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부에서 배운 용기로, 2025년 5월 큰딸의 첫 집을 마련했습니다.
2024년 9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큰딸의 집을 마련해 주고 싶어 월부에 발을 들였습니다.
“엄마, 나 맨날 늦게 끝나고 출근 시간도 오래 걸려서 회사 근처로 이사하고 싶어.”
“그래, 가자! 서울 집값이 얼마나 한다고. 너 혼자 살 집 하나쯤은 있겠지!”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서울 부동산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아파트는 꿈도 못 꾸고 빌라나 다세대주택뿐이었습니다.
월세는 싫고, 오피스텔 전세금은 2억 원이나 하니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오르지도 않을 곳에 큰돈을 묶어 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결국 매수를 생각해 보겠다며 돌아왔습니다.
시간이 지나 문득 그때 봤던 집들을 다시 찾아보니, 그나마 덜 오른 시장이라 생각했던 곳들도 가격이 올라 있었습니다.
내가 준비될 때까지 시장은 기다려 주지 않는구나. 집은 하루라도 빨리 사야겠다!
1. 예산부터 세우고, 우리에게 맞는 집을 찾다.
월부에서 너나위님이 예산부터 세우라고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딸아, 네 적금 모두 합치면 얼마지?”
딸이 모은 돈에 결혼할 때 보태 주려고 준비했던 얼마 안 되는 혼수비용까지 더해 예산을 계산했습니다.
생애최초 혜택도 활용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서울 지역에 집을 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습니다.
딸의 거주 문제를 해결하면서 투자도 하고 싶었지만,
세대분리와 취득세 문제가 걸렸고,
전세 레버리지를 활용하려니 매수 가능한 지역은 더욱 좁아졌습니다.
고민 끝에 방향을 정했습니다.
그래, 안 되겠다. 실거주하자!
생애최초 대출과 취득세 감면 혜택도 활용해 보자!
어차피 딸도 성인이니 이제는 독립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스스로 밥도 해 먹고 자기 삶을 책임지는 어른으로 성장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아빠는 서운해했습니다.
“나중에 시집가면 알아서 따로 살 텐데 왜 벌써 내보내려고 하느냐?”
저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아버지님, 내보내야 남자친구도 만들고 시집도 갈 거 아닙니까요!”
그렇게 가족을 설득하며 실거주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예산은 대출을 포함해 5억 원 미만,
방 2개와 거실이 있고 출퇴근 시간도 줄일 수 있는 집으로 기준을 세웠습니다.
딸은 씀씀이가 크지 않고 차도, 신용카드도 없으니 대출 이자도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조건을 정하고 나니 지역도 자연스럽게 좁혀졌습니다.
서울에서 이 예산으로 원하는 조건을 갖춘 매물을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선택지가 빠르게 줄어드는 것이 아쉬웠지만, 우리 형편에서 가능한 최선의 집을 찾아야 했습니다.
2. 2025년 5월, 드디어 큰딸의 첫 집을 마련하다.
2024년 9월에 시작한 고민은 2025년 5월, 드디어 등기로 이어졌습니다.
며칠을 얼마나 설렜는지 모릅니다.
부모로서 해 줄 수 있는 것을 하나 해냈다는 뿌듯함이 컸습니다.
저는 평생 집 장만을 목표로 살아왔습니다.
집 때문에 다니기 싫은 직장도 쉽게 그만두지 못했고, 벌이가 늘면 씀씀이도 커졌습니다.
나중에는 돈을 벌기 위해 일하면서도
돈 때문에 일을 그만두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될까 봐 늘 마음 한구석이 짠했습니다.
딸만큼은 조금 더 일찍 자기 집을 마련해 주거에 대한 부담을 덜고, 자신의 삶을 선택하며 살아가길 바랐습니다.
엄마 나이만큼이나 오래된 구축 아파트라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습니다.
'이렇게 낡은 집에서 어떻게 살지?'
그런데 막상 살아보니 살아집디다!
앞으로 10년 정도는 몸테크를 해야겠지만,
낡은 집을 쓸고 닦으며 소중하게 가꾸는 딸의 모습을 보면 얼마나 기특하고 흐뭇한지 모릅니다.
딸에게 집 한 채를 마련해 준 것보다, 자기 집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더 큰 기쁨입니다.
3. 매수는 성공했지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돌아보면 가장 잘한 것은 하루라도 빨리 결정하고 실행에 옮긴 것입니다.
조금 더 일찍 시장을 공부했다면 가격이 오르기 전에 더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예산이 부족해 지역과 평수를 제한할 수밖에 없었던 점도 아쉽습니다.
처음부터 투자와 실거주 중 무엇이 우선인지 명확하게 정했다면 고민하는 시간을 줄였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매수 비용뿐 아니라 수리비와 비상자금까지 더 꼼꼼하게 준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재건축으로 몇 년 안에 이주할 계획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분담금이 부담스럽지만, 조합 대출을 활용할 수 있을지도 검토하며 미리 자금 계획을 세워야겠습니다.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과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르니까요.
집을 샀다고 투자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이제부터는 그 집을 잘 지키고 다음 단계까지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월부에서 배운 용기, 딸의 첫 집으로 이어지다.
월부에서 공부하지 않았다면 서울에서 집을 사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예산을 세우고, 조건을 정하고, 우리에게 가능한 지역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막연한 두려움 대신 숫자로 판단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완벽한 집을 기다리기보다 현실적인 선택을 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도 얻었습니다.
물론 앞으로 몸테크도 해야 하고 재건축 분담금이라는 숙제도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딸이 자기 집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합니다.
엄마가 평생 집 한 채를 목표로 살아왔듯, 딸은 집 때문에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집은 삶의 전부가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기반이니까요.
2024년 9월, 막연했던 바람이 2025년 5월, 큰딸의 첫 집이라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잘한 것은 하루라도 빨리 결정한 것, 그리고 배운 것을 행동으로 옮긴 것입니다.
10년 뒤, 지금의 낡은 구축에서 시작한 시간이 딸에게 어떤 결과로 남을지 기대됩니다.
그때는 딸과 함께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겠지요.
“딸아, 그때 엄마가 집 사자고 하길 잘했지?”
물론 그때까지도 엄마는 계속 공부하고 있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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