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월부 구해줘내집 멘토 유진아빠입니다.
요즘 첫 내집마련을 준비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납니다. 그중 상당수는 지금 전세나 월세에 살면서 집을 사십니다. 그래서 상담을 하다 보면 거의 빠지지 않고 나오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그럼 집주인한테 언제 나간다고 이야기해야 하나요?"
이 질문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지금 사는 집의 보증금을 받아야 새로 산 집의 잔금을 치를 수 있는 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대목을 막연하게 넘기시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 "만기가 그날이니까 당연히 그날 주겠죠."
- "묵시적 갱신이라 나간다고 말하면 3개월 뒤에는 받을 수 있잖아요."
- "집주인한테 예전에 이야기했는데 아무 때나 나가도 된다고 했어요."
이렇게 알고 계신 게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실제로 그런 규정이 법에 있거든요. 다만 그 규정이 모든 계약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가장 핵심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매매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임대인에게 먼저 이야기하고, 보증금 반환 일정을 확인해 두셔야 합니다.
그런데 이 결론을 실행하시기 전에 두 가지를 먼저 아셔야 합니다. 하나는 그 「3개월」이 지금 내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법에 적힌 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현장에 있다는 것입니다.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지금 내 계약이 어느 경우인지 봐야 합니다
「나간다고 말하고 3개월」이라는 규정은 실제로 있습니다. 다만 갱신된 계약에만 있습니다.
제6조의2(묵시적 갱신의 경우 계약의 해지)
① 제6조제1항에 따라 계약이 갱신된 경우 같은 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를 통지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해지는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그 효력이 발생한다.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 (국가법령정보센터)
조문 첫머리에 "계약이 갱신된 경우" 라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내 계약이 어느 상태인지에 따라 답이 갈립니다.
| 지금 내 계약 | 내가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나 | 언제 효력이 생기나 |
|---|---|---|
| 최초 계약 기간 중 | 할 수 없습니다 | 임대인과 합의해야 합니다 |
| 묵시적 갱신 기간 중 | 언제든 통지할 수 있습니다 | 임대인이 통지받은 날부터 3개월 |
| 갱신요구권으로 갱신된 기간 중 | 언제든 통지할 수 있습니다 | 임대인이 통지받은 날부터 3개월 |
(갱신요구권으로 갱신된 계약도 제6조의3 제4항이 제6조의2를 준용하므로 같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꼭 기억해 주세요.
첫째, 최초 계약 기간 중이라면 그 3개월 규정이 없습니다. 임대인이 동의해 주어야 나갈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임차인이 새 임차인을 구해 주고 중개보수를 부담하면서 합의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법에 정해진 의무가 아니라 협상의 결과입니다. 그래서 내 일정대로 될 거라고 미리 단정하시면 안 됩니다.
둘째, 3개월은 「내가 말한 날」이 아니라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입니다. 문자를 보냈는데 읽지 않았다면 언제부터 세는지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통화를 하셨더라도 문자나 메일처럼 남는 형태로 한 번 더 남겨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법은 그렇지만, 현장에서는 다른 일이 벌어집니다
여기까지가 법입니다. 그런데 제가 투자하면서 임대를 놓아 보기도 했고 지금은 상담에서 여러 사례를 듣는데, 현장에서는 법과 다를 수 있는 점이 있습니다.
법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것과, 내가 필요한 날짜에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것은 다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10월 30일에 새로 산 집의 잔금을 치러야 하고, 지금 사는 집의 전세보증금 3억 원을 받아 그 잔금에 보태야 하는 상황입니다. 법에 맞춰 임대인에게 이야기했고 당연히 받을 거라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잔금을 앞두고 임대인이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돈이 없어요."
"집을 매매로 내놨으니 팔리면 드릴게요."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놓고 나가셔야죠."
현장에서 실제로 생기는 일입니다. 물론 법적으로 반환해야 할 보증금이라면 결국 받아내기 위한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이미 산 집의 잔금은 이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소송을 하든 보증기관을 통하든 시간이 필요한데, 나는 며칠 뒤에 몇억 원을 치러야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법적인 권리를 아는 것과 별개로, 보증금 반환은 매매계약 전에 현실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살 집을 보기 전에, 내가 나갈 수 있는 집인지 봅니다
만기가 아직 남았는데 먼저 나가야 하거나, 임대인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고 나가세요" 라고 한다면 상황을 조금 다르게 봐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이 내가 지금 어떤 집에 살고 있는가입니다.
전세 수요가 꾸준한 아파트이고 지금 시세에 맞게 내놓을 수 있다면 새 임차인을 구하기가 비교적 수월할 수 있습니다. 반면 빌라나 원룸은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어렵거나 주변에 비슷한 물건이 많다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새 세입자 구하면 보증금 줄게요" 라는 말이 생각보다 훨씬 큰 위험이 됩니다.
그래서 집을 알아보기 전에 한 번 확인해 보시면 좋습니다. 내가 사는 집의 전세 시세는 지금 어느 정도인지, 지금 내놓으면 새 임차인을 구하기 쉬운 집인지.
내가 나갈 수 있는 집인지 확인하고 나서 살 집을 보러 가는 것. 이것도 내집마련의 중요한 준비입니다.
계약하기 전부터 임대인과 이야기해 두세요
집을 다 사고 난 다음에 "임대인님, 저 집 샀어요. ○월 ○일에 나갈게요" 라고 통보하기보다, 조금 일찍 이야기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아직 집을 알아보는 단계라면 이렇게요.
"임대인님, 제가 이번에 내 집 마련을 준비하고 있어서 집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계약하게 되면 현재 계약 만기 일정에 맞춰 이사하려고 하는데, 보증금 반환 일정은 괜찮으실까요?"
이 한마디로 확인되는 것이 많습니다. 임대인이 "네, 만기에 맞춰 준비할게요" 라고 하는지,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와야 드릴 수 있는데요?" 라고 하는지, "지금은 돈이 없어서 집을 팔아야 하는데요" 라고 하는지. 집을 계약하고 나서 아는 것과 계약하기 전에 아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여기에 하나 더 붙이겠습니다. 구해줘내집에서 함께 중개하는 20년차 노주희 공인중개사가 알려준 현장 팁입니다. 여섯 번 정부가 바뀌는 동안 계속 현장을 지켜 온 분^^이라, 계약서에는 보이지 않는 찐 팁을 많이 알고 계십니다.
임대인에게 퇴거 이야기를 할 때 한 가지를 같이 물어보세요.
"제가 집을 계약하려면 계약금이 필요한데, 혹시 보증금의 10% 정도를 먼저 반환해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 임대인이 반드시 해줘야 하는 의무사항은 아닙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의외로 흔쾌히 협조해 주는 임대인도 있습니다. "그동안 잘 살았는데 집 사서 나간다니 축하해요", "어차피 만기에 줄 돈이니까 계약금은 먼저 줄게요" 하고요.
이 질문에는 좋은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준비 상황을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이때부터 난색을 보이거나 반환 계획이 분명하지 않다면, 그것 역시 아주 중요한 정보입니다. 내가 새 집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알게 되었으니까요.

말 한마디가 일을 쉽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건 법이나 계약서에는 나오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작은 차이가 거래를 훨씬 부드럽게 만드는 모습을 여러 번 봤습니다.
"임대인님, 좋은 집 빌려주셔서 그동안 정말 잘 살았습니다. 터가 좋은 건지 좋은 임대인분을 만나서 그런 건지, 여기 살면서 돈도 잘 모아서 이번에 제 집을 한번 마련해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정당하게 보증금을 맡기고 집을 빌려 사는 것이고, 보증금을 돌려받는 것도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렇다고 기분 좋은 말 한마디를 건네지 못할 이유도 없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요.
그리고 진행 상황을 중간중간 공유해 보세요. 집을 보러 다닐 때는 "저 이번에 집 보러 다니고 있어요",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을 때는 "계약을 고민하고 있는데, 말씀드린 날짜에 보증금 반환 괜찮으시죠?", 계약을 마쳤을 때는 "오늘 계약 잘했습니다. 말씀드렸던 일정대로 준비하려고 합니다" 하고요.
임대인도 몇억 원을 마련하려면 준비가 필요합니다. 내 일정만 통보하는 게 아니라 상대에게도 준비할 시간을 드리는 것. 이게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저도 임대를 놓아 보고서야 이걸 알았습니다. 세입자분이 미리 말씀해 주셨을 때 얼마나 고맙던지요^^)
마치며
오늘 말씀드린 것을 정리하겠습니다.
- 먼저 내 계약이 어느 경우인지 확인하세요. 최초 계약 기간 중이라면 「3개월」 규정이 없습니다.
- 법적으로 받을 수 있는 돈과 필요한 날짜에 손에 쥐는 돈은 다릅니다. 매매계약 전에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살 집을 보기 전에 내가 나갈 수 있는 집인지 보세요.
- 계약 전부터 임대인과 이야기하세요. 상대에게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내집마련을 시작하면 어느 아파트를 살지부터 고민하십니다. 그런데 지금 임대차에 살고 계신다면 그 전에 한 가지를 먼저 확인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내 보증금은, 내가 필요한 날짜에 정말 나올 수 있는가.
법은 내 권리를 지켜 주는 마지막 안전장치입니다. 하지만 내집마련처럼 날짜와 돈이 정확히 맞물려야 하는 일에서는, 문제가 생긴 뒤에 법으로 해결하는 것보다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확인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이다 보니, 상대를 조금 배려하는 말 한마디가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혹시 지금 계약 상태가 어느 경우인지, 언제 무엇부터 확인해야 할지 헷갈리신다면 혼자 너무 고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 구해줘내집에서 저희 중개파트너분들이 매일 하는 일이 바로 그 일정 맞추기입니다. 각자 상황과 예산에 맞춘 내집마련에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편하게 신청해 주세요^^
추석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환절기 건강 잘 챙기시고요. 긴 글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