한 것들도 많이 물어봤다.
잘 지내고 있는지, 이번 주는 어떤지, 임장은 괜찮았는지, 힘든 것은 없는지….
전화도 정말 많이 했다. 처음부터 깊은 고민을 이야기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주 연락하고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게 되었고, 어느 순간에는 투자 공부에 대한 고민을 넘어 꽤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특별한 무언가를 해줘서라기보다, 사소한 것이라도 계속 궁금해하고 묻고 들어주는 과정에서 조금씩 신뢰가 쌓였던 것 같다.
당시에는 이런 행동을 특별한 ‘도움’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 한편에서는 ‘내가 조장인데 뭔가 더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문제를 해결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쩌면 내가 조장으로서 했던 행동 중 의미 있었던 것은 답을 주었던 순간보다 계속 물어보고, 이야기를 들어주었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전화 한 통으로 누군가의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사람이 무엇을 힘들어하는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조금씩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을 알아야 내가 해주고 싶은 도움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도움이 무엇인지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결국 누군가를 제대로 돕기 위해서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전에 그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 먼저 필요하다.
나는 조장 역할을 하면서 그것을 의식적으로 배우지는 않았지만, 사람들과 수없이 이야기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이미 조금씩 경험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원하는 도움보다 상대방에게 필요한 도움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생각했던 부분은 좋은 의도로 한 행동이 반드시 좋은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비슷한 경험을 해봤다는 이유로 “나는 이렇게 했어.” “이렇게 해보면 돼.” 라고 말하는 것은 쉽다.
특히 내가 먼저 겪어본 일이라면 상대방이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어진다. 하지만 사람마다 상황도 다르고 경험도 다르고 속도도 다르다.
내가 지나온 길이 누군가에게 참고가 될 수는 있지만 그것이 그 사람에게도 정답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좋은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보다 ‘이 사람에게 지금 무엇이 필요할까?’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내가 얼마나 많이 알려주었는지가 아니라 그 도움을 통해 상대방이 무엇을 생각하게 되었고, 어떤 행동을 할 수 있게 되었는지가 더 중요했다.
답을 주는 것보다 생각하게 하는 것이 더 어렵다
누군가 질문했을 때 내가 알고 있는 답을 이야기해주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오히려 어려운 것은 답을 바로 이야기하지 않고 질문하는 것이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왜 그렇게 생각했어?” “그렇다면 다음에는 어떻게 해보면 좋을까?”
그리고 그 사람이 스스로 생각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다.
투자 공부를 돌아봐도 누군가에게 들었던 정답보다 내가 직접 고민하고 비교하고 결론을 내렸던 경험이 훨씬 오래 남았다. 튜터님들의 피드백 역시 모든 답을 바로 알려주기보다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그 순간에는 오히려 더 어렵고 답답하기도 했지만, 결국 그런 과정을 통해 내가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조금씩 키울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나 역시 누군가를 도울 때 답을 잘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방이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도록 질문해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더는 앞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예전에는 리더라고 하면 가장 많이 알고, 가장 잘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을 떠올렸다.
하지만 지금은 좋은 리더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리더는 혼자 가장 빠르게 가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힘으로 앞으로 갈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려면 사람마다 다른 상황과 속도를 이해해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한 번 더 해볼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 누군가에게는 해결책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편하게 꺼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순간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관심이 아닐까 싶다.
깨달은 점
이번 책을 읽으며 ‘돕는다’는 것에 대한 내 기준을 조금 바꿔볼 수 있었다.
내가 무엇을 해결해주었는가가 아니라 상대방이 자신의 이야기를 편하게 꺼낼 수 있게 했는가.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알려주었는가가 아니라 상대방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왔는가.
내가 앞에서 끌고 갔는가가 아니라 그 사람이 자신의 힘으로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도왔는가.
생각해보면 나는 여전히 해결사가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누군가 고민을 이야기하면 답부터 찾아주고 싶은 마음도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그 마음이 올라올 때 한 번쯤 멈춰서 생각해보고 싶다.
‘지금 이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도움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먼저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적용할 점
- 답하기 전에 먼저 물어보기 : 누군가 고민을 이야기하면 내가 생각하는 답부터 이야기하기보다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먼저 물어본다.
- 사소한 관심을 계속 표현하기 : 문제가 생겼을 때만 연락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안부를 묻고 이야기하면서 관계를 만들어간다.
- 내 경험을 정답처럼 이야기하지 않기 : “나는 이렇게 했다”는 경험은 참고로 나누되, 상대방의 상황과 생각을 먼저 듣는다.
- 해결보다 성장을 기준으로 도움 주기 : 당장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는 것보다 그 사람이 다음에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해결사가 되고 싶은 마음 알아차리기 : 무언가를 바로 알려주고 싶을 때 ‘내가 해결하고 싶은 것인지, 상대방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를 한 번 더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