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조모임이 있는 날, 나에게는 첫 임장을 경험하는 날이었다.
우리는 분임을 마치고 조모임을 할 계획으로
아침 9시에 만나서 함께 출발했다.
사실 온라인 OT에서 화면을 통해서 서로 얼굴을 보고난 후,
단톡방으로 대화는 있었지만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니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색한게 사실이었다.
허겁지겁 나오느라고 챙기지 못했던 핫팩과
힘들 때를 대비해서 초콜릿을 나눠 받으니
처음의 어색함이 벌써 누그러지는 기분이었다.
일요일 아침 시간이다보니 거리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덕분에 어른 여럿이 함께 다니는 모습이 눈에 띄는 기분이었다.
괜히 이런 우리가 다른 사람들한테 어떻게 보여질지
우리 조원들한테는 티를 안내려고 했지만
ISFJ인 덕분에 속으로는 내심 신경이 쓰였다.
임장 경험이 없고, 아이를 키우다보니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신청 지역을 나의 주거 지역으로 선정했었기에
어느 정도 지역을 안다고 생각했지만,
초반부터 그런 생각은 틀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강의에서 임장 지역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 말라고 했는데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반면에 나의 주거지역임을 알고 질문을 주시는
조원분들에게 제대로된 정보와 답을 드리지 못하는게 미안하고,
더 많은 경험과 공부가 필요함을 느꼈다.
월부에서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나누고자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참 대단하고 나 또한 주변에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항상 생각하게 된다.
확실히 추운 날씨에 걷고 견디면서 점점 동질감도 느껴지고,
중간 중간 앞뒤를 오가며 각 조원들을 챙기시는 조장님 덕분에
순조롭게 분임이 진행되고 서로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오전 임장이 마무리되고 점심시간 무렵이 되었을 때,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계획된 지역에서
점심을 먹으며 날씨도 지켜보고 재충전을 할 수 있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왔을 때, 기대와 달리 빗줄기는 더 굵어져 있었고
우산을 챙겨오지 못한 조원들은 우산을 구매하고
다시 계획된 나머지 임장을 힘차게 시작하였다.
비가 오다보니 날씨도 더 쌀쌀하고, 옷/신발도 젖어서
오전보다 더 힘들게 느껴졌다.
그래도 씩씩하게 임장을 진행하는 조원들을 보면서
힘든 내색하지 않고, 힘을 더 낼 수 있었다.
모두 힘들었겠지만 옆에 있는 동료들을 생각해서
견디었다는 것은 다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이런 서로에 대한 배려를 통해서 우리 조에 대한 애정과
조원들에 대한 감사함이 더 커지는 과정이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계획했던 임장 루트를 낙오자 없이
모두 완수하고 나서 조모임 장소로 이동했다.
춥고 축축한 상태였지만, 조장님의 센스 넘치는 호떡으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분임에 대한 소회를 공유하다보니
어느덧 오후 5시가 되어 분임/조모임의 하루를 마무리 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조모임 과정에서 나누었던 대화 자체보다도
조모임의 중요성과 그 영향력에 대해서
가장 실감할 수 있는 날이었다.
혼자였어도 중도 포기는 하지 않았겠지만,
대신 나 자신과 많은 타협을 했을 것이 확실하다. (편한 쪽으로..)
#첫 임장 #동료애 #조모임 #궂은 날씨 #내가 알지 못하는 우리 동네
여러가지로 기억에 남을 만한 의미있는 날이었다.
엔비님, 짱앙가님, 밍구름님, 해피1024님, Hai님, 쿰스맘님, 취미로출근님
모두 고마워요~^^
댓글
달콤배님 후기 적어주셔서 감사해요ㅎㅎ 오후에 비가 와서 힘들었죠ㅠㅠ 저는 사실 그 정도 비는 가볍게 생각하는지라 신경을 안 썼는데 임장이 익숙치 않은 조원분들은 더 힘들게 느껴졌겠다 싶네요ㅜㅜ 그래도 함께하니 마무리할 수 있었던거 같아요~!
와 감성과 열정 담긴 글에 뭉클해집니다 ^^ 넘넘 수고 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