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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이 실거주한다고 나가라는데, 정말 나가야 할까? [골드트윈]

26.09.02

 

안녕하세요.

어제보다 1% 더 발전하는 투자자 골드트윈입니다.

최근 전세 관련 기사들을 보다 눈에 들어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에게 갑자기 실거주 통보를 받았다는 세입자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지난 8월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세금과 실거주 요건을 둘러싼 여러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세를 주고 있던 집에 직접 들어가 사는 것을 고민하는 집주인들의 사례도 기사에서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세제개편안은 이후에도 여러 조정과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확정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실거주를 고민하거나 세입자에게 퇴거를 통보하는 사례는 생기고 있습니다.

처음 전세계약을 할 때 계약갱신청구권까지 생각해 4년 정도는 살 수 있을 거라 계획한 사람도 많을 겁니다.

아이 학교나 직장 때문에 생활권을 쉽게 옮기기 어렵다면 더 큰 문제가 됩니다.

“제가 들어가 살아야 해서 계약 연장이 어렵습니다.”

4년을 생각하고 들어온 집에서 2년 만에 이런 연락을 받게 되면 세입자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처럼 전세가격까지 많이 오른 상황이라면 새로운 집부터 알아봐야 하나 싶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먼저 확인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집주인이 실거주한다고 하면 정말 무조건 나가야 할까요?

 

실거주 통보를 받았다면 먼저 확인할 게 있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부터 정확히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한 번 요구할 수 있고 갱신되면 2년을 더 거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기간도 정해져 있습니다.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입니다. 갱신되는 계약의 보증금이나 월세를 올리는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5% 이내로 제한됩니다.

다만 계약갱신청구권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4년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집주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도 법에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월세를 2기 이상 연체했거나 집주인의 동의 없이 다른 사람에게 집을 빌려준 경우가 있습니다.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집을 파손했거나 철거와 재건축이 필요한 경우도 해당됩니다.

그리고 임대인 본인 또는 직계존속·직계비속이 실제로 거주하려는 경우도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 중 하나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러면 집주인이 들어와 산다고 하면 결국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집주인이 “실거주하겠습니다”라고 말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모든 것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거주 여부를 두고 분쟁이 생긴다면 집주인이 정말 거주하려는 의사가 있는지도 따져보게 됩니다.

대법원도 실제 거주 의사가 있다는 점은 임대인이 증명해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현재 어디에 살고 있는지와 왜 이 집으로 들어가려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직장이나 자녀의 학교가 어디인지 실제 이사를 위한 준비를 했는지 등도 함께 살펴보게 됩니다.

또 하나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세입자가 먼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다면 그 순간 무조건 2년 연장이 확정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임차인이 먼저 갱신을 요구했더라도 법에서 정한 기간 안에 임대인에게 실제 거주 사유가 생기고 정상적으로 갱신을 거절했다면 거절이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새로운 집주인이 집을 매수한 뒤 실거주하려는 경우 역시 시기와 요건에 따라 갱신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거주 통보를 받았다면 바로 새로운 집부터 알아보기보다 몇 가지를 먼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계약 만료일이 언제인지
  • 계약갱신청구권을 이미 사용했는지
  • 집주인이 언제 갱신 거절을 통보했는지
  • 실제로 누가 들어와 거주하려는 것인지

반대로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세입자를 내보낸 뒤 실제로 거주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다시 전세나 월세를 준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생길 수 있습니다.

법에는 손해배상액 기준도 정해져 있습니다. 별도의 합의가 없다면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3개월분과 새 임대차와 기존 임대차의 환산월차임 차액 2년분 그리고 임차인이 실제 입은 손해액 가운데 큰 금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계약갱신청구권에 대해서 언제 행사할 수 있는지와 집주인이 어떤 이유로 거절할 수 있는지까지 디테일한 조건들을 알아야 내 권리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정말 나가야 한다면 다음 선택도 같이 봐야 합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실거주이고 집주인이 정상적으로 갱신을 거절했다면 결국 새로운 집을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전세를 구하는 상황은 2년 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올해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7억원을 넘어섰고 1년 전과 비교해도 적지 않게 올랐습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전세 매물을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수 있었다면 이런 시세 상승에 대해 큰 걱정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2년 전 5억원에 전세계약을 했다면 같은 집에서 갱신할 경우 보증금 인상폭은 5%로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집주인의 정상적인 실거주로 나와야 한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2년 전 5억원이었던 주변 전세가 지금 6억원이나 7억원이 됐다면 그 차액을 새로 마련해야 합니다.

 

실제로 최근 기사에서도 집주인의 실거주 통보를 받은 뒤 주변 전세를 알아봤지만 기존 보증금보다 수천만원을 더 마련해야 해 결국 매수를 선택한 사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런 사례처럼 집을 사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저라면 여기서 한 번쯤 다른 계산도 해볼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집값이 얼마나 올랐는지는 많이 봅니다.

그런데 세입자라면 계속 전세로 살기 위해 필요한 돈이 얼마나 늘고 있는지도 같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증금을 1억원 더 마련해야 하는데 그 돈이 없다면 평수를 줄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평수를 유지하려면 더 외곽으로 이동해야 할 수도 있고 월세 비중을 높여 매달 나가는 주거비를 늘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전세가격이 앞으로 계속 오른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현재 서울과 수도권의 전세가격이 오르고 있고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입주물량 부족과 월세화 같은 기존 요인에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까지 늘어난다면 전세 공급에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전세로 거주할 계획이라면 다음 2년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주거비까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 전세를 구하기 전에 한 번 더 계산해보면 어떨까요

 

저라면 새로운 전세를 알아보면서 한 가지를 더 계산해볼 것 같습니다.

‘다음 전세를 구하는 것과 지금 내 집을 마련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나에게 더 나은 선택일까?’

같은 생활권에서 비슷한 전세를 구하려면 1억원이나 2억원을 더 넣어야 한다고 해보겠습니다.

그 돈을 다시 전세보증금에 넣는 경우와 자기자본으로 활용해 집을 사는 경우를 같이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매수한다면 필요한 대출금과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을 봐야 합니다.

취득비용도 들어가고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도 생각해야 합니다.

반대로 전세를 선택한다면 추가로 필요한 보증금과 전세대출 이자를 계산해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다시 계약하거나 이사해야 할 때 필요한 비용도 같이 봐야 합니다.

비교해봤는데도 전세가 더 낫다면 전세를 선택하면 됩니다.

자금이 부족한데 무리해서 집을 살 이유도 없습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전세에 추가로 들어가는 돈과 내 집 마련에 필요한 돈의 차이가 크지 않다면 감당 가능한 내 집 마련도 한번 검토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집주인에게 실거주 통보를 받았다면 새로운 집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내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인지 확인해보면 좋겠습니다.

정말 나가야 한다면 그때는 전세만 보지 말고 내가 가진 자금으로 살 수 있는 집도 같이 한번 찾아보는 겁니다.

지금까지 전세로 살아왔다는 이유만으로 다음 선택도 당연히 전세일 필요는 없습니다.

전세를 구하려면 얼마가 더 필요한지, 매수한다면 대출은 얼마나 받아야 하는지 직접 숫자로 놓고 비교해보면 생각보다 선택지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급하게 다음 집부터 정하는 게 아니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를 먼저 확인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5

2율
26.09.02 20:58

결국 여러가지 상황을 직접 계산하고 그 환경을 이겨내는 방안을 이야기 해주신 것 같습니다. 그 안에서 놓치는 것들을 이 나눔글을 통해 잡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당!!!

나꿈나
26.09.02 21:11

갱신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확인해 볼 수 있는 사항들과 다른 방법들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생집중
26.09.02 21:11

여러 가지 플랜을 생각해보고 내가 감당가능한 선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을 하나 하나 해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네요. 좋은 글을 통해 상황별 정리 잘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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