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제목부터 조금 낯설었다.
행복과 성취.
둘이 같이 갈 수 있는 단어인가?
나는 그동안 월부생활을 하면서
성장하려면 어느 정도 힘들어야 하고,
지금 조금 힘들더라도 참고 버티면
나중에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행복은 조금 뒤로 미뤄두고,
지금은 해야 할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처음 읽고,
성취를 하면서도 행복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됐다.
그리고 이번에 예전에 적었던 독서후기와
독서모임에서 나눴던 이야기들을 다시 보는데,
책의 내용보다 오히려
그 책을 읽는 내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 더 눈에 들어왔다.
완벽하게 잘하려는 마음에서, 조금씩 나아지는 쪽으로
처음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남았던 것은
“완벽이 아닌 탁월함을 추구하라.” 라는 말이었다.
나는 뭔가를 하면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 편이다.
잘하고 싶고,
가능하면 부족해 보이고 싶지 않고,
한번 시작하면
내가 생각하는 기준까지는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이런 마음 덕분에 성장한 것도 분명히 있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 마음 때문에 시작이 느려졌던 적도 많았다.
조금 더 알아보고 해야 할 것 같고,
조금 더 준비하고 해야 할 것 같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정작 중요한 행동은 늦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책에서는 완벽해지려고 할수록 오히려 불안이 커지고 생산성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예전에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완벽주의를 내려놔야겠다.”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두 번째, 세 번째 기록을 보다 보니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잘하려고 오래 고민하기보다는
일단 5%라도 시작해보는 것.
일단 만들어보고,
잘하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피드백을 받아서 다시 해보는 것.
독서모임에서 나왔던
“완벽하게 가다 보니 산으로 간다.”
라는 표현이 기억에 남았다.
혼자 완벽하게 만들어서 정답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중간에 한번 끊고, 물어보고,
다시 만들어보고,
또 피드백을 받는 것.
오히려 그게 더 빨리 나아가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내가 얼마나 잘했나? 를 많이 봤다면,
요즘에는
지난번보다 뭐가 조금 나아졌나? 를 보려고 하는 것 같다.
잘하는 것보다 계속 나아지는 것.
이게 지금 내가 생각하는 탁월함에 조금 더 가까운 모습인 것 같다.
많이 하는 것보다, 오래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
이 부분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많이 하는 게 좋은 거라고 생각했다.
임장을 많이 하고,
보고서를 많이 쓰고,
독서를 많이 하고,
할 수 있는 만큼 많이 해야
성장하고 있다고 느꼈던 것 같다.
반대로 쉬거나,
해야 할 것을 조금 줄이면
괜히 뒤처지는 것 같았다.
‘이래도 되나?’
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한다 / 안 한다.
달린다 / 멈춘다.
꼭 두 가지 선택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느 시기에는 조금 더 몰입할 수도 있고,
어느 시기에는 속도를 조금 줄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결국
방향을 놓지 않고 오래 해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당장 투자를 하기 어려운 구간이라면
무엇을 더 할지보다
이 구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가 더 중요할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었다.
예전의 나라면
회사에 시간을 많이 쓰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잠깐 쉬는 것조차
투자를 못 하고 있는 시간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다르다.
회사를 잘하는 것도,
가족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도,
건강을 챙기는 것도
결국 내가 투자자로 오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계속 최고 속도로 달리는 사람이 아니라,
지금의 나에게 맞는 속도를 알고
오래 갈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이것도 성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야 한다’에서 ‘왜 하고 있지?’로
그리고 이번에 가장 크게 남았던 부분이다.
생각해보면 투자생활을 하면서
‘해야 한다’는 말을 정말 많이 했다.
임장해야 한다.
독서해야 한다.
에이스니까 더 잘해야 하고,
튜터를 준비한다면 더 잘해야 할 것 같았다.
물론 ‘해야 한다’는 마음이
나를 움직여준 시기도 분명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 마음이 많아질수록 조금씩 지쳤던 것 같다.
그래서 요즘은
“해야 하나?”
보다
“나는 이걸 왜 하고 있지?”
를 더 생각하려고 한다.
두 가지 일을 제한된 시간 안에서 해나가려면
내가 왜 이걸 하는지가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
결국 공부하고, 투자하고, 롱런하는 과정에서도
스스로 의미가 정리되어 있는 것이 중요하다
예전에는 재미가 더 컸다면
지금은 그 자리를 조금씩 의미가 채우고 있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꼭 처음부터 엄청 거창한 사명감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과 마음의 크기를 비교하기보다는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싶은지,
내 이유를 조금씩 만들어가는 것.
그게 더 중요한 것 같다.
같은 책인데, 질문이 달라지고 있었다
세 번의 기록을 다시 보면서
가장 신기했던 부분이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는
“성취하면서도 행복할 수 있을까?” 가 궁금했다.
조금 지나서는
“어떻게 하면 완벽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행동할 수 있을까?” 를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은
“나는 어떤 방식으로 오래 해나가고 싶은가?” 를 고민하고 있다.
책은 같은데 내가 책에서 가져가는 질문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그동안 조금은 나아지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나를 더 밀어붙이는 방법을 많이 고민했다면,
지금은
나를 조금 더 이해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나를 어떻게 써야 오래 갈 수 있을지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어쩌면 나에게 필요한 성장은
더 강한 사람이 되는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조금 힘을 빼야 할 때를 알고,
내가 부족하다는 것도 인정하고,
필요하면 도움을 구하고,
내 주변 사람들과
내 삶도 같이 챙겨가면서
그래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런 사람이 되는 게
지금 내가 생각하는 성장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완벽하게 만들어놓고 시작하기보다
일단 해보고 피드백을 받는 것.
무조건 많이 하려고 하기보다
내가 오래 갈 수 있는 속도를 찾는 것.
그리고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마음이 너무 커질 때는
“나는 이걸 왜 하고 있지?”
한번 다시 물어보는 것.
이 세 가지는 계속 가지고 가보고 싶다.
한 문장으로 남긴다면
예전에는 성취하기 위해 나를 몰아붙였다면,
지금은 나를 잘 알아야 더 오래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행복한 성취주의자는
무조건 열심히 하는 사람도 아니고,
가장 빠르게 가는 사람도 아닌 것 같다.
내가 왜 가고 있는지 알고,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속도를 알고,
내 삶도 같이 챙기면서
그래도 방향을 놓지 않고
계속 걸어가는 사람.
행복하게 오래 성취하는 사람.
나도 조금씩 그런 사람이 되어가면 좋겠다.
함께 나누고 싶은 발제문
투자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보면
‘성장하고 있다’는 기준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예전에는 더 많이 하고, 더 열심히 하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게 성장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나를 이해하고,
필요할 때 속도를 조절하고,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는지 알고
오래 해나가는 것도 성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은 투자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해봤을 때,
‘나는 잘하고 있다’, ‘나는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준이 어떻게 달라졌나요?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
조금 더 해야 할 것 한 가지와
오히려 조금 덜 해도 될 것 한 가지는 무엇인지
함께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