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아끼는 부동산 지식은?
열반스쿨 기초반 - 1500만원으로 시작하는 소액 부동산 투자법
주우이, 너바나, 자음과모음

은행이 업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
은행에 전화를 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임차인 OOO님
전세대출 일부 상환하기로 한 임대인입니다.'
은행에서는 간단한 절차를 안내해줍니다.
혹시나 계좌번호와 금액이 틀릴까봐
재차 안내해주시네요.
'계좌번호는 XXX-XXX-XXXXX이고
오늘 상환하실 금액은 7,700만원이세요.'
알겠다고 대답한 뒤
지난 몇 달 간 준비해 두었던 금액을 송금합니다.
지난 10개월동안의 이런 저런 일들이
머리를 스쳐갑니다.
마음 쓰고, 스트레스 받은 것에 비해
전세금을 돌려드리는 일은 단 3분 만에 끝나버려
허탈하기도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성실함의 아이콘이 되고 싶은 성실그램입니다.
오늘은 제가 전세를 맞춘 지 2년하고도 1달이 지난 날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저의 1호기 전세보증금 반환일이기도 합니다.
미리부터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리저리 좌충우돌 했었던 저의 작은 경험과
그를 통해 배웠던 것을 정리해보려 글을 남깁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1️⃣ 의도치 않게 길어진 협상 기간
22년에서 23년을 넘어오며 많은 분들이
역전세로 인해 힘들어하시고,
제가 보유하고 있는 단지 또한
기존에 낮지 않았던 전세가를 형성하고 있던 탓에
금리영향과 더불어 전세가격이 많이 빠지고 있었습니다.
주변의 조언을 토대로
빠르게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여
전세 만기가 10달 남짓 남은 기간이였지만,
직장을 핑계로 일찍 연락을 드렸습니다.
처음엔 현 전세금 그대로
거주하시는 것에 대한 의사를 여쭈었고,
감사하게도 현 금액 그대로 연장을 원하신다기에
당일에 바로 계약서를 작성해 등기를 보내려던 순간
전세시세에 대해 알아보신 것인지
갑자기 전세대출 이자가 너무 비싸다며
'전면 보류'를 선언하셨습니다.
저 또한 시세 대비 5천만원 이상
비싸게 재계약을 이어가는 것이기에
욕심이고,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해서
협상을 이어가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10개월간 이어진 협상(ㅜㅠ)이 시작되었습니다.
🔎 복기
너무 이른 시점에 협상테이블에 앉게 된 상황.
10개월을 꽉 채워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 채
제가 원하는 것을 얻은 후 빠르게 마무리 지으려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급했던 것 같네요.
결국 지난 가을 이르게 전세 재계약을 마무리 짓게되어
저의 세입자분께서 정말 낮은 가격에 재계약을 할 수 있었는데요,
결국 지난 달부터 전세가격이 차츰 반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른 계약에서는 너무 이른 시점에 협상테이블에 앉았지만
그 협상이 지지부진하고 원활치 않을 경우
공포심과 두려움에 협상을 덜 유리한 쪽으로 끌고가기보다는
협상을 협의하에 멈춘 후,
적절한 때에 다시 협상테이블에 앉는 것이
서로의 감정도 덜 소모하고 관계에 있어서도
잃는 것이 적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 근거없는 자신감 > 공포 > 그리고..?
세입자께서는 처음 들어가서 사실 때부터
저의 집을 마음에 들어하시면서
전세를 빼기 어려웠던 시절에도
저희 집에 들어와서 거주하셨던 경험이 있고,
들어가서 사실 때에도 장기 거주를 희망하시며
딸의 학교 때문에 이사가고 싶지 않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이 세입자분은 더 사실거라는
희망회로가 마구마구 돌아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연하게도 이 협상을
빨리 끝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위에 적은 저의 희망회로는 예상하셨겠지만
제가 듣고싶은 대로 들은 것이였습니다.
세입자께서는 그 금액대에서
그나마 가성비 있는 단지를 찾은 것이였으며
학교문제로 더 이상의 이사를 원치 않는다던 세입자는
세입자의 딸이 올해 고3을 맞이하며
이사를 언제든지 떠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가 되었습니다.
세입자분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위의 내용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계속해서 추락하는 전세가와
끊임없는 공급을 바라보다보니
마음 속에는 어느새 '공포'만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세입자께서는 지속해서
은행을 다녀오겠다,
매수를 고려 중이니 기다려달라는 등의 이유로
협상을 멈추지도, 이어가지도 않는 상태로 두었고
정신차려보니 저는 끌려다니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이에 더해 세입자께서도
길어지는 협상과 연락에 큰 부담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높혀가고 있었습니다.
🔎 복기
현재 전세가가 싼지 비싼지에 대한 저의 판단이
공포와 두려움에 너무 보수적으로 본 것은 아니였을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겠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보고 양 쪽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그런 방향으로 이끌고 갔어야 했는데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마음을 쉽게 열지 않았던 세입자분과
대화를 통해 협상을 이끌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음에도
지속해서 같은 방법으로 시간을 보냈다는 점에서 아쉬웠습니다.
빠른 전략 변경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3️⃣ 내일이 있기에, 오늘의 경험이 소중합니다.
세입자 분께서 매수를 해서 이사를 나가신다기에 전세를 내놨지만,
손님들이 집을 보려 할 때면 집을 보여주지 않던 세입자분.
결국 전세 만기 4달 전
세입자 분께서는 본인이 더 거주하겠다며
전세 연장을 요청하셨습니다.
전세를 100군데도 넘게 뿌리려던 저는
세입자와 씨름하던 시간이 생각나 허탈하기도 하고
이럴거면 진작에 말해주지 라는 생각에
원망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약관계를 지속 이어가고
저의 소중한 1호기에서
더 오래 거주해주신다는 점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경험담에서만,
강의에서만 듣고 느끼던 전세 셋팅의 A to Z를
이번 1호기에서 온전히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도 컸습니다.
이왕 거주하시는 거,
더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세 계약을 하는 날
세입자분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과일상자를 보내드렸습니다.
매 순간 문자 하나하나에, 전화 하나하나에 진심을 담았고
이번 케이스로 수 많은 분들께 자문을 구했으며
매 순간 굉장히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 그램님 1호기로 진짜 많이 배운다. ' 라던 선배님 말씀처럼
1호기 투자 안했으면 어쩔까 싶을 정도로 많이 배웠습니다.
그래서 다음이 두렵지 않습니다.
제가 잘 대응해나간다면,
겁먹지 않고 눈 똑바로 뜨고 대응해나간다면
그 어떤 결과도 옳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불운이 따를지라도요..)
이번 투자 경험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도록
아낌없이 조언해주신 수 많은 동료분들
그리고 마스터 멘토님, 자모 멘토님, 메로나튜터님
라즈베리 튜터님, 신세튜터님, 둘맘님, 삼부시님께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남기며
글 마무리 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
댓글
와... 1호기에 이렇게 많은 경험을 쏟으셨군요... 10개월간 협상이라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을 것이고 저 또 한 같은 상황이라면 충분히 희망회로가 돌고도 남았을만한 환경이네요. 이런 어려움 겪고 지금의 그램님이 계시는군요... 생각하기 싫은 일일수도 있지만 이렇게 나눠주시는 덕분에 하나 더 배우고 갑니다. 역시 ㄹ님 최고!!!
그램님! 진짜 쉽지 않은 경험이셨을텐데 이렇게 경험담까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응의 영역이라는게 정말 와닿는 글이었어요!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