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나 해고가 반복되는 회사.. 남은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인생의 안녕을 만들어가는 김안녕입니다. 


지난주 회사에서 저는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하루만에 결정해야 하는 일이었는데, 

예전이라면 울거나 흔들리거나 우울해하거나 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결정을 내렸어요. 


회사가 지켜주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본 계기가 되어 

복기해 보았습니다. 




“회사를 매각하려 합니다.

거취를 결정해주세요.”


갑자기 뜬금없이 대표님과의 미팅이 잡혔고, 

그날 들었던 질문입니다. 


스타트업에 다니는 저는 지난해부터 회사의 사정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고 

절반 이상의 팀원이 해고되거나 희망퇴직하는 걸 지켜봤습니다.


세 차례 정도 반복되는 해고에 

‘어, 진짜 회사가 어렵구나’ 생각하면서도 

‘일단 나는 아니다’ 라는 불안정한 안도감을 가지면서 

일해왔습니다. 


지난 1월부터 이직을 고민하긴 했지만, 

올해는 1호기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기에 

이직에 대한 도전보다는 

안정적인 시간을 확보하면서 

투자를 해나가고 싶다는 생각 하에 

일단 회사를 다니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매각이 결정된 건 아니지만, 

매각을 하려 하는데, 남아 줄 수 있는지 

끝이 정해져 있는 회사에 남아 일해줄 수 있는지 묻는 그 질문에 

엄청나게 화가 났습니다. 


처음 입사할 때 회사의 비전을 설명하던 대표님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정말 다 끝으로 포기한 그 표정과 눈빛에 

너무 화가 났어요. 


저희 팀의 리더분을 참 좋아했는데, 

그분도 4월까지만 일하고 그만두신다는 말씀에 

적지 않은 충격도 받았습니다.




오호.. 이렇게 끝나는 회사도 있구나. 

회사는 날 지켜주지 못한다.

난 아직 회사가 필요한데. 




대신, 남아준다면 

남아서 매각될 때까지 매출을 내는데 도움을 준다면 (= 잘 매각될 수 있게 도와준다면) 

저에게 회사가 해줄 수 있는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해주셨습니다.

금전적인 부분도 있었고, 재택과 같은 환경적인 조건도 있었습니다. 



같은 포지션의 동료도 같은 제안을 받고 

그 친구가 엉엉 우는 모습을 지켜보았는데, 


저는 진짜 눈물이 많은 편이고 

스스로 늘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그순간에 진짜 이를 꽉 깨물고 말했습니다. 


“헤이, 돈 크라이” 



그리고, 

하루만에 결정해달라는 말에 

“알겠습니다.”라고만 말하고 나와 

그날 저녁은 일하지 않고 내내 고민했습니다.



그날은 외근도 재미있게 하고, 

청계천에서 오리도 보고, 

기분전환도 했던 기분 좋은 날이었는데. 



실전반 최종질의응답도 제출해야 하고, 

4강 강의도 들어야 했고, 후기도 써야 했고, 

실준반 조톡방이 열려 조장으로 OT도 해야 했던 날이었습니다. 



그래도 이 꽉 깨물고 뭐가됐든 일단 모두 어찌저찌하고,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몇가지 기준이 고민되어 센쓰튜터님께 여쭤보았고 

튜터님께서는 이런 일이 있을 때 

각각의 장단점을 종이에 적어보면

결정에 도움이 된다고 하셔서, 

적어 내려갔습니다. 

튜터님 감사합니다. 




1. 장단점 적어 비교 후 결정하기 


회사에 남아 일을 했을 때의 장점, 단점 

회사를 나갔을 때의 장점, 단점 



적어 보니 어지러운 머리가 약간 선명해졌어요.

회사에 남는 결정이 감정적으로는 정말 싫었는데, 

객관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땐 생각보다 장점이 많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2. 지금 내가 목표하는 것을 할 수 있는

환경 만드는데 초점 맞추기 


1번에서 적은 장단점을 비교했고, 

지금 제가 원하는 목표는 실력 갖춘 투자자, 올해 1호기,

그 목표에 맞춰 저는 일단 회사에 남았을 때 제 목표로 가는데

필요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약간의 보상금으로 몇 달치의 강의 수강료를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았고,

풀 재택의 업무 환경으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남기로 결정했습니다.




3. 후회하지 않도록 행동해나가기 


지금의 결정을 두고두고 후회하지 않도록 

선택의 뒤를 돌아보지 않고 이제 앞만 보려고 합니다.


회사에 화도 나고, 싫기도하고 

저에 대한 미운 마음도 있었으나 내려두고, 


몇 달 치 강의료를 일단 벌었고 

확보된 재택 시간을 활용해서 임장과 임보에 집중해야지,


그래도 어쨌든 결정했으니

회사 일도 너무 소홀히 하지는 않으면서

좋은 조건에 매각될 수 있게, 

그래서 저의 커리어가 휴지조각이 되지는 않도록 

한번 해봐야지 마음 먹었습니다.




세상에 마음 먹은 대로 흘러가는 일이 없고, 

회사는 저를 지켜주지 않지만 


그 가운데서도 선택지가 없는 최악은 아니라 생각하며 

목표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지 다짐했습니다.



월부를 하는 이유 

투자자가 되어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를 

한번 더 절감한 계기였는데요.



새로 시작한 4월 2분기도 

열심히 해나가 보겠습니다. 



월부 동료분들도 모두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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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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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맹이의꿈user-level-chip
24. 04. 06. 13:01

회사가 매각이 되는 아픔을 겪으셨음에도 이렇게 단단하게 해야 할 것들을 해내시는 안녕님 너무 대단하십니다..! 마음이 많이 속상하셨겠지만, 그럼에도 차분하게 종이에 좋은점 나쁜점을 정리해서 결정해내시는 부분 정말 bm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너무 존경스럽습니다! 잘 해결되셔서 더 좋은 회사로 들어가시길 늘 응원하겠습니다..! 할 수 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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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음user-level-chip
24. 04. 06. 13:05

헤이 돈 크라이에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이 꽉 깨물고 내 앞에 펼쳐진 모든 것들을 정리하고 또 생각하는 밀도 높은 시간들을 보낸 안녕님 정말 멋지고 존경합니다! 회사의 어려움에 감정적으로 정말 흔들릴 수 있는 순간인 것 같은데 단단한 마음으로 결정하시는 것도 정말 대단하세요! 앞으로의 어려운 시간들도 예상되지만 지금의 안녕님을 보니 결국 이겨내고 해내실 것 같다는 확신이 드네요..! 안녕님 할 수 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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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는 대로user-level-chip
24. 04. 06. 13:21

아이구 ㅜ 이런 큰 일이 있었군요. 감정적으로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인데 차갑게 이성적으로 대처하신 안녕님 정말 멋지세요. ! 시간이 흐르고 뒤돌아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닐 거에요. !!! 저는 인생은 정말 공평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일이 있다면 그만큼 엄청 좋은 일이 또 안녕님을 기다리고 있을 거에요 !!! 안녕님 화이팅 입니다. ❤️