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시 다 싸다? 단톡방 찌라시 팩트 체크해봤습니다.

얼마전 단톡방에서 많이 돌았던 메시지입니다.


요즘 단톡방을 통해서 워낙 빠르게 공유가 되다보니 이게 누가 쓴 글인지 정말 신빙성이 있는 글인지를 확인하지 않고 아무 의심없이 믿어버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메시지 내용 중

[현재 광역시 다 싸다]의 내용이 팩트인지에 대해서 검증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위에서의 광역시 중 인천은 제외하겠습니다. 지방이라고 적혀있기도 하고, 인천은 사이클이 서울,경기와 같이 가기 때문입니다. 해당 글은 23년 7월 25일에 블로그에 올린 글을 재편집했습니다)


1. 지역별 가격 흐름 분석 _ 지수, 평당가


가격의 비교는 경기도와 지방 5대 광역시로 했습니다. 어차피 서울과 경기도는 사이클이 똑같고 가격 수준이 서울과 인천보다는 경기도가 광역시들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자료는 손품왕 사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




전체 기간으로 봤을 때 [06~11년 구간]에서는 경기도와 울산이 타 광역시에 비해 가격이 비쌌습니다. 이 시기에는 부산,대구,대전이 상대적으로 저렴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2년~19년 구간]에서는 경기도와 대전이 저렴했었네요. 19년 이후로는 전국이 많이 상승해서 싼 지역이 없이 다같이 비싼 시점에 들어갔다가 22년 하락장에서는 대구와 경기의 하락폭이 눈에 띕니다. 특히 대구는 09~12년 기간 이후에 거의 15년 만에 비교군 대비 가장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그래프에서 나머지 광역시들은 경기도에 비해 저렴한 수준이라는 것을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른 그래프 2개를 더 준비했습니다.



이번에는 kb지수입니다.

일반적으로 상승장에서는 호가를 반영하는 kb지수의 신뢰도가 더 높고, 하락장에서는 실거래가를 반영하는 한국부동산원의 자료를 더 신뢰하는 편입니다. 저번 상승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거의 kb지수가 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원의 자료를 더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우리는 크로스체크를 한 번 해보죠.

kb지수도 비슷한 결과값이 나오네요.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봤을 때 광주가 가장 메리트가 없어보이고, 대구가 가격이 저렴해보입니다. 경기와 부산 대전과 울산은 비슷한 수준으로 보이고요.

마지막으로 평당가격을 보겠습니다.




평당가로 봤을 때는 경기도가 어나더레벨이기에 직접 비교가 다소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자료는 밑에 표를 보시면서 5대 광역시 중 어디가 저렴한 수준인지를 확인하는데 쓰시면 좋습니다.

[13년 -> 23년 변화]

경기 : 1,153 -> 2,174 (88% 상승)

부산 : 921 -> 1,626 (76% 상승)

울산 : 863 -> 1,228 (42% 상승)

대전 : 820 -> 1,446 (76% 상승)

대구 : 765 -> 1,322 (72% 상승)

광주 : 643 -> 1,219 (89% 상승)


3등이었던 울산이 5등으로 내려가고, 4&5등이었던 대전과 대구가 한계단씩 올라가 있네요. 10년간의 평당가의 상승률로만 봤을 때는 울산이 가장 상승을 못했고 비교군 대비 가장 저렴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순위와 상승률은 기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지수와 평당가 2개를 종합해 결론을 내려봤을 때 지방에서는 [대구]가 뚜렷하게 저렴하다는 것이 보이고, 나머지는 크게 저렴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경기도와 비교했을 때 다른 지방이 싸다는 느낌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는 지수일 뿐 실제 우리가 매수&매도하는 아파트를 다를 수 있으니 우리는 지수가 아닌 아파트의 가격을 봐야 합니다. 우리는 인덱스펀드에 투자를 하는 게 아니라 개별 종목에 투자를 하는 것이니까요.

2. 대표아파트 비교 평가



연식 비교를 위해 현재 대장은 아니지만 비교적 연식이 있는 대표아파트로 비교군을 선정했습니다. 각 도시를 대표하는 아파트들입니다 (경기도는 과거 가격대가 비슷한 분당의 이매금강을 가져왔습니다. 울산과 광주는 대장아파트의 시세가 원래 저렴하깅 때문에 제외했고, 밑에서 울산,광주에 맞게 비교평가를 다시 한 번 진행하겠습니다)

해당 아파트들은 비슷한 가격대에서 엎치락 뒷치락 하기때문에 지금 거래 가능한 호가를 기준으로 어디가 싼지를 판단해보면 됩니다.


[네이버부동산 / 중층 / 입주가능물 기준]

1. 부산 해운대구 우동 _ 트럼프월드센텀 (34평)

-> 15 ~ 16억

2. 대구 수성구 범어동 _ 범어sk뷰 (34평)

-> 11 ~ 12억

3. 대전 서구 둔산동 _ 크로바 (40평)

-> 14 ~ 15억

4.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_ 이매금강 (31평)

-> 12.5억 ~ 13억


대표아파트의 결과값도 대구를 제외하고 부산과 대전은 저평가가 아니라 고평가되어있음이 확인됩니다. 분당도 현재 가격이 싸다고 보기 어려운데, 부산과 대전의 가격은 더 비싸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위 단톡방 메시지의 내용은

[지방 광역시 + 5~6억대 + 30평대 + 10년 안쪽]의 조건이 붙어있기 때문에 이 조건에 맞게 보겠습니다.

(현재 호가들이 많이 올라 5~6억대 보다는 6~7억대 물건이 많아서 이쪽으로 살펴보겠습니다)




3. 지방 5대 광역시 + 수도권 비교평가


총 10개 단지를 비교평가해봤습니다.

그래프는 10개 단지가 겹쳐져 있기 때문에 잘 안보이실텐데 가치가 비슷한 아파트들이므로 밑에 적어드린 현재 거래가능한 호가를 기준으로 어디가 저렴한지를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격대는 현재 6~7억대에 거래 가능한 물건들로 가져왔습니다. (지방은 전부 10년 이내 준신축급으로 가져왔고, 수도권은 연식 상관없이 적정 비교군으로 맞춰봤습니다)





[네이버부동산 / 중층 / 입주가능물 기준]

1. 대전 유성구 상대동 _ 도안5블록트리풀시티 (34평) -> 6.5 ~ 7억

2. 광주 서구 치평동 _ 상무sk뷰 (33평)

-> 6.7 ~ 7억

3. 부산 동래구 사직동 _ 사직KCC스위첸 (33평)

-> 6.5 ~ 7억

4. 울산 중구 유곡동 _ 동원로얄듀크2차 (33평)

-> 6 ~ 6.5억

5. 대구 중구 대신동 _ 대신센트럴자이 (34평)

-> 5 ~ 5.5억

6. [동탄]경기 화성시 청계동 _ KCC스위첸 (32평)

-> 6.5 ~ 7억

7. [죽전]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_ 새터마을힐스테이트 (34평) -> 6.5 ~ 7억

8. [평촌]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_ 삼성래미안 (32평)

-> 7 ~ 7.5억

9. [인천]인천 남동구 구월동 _ 구월아시아드선수촌센트럴자이(34평) -> 6.5 ~ 7억

10. [일산]경기 일산동구 마두동 _ 강촌동아 (33평)

-> 7 ~ 7.5억

자, 이쯤에서 돌고 있는 메시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시죠.




현재 광역시 다 싸다(5-6억대)


잘 모르겠습니다. 경기,인천 주요 아파트들과 비교해봤을 때 비슷한 수준에 있는 아파트들이 많고 대구 정도를 제외하면 싸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물론 단지별로 그리고 그 시점에 나오는 급매 등의 가격에 따라 언제든 저평가 여부는 바뀔 수 있지만요)


용인 싸다 / 동탄 비싸다 / 평촌 애매하다


-> 이 역시 단지별로 케바케입니다. 지역 전체가 그렇다면 개별 단지 비교평가에서도 현재 호가가 몇 천 이상은 비싸야 하는데 현재 동탄, 죽전은 비슷한 가격인데 평촌은 오히려 더 비쌉니다. 그냥 저 워딩만 보고 '아 용인이 싸니까 용인으로 가야지' 라고 생각하면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부산 / 대구는 인구가 확줄어 위험



부산과 대구의 인구가 가장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은 팩트. 하지만 이것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 어차피 5대 광역시 다 감소하고 있는데? 그럼 앞으로는 수도권만 가격이 오르나? 아니면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는 청주까지?


팩트는 10년 내내 인구가 감소한 부산과 대구는 10년간 오르락 내리락했지만 결국은 올랐습니다. 앞으로는 다를거라고요? 그건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4. 결론


공신력 있는 기자가 쓰는 기사도 오류가 많고 틀린 정보와 예측 투성인데, 과연 단톡방에 떠도는 저런 메시지들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

단톡방에 떠도는 수많은 전문가의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문가도 결국 사람입니다. 언제든 틀릴 수 있죠. 시장의 방향성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어디가 앞으로 오를거다 라는 정보보다는 어디가 싸다는 정보에 주목해야하는 것은 맞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싸냐 비싸냐]이니까요. 하지만 팩트 체크는 반드시 필요하죠.

지금은 흘러가는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대가 아니라, 그 정보를 가공해 정말 쓸모있는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 내야만 하는 시대입니다. 그러기 위해 공부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끊임없이 고뇌해야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공부하고 분석하고 예측하고 실행해도 틀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늘 시장앞에 겸손하고 또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봐야 합니다. 본인만의 확신을 가져야합니다. 그래야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스스로의 확신을 가질 수 있는 힘을 키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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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여여11user-level-chip
23. 09. 10. 15:29

글에 있는 자세한 사항은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였지만 논지는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흔들리지 않게 해줄 본인만의 확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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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융히user-level-chip
23. 09. 10. 17:24

스스로의 확신을 가지고 흔들리지 않게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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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Duser-level-chip
23. 09. 10. 18:53

와. 역시 찌라시는 찌라시일뿐. 그것 또한 누군가의 개인적 견해일뿐이라고 생각하니 나 스스로가 좀 더 분별력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남겨주신 글을 통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