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한 커뮤니티에서 이런 글을 봤습니다. 1년 전 작성한 글인데,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작년에 서울에 집을 사려고 알아봤지만 여러 사정으로 매수하지 못했다는 한 직장인의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나고 보니 당시 보고 있던 집들이 4~5억원씩 올라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도 이 고민은 여전합니다.
“지금이라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사야 할까?”
“아니면 전세로 살면서 조금 더 기다려야 할까?”
아마 지난 1년 동안 내 집 마련을 고민했던 분들이라면 한 번쯤 비슷한 생각을 해보셨을 겁니다.
“규제가 강해졌으니 조금 기다리면 가격이 내려가지 않을까?”
“거래도 줄었다는데 지금 집을 사는 건 위험하지 않을까?”
저라도 집을 사기 직전이었다면 쉽게 결정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집 한 채에 들어가는 돈은 몇 억인데, 뉴스에서는 집값이 오른다, 떨어진다 매번 다른 이야기를 하니까요.

그런데 10.15 대책 이후 1년이 지난 지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0.42%, 전세가격은 9.96% 올랐습니다. 거래하기는 더 어려워졌는데, 가격은 오히려 오른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서울 안에서도 모든 지역이 똑같이 오른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지금처럼 집값이 계속해서 오르는 상황에서 지금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기 위해 지난 1년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① 왜 거래는 줄었는데 가격은 올랐는지
② 사람들의 수요는 어디로 이동했는지
③ 그래서 지금 내 집 마련을 준비한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이 세 가지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우리는 ‘오를까, 내릴까’만 봅니다.
내 집 마련을 준비할 때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집값 떨어지나요?”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요?, 더 기다려볼까요?”
정책변화가 있을 때마다, 항상 이런 질문을 먼저 던지게 되는 것입니다. 저도 부동산 공부를 처음 할 때 그랬습니다. 그런데 시장을 계속 보다 보니 알게 됐습니다.
정책 하나가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정책은 사람들의 선택을 바꾸고, 그 선택이 다시 가격을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정책보다 사람들이 어디로 움직였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서울은 이제 너무 비싸서 못살 것 같아요..
아마 이런 생각이 드실 겁니다.
“그렇다고 지금 서울을 어떻게 사나요? 대출도 안나오고, 실거주도 못하는 상황인데요..”
맞습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에게 돈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가진 종잣돈이 2억이고, 감당할 수 있는 대출이 4억이라면 15억짜리 집이 아무리 좋아 보이고,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습니다.
결국 사람은 자기가 살 수 있는 가격 안에서 가장 좋은 선택지를 찾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격을 넘어 ‘수요의 이동’을 봐야 합니다.

지난 1년, 서울 평균만 보면 10.42% 올랐습니다. 하지만 지역별로 보면 완전히 다릅니다. 성북구는 16.52%, 서대문구는 14.40%, 강서구는 14.39% 오른 반면 강남구는 1.40%, 서초구는 3.35% 상승했습니다.
수요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이동했다는 것입니다. 비싼 집을 사기 어려워진 사람들은 집을 포기하기보다 자신의 자금으로 살 수 있는 다음 지역을 찾았습니다.
한 가지만 더 살펴보겠습니다. 서울 전세가격은 같은 기간 9.96% 올랐습니다. 직전 1년 상승률은 2.41%였습니다. 상승폭만 놓고 보면 이전보다 훨씬 빨라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 역시 1.28%에서 6.89%로 5배나 넘게 올랐습니다.
배경은 결국 공급 부족에 있습니다. 10.15 대책 직전과 최근을 비교하면 서울의 전월세 매물은 10% 넘는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경기도는 30% 넘게 감소하며 더 심각한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게 왜 중요할까요? 집을 사지 않은 사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매수를 미뤄도 어디선가 살아야 합니다. 그 수요가 전세와 월세시장에 남습니다. 이로 인해 수급 균형이 무너지며 가격을 올리고 있는 지금 현상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가져가야 할 기준은 하나입니다
뉴스를 보고 시장을 예측하려 하지 마세요. 대신 이렇게 질문해보세요.
“내 돈으로 살 수 있는 집 중 사람들이 계속 원하는 곳은 어디인가?”
이 질문으로 바꾸면 시장이 훨씬 단순해집니다. 무조건 좋은 지역만 사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같은 가격이라면 입지가치가(직장·교통·학군·환경) 더 좋은 곳, 이로 인해 매매수요와 전세수요가 꾸준히 있는 곳을 찾는 것입니다. 이건 상승장, 하락장 관계없이 적용할 수 있는 기준입니다.
“그래도 지금 너무 많이 오른 것 아닐까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릴 수 있습니다. 지역별로 가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올랐으니 더 기다려봐야지, 올랐으니 지금이라도 사야지 ’라는 단순한 결론은 위험합니다.
중요한 것은 가격이 올랐다는 사실보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집의 가격이 비슷한 입지의 다른 집과 비교했을 때도 합리적인가>입니다.
물론 당장 내 집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내 집 마련은 오늘 당장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준비는 오늘 시작해야 합니다. 기회가 왔을 때 내 집 마련을 마음 먹으면 늦기 때문입니다. 가격이 떨어진 뒤에 공부하고, 대출을 알아보고, 임장을 시작하면 막상 좋은 물건이 나왔을 때 빠르게 판단할 수 없습니다.
기다림과 준비하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른 행동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에 딱 이것만 해보세요.
제가 지금 내 집 마련을 처음 준비한다면 이번 주에 관심단지 3개를 정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아래 네 가지 숫자를 기록하고 쌓아갈 것 같습니다.
① 최근 실거래가
② 현재 최저 호가(저층/탑층 제외)
③ 매매 매물 수
④ 전세 최저가와 전세 매물 수
한 달만 기록해보세요. 그 순간부터 부동산 뉴스가 조금 다르게 읽힐 겁니다.
10.15 대책 이후 1년의 가격 변화가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는 ‘지금 사야한다, 더 기다려야한다.’ 가 아닙니다.
내 집 마련에서 가장 필요한 노력은 미래를 맞히려는 노력이 아니라, 내 상황에서 좋은 선택을 알아볼 수 있는 기준을 만드는 노력이라는 것입니다.
기약없는 기다림보다는, 준비하며 축적하는 기다림의 시간이 되시길 진심으로 응원드립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네요. 감기 조심하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