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아들 재우다가 깜빡 잠들고서는 조모임 못 간 줄 알고 깜짝 놀라 깼었는데, 다시 일어나 알람 맞추면서 시간을 잘못 설정했을 줄이야 ㅜㅠ 첫 알람을 아들 깰까봐 작은 소리로 설정해뒀더니 듣지 못 하고 그 다음 알람은 이미 다들 모였을 시간에 울리기 시작했다. 헉!!! 하며 등골 서늘하게 하루 시작.
새로운 회사에 입사하며 회사에서 정신이 없어 조원들의 커뮤니케이션에 거의 참여하지 못 했던 터라, 그냥 모르는 척 잠수를 탈까.. 회사 적응하느라 너무 피곤한데.. 남편도 주말 마다 조모임 가는 것 안 좋아하는 눈치인데.. 출퇴근이 오래 걸려 아들과 거의 시간을 못 보냈는데.. 어차피 또 중간에 빠져야 하는데.. 하며 조모임에 참여하지 않기 위한 모든 이유들이 머리를 덮었다.
하지만 내가 굳이 조모임을 신청했던 이유를 생각해냈다. 새로운 회사에 입사하며 정신이 없어 강의도 안 듣고 과제도 안 하려 할 것이 뻔하니, 조원들로부터 자극을 받아 어떻게든 완강하고 과제도 마무리 해야겠다..란 장치로 조모임을 신청했던 것.
바로 준비해서 나가야 하나도 고민했는데 2시간 후에 다른 일정으로 모임에서 또 빠져나와야 했던 터라, 괜히 조 분위기 흐리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됐다.
이런 저런 걱정을 혼자 하다가 슬며시 조장님께 연락을 드리니 늦게라도 오라고 하셨는데, 사정이 있어 중간에 빠져야 한다고 말씀 드리니 그러면 온라인 미팅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링크를 보내주신다고 하셨다. 연락을 하면서도 "그러면 어쩔 수 없네요-"하는 반응을 기대하기도 했던 것 같다. 나 하나 위해서 온라인 연결을 해주신다고 하니 감사하면서도 아들이 있는 집에서 온라인 참여는 가능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또 들더라.
조장님과 연락을 한 후 링크를 기다리면서 계속 대기. 모임 링크를 받기 전에 아들이 일어났는데, 남편이 모임에 참여할 거면 문 잠그고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 말라고 했다. 전날 월부 강의료 말하니 놀라던 남편인데.. 돈 아까워서라도 조모임 꼭 갈거다!!! 라는 주장을 해놓고 일어나지 못 해 조모임을 못 가다니 ㅜㅠ
나중에 상황을 추정해보니 와이파이 연결하느라 시간이 걸렸던 것 같은데, 링크 기다리는 동안에도 아들이 엄마 찾으며 계속 방 문을 열려고 난리를 친 터라 모임이고 뭐고 그냥 나가서 아들 안아줘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이제 두 돌 된 아들 떼어내고 방에서 이러고 있는 게 맞나?
패드를 통해 혼자 접속한 조원이 귀찮기도 했을 것 같은데, 감사하게도 조원분들 모두가 화면을 통해 반겨주셨다. 한 분 한 분 의견 말씀하실 때마다 패드를 돌려가며 거의 1대1 코칭 받는 느낌으로 생각 나누는 것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라도 조원들과 생각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했다.
환경의 특성 상 소리가 들렸다가 안 들렸다가 오락가락하는 터라 정확하게 모든 내용을 들을 수는 없었는데, 그 것은 내가 말을 할 때 다른 조원들의 표정을 보면 마찬가지인 듯 했다. 모두가 온라인인 상황과는 다를 수 밖에 없는 환경이지만 끝까지 배려해주시어 잘 참여하게 해주시니 감사했다. 소리가 안 들릴 때마다 다음에는 꼭 오프라인에서 불편함 없이 모임 참석해야지!!! 하는 의지가 불끈불끈 솟아났던 듯.
강의를 통해 바뀌게된 부동산에 대한 인식과 부동산을 살 때의 기준이나 경험 등 각자의 얘기를 듣는 것은 참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모두가 나 같지 않다는 것이 느껴진다랄까. 투자는 내 생각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에 맞춰 해야한다고 하셨는데, 정말 내 기준으로 부동산을 바라보고 샀다가는 큰일나겠구나.. 가 팍팍 느껴지더라. 그리고 다른 사람의 실수를 들으며 내가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나도 할 수 있는 실수에 대해 경계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이 놓친 좋은 기회에 대해 얘기 들으며 같이 안타까워지기도 하며.. 부동산을 보는 안목을 더 빨리 키우고 싶어지더라. 알면 보이는 것들이 모를 때엔 보이지 않아 기회를 놓치게 되니 말이다.
다시 한 번 조원 한 명을 위해 온라인 연결을 해주신 온유리 조장님과 불편했을텐데도 기꺼이 배려해주시며 모임 진행해주신 열반스쿨 기초반 72기 85조 조원분들께 감사 드린다. 상황이 버겁긴 하지만 조장님과 조원들의 열정 덕분에 어찌 저찌 잘 끌려가기라고 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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